김경록 서강대 경제학과, 서울대 경제학 석·박사, 장기신용은행·장은경제연구소 연구원, 국민은행 경제경영연구원 연구원,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금융공학부문 대표 /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김경록
서강대 경제학과, 서울대 경제학 석·박사, 장기신용은행·장은경제연구소 연구원, 국민은행 경제경영연구원 연구원,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금융공학부문 대표 /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근로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이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선 월평균 184만원(통계청·KB금융경영연구소, 2018년 기준)이 든다. 또 여가 등을 즐기면서 쪼들리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263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직장인들이 은퇴한 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받는 월평균 금액은 140만원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는 여가는 물론 기본 의식주조차 해결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은퇴 이후의 삶을 걱정하는 것도 연금이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 역할을 못 하는 국민연금을 보완하기 위해선 개인연금 상품을 활용하고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연금 상품을 선택하거나 IRP를 운용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을 만나 들어봤다. 인터뷰는 3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 그랑서울 빌딩에 있는 연구소에서 진행됐다. 그는 “연금을 운용할 때는 연 4~5%의 수익률을 목표로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익률이 4~5%보다 낮을 경우 원금이 불어나는 속도가 너무 느려 노후에 많은 돈을 받아갈 수 없고, 4~5%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정하면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어 원금손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개인연금은 어떤 게 있고 연금에 가입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하나.
“개인연금은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 세 가지 상품이 있다.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보험은 금융회사가 금융시장의 현재 채권금리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맞춰 거의 확정된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지만 현재 초저금리 시대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1%대에 불과하다. 수익률을 고려할 때 연금저축펀드 가입을 권한다. 또 개인연금에 가입하려는 분들에게는 가급적 빨리 가입하고 절대 중간에 찾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1994년 매달 10만원씩 넣는 개인연금에 가입했다. 지금까지 넣은 돈은 원금이 3000만원 정도밖에 안 되지만 현재 잔액은 7500만원이다. 원금의 2배가 넘게 불었다. 이자가 붙고 그 이자가 원금과 합쳐져 더 많은 이자를 받는 ‘복리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빨리 넣는 게 중요하다.”

연금저축펀드는 투자할 수 있는 펀드 종류가 많아 가입자가 펀드 종류를 고르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하나.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게 자동으로 펀드를 골라주는 상품이다. 자동으로 펀드를 골라주는 상품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TDF(Target Date Fund)이고 다른 것은 자산배분펀드다. TDF는 연령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조절해준다. 가입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많이 투자하다가 가입자가 나이가 들고 은퇴시기가 얼마 안 남을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낮춰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내 연령을 고려해서 은퇴시기를 2030년으로 정해놓고 주식과 채권 등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 2030년으로 가까이 갈수록 주식비중이 낮아진다. 여기서 가입자가 고려해야 할 것은 주식비중이 낮아지는 속도를 급격하게 할 수도 있고 완만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것을 가입자가 정해주면 금융사에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자산배분펀드는 주식 30%, 채권 70% 등 일정한 자산배분 비중만 가입자가 정해주면 시간이 지나도 이 비중의 변동이 없는 상품이다. 다만 그때그때 수익률이 좋은 주식과 채권 쪽으로 옮겨서 투자하는 것은 금융사가 알아서 해준다.”

IRP는 어떤 식으로 관리해야 하나.
“IRP는 퇴직금을 받는 계좌지만 퇴직금을 받는 창구로만 관리해선 안 된다. 이직을 하거나 직장에서 완전히 물러날 때 IRP에 매번 돈이 차곡차곡 들어간다. 노후에 쓸 돈이 모이는 저수지라고 보면 된다. 저수지에 얼마나 많은 물을 모아 고기를 많이 잘 키우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기 때문에 IRP 계좌에는 퇴직금을 받을 때만 돈을 넣으면 안 되고 평소에 여유자금을 꾸준히 넣어야 한다. 특히 IRP는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내야 할 세금에서 공제액을 빼주는 제도)가 되기 때문에 절세의 방법으로 IRP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의 목표수익률은 어느 정도로 정하면 될까.
“4~5% 수익률을 목표로 할 것을 추천한다. 물론 개인마다 성향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목표수익률을 정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72의 법칙’이다. 이 법칙은 투자원금이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알아보는 법칙이다. 간단하다. 72를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2배가 되는 시간이 나온다. 예를 들어 연 7.2%의 수익률이라면 원금이 2배가 되는 시간은 10년이다. 그런데 72의 법칙을 잘 생각해봐라. 연 4% 수익률이면 18년(72÷4), 연 5% 수익률이면 14.4년이 걸리지만 1%면 72년, 2%면 36년이 걸린다. 4~5% 수익률과 비교했을 때 1~2% 수익률은 원금이 불어나는 속도가 엄청 느려지는 것이다.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의미가 없다. 물론 7% 이상 수익률을 목표로 해도 좋다. 하지만 그 경우 위험자산 투자가 많아져 원금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손실 위험이 있다. 위험이 비교적 적은 펀드는.
“재간접 펀드가 있다. 재간접 펀드는 사모펀드(1억원 이상 투자자들을 모아 채권,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 중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펀드다. 재간접 펀드는 1억원 이상의 고액이 있어야만 투자가 가능한 사모펀드가 아니라 500만원 이상 소액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다. 여러 개의 사모펀드에 나눠 투자하기 때문에 손실 위험도 적다.”

노후 준비를 하는 투자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딱 반나절만 투자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반나절이다. IRP에 가입하고 여유자금 단돈 10만원이라도 IRP에 월 자동납입으로 전환 해놓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펀드를 들어야 하는지를 물어서 유망한 펀드에 투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다음에는 잊어버리면 된다. 내가 10만원씩 25년 전에 개인연금을 들어놓고 잊어버린 것처럼. 지금 은퇴 후를 위해 조그만 것 하나 해놓은 것이 나중에 가서 큰 차이를 가져온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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