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현 미 Etech 증권, 리딩투자증권 국제영업팀, 삼성증권 해외주식 중개 총괄 / 민성현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장이 3월 25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민성현
미 Etech 증권, 리딩투자증권 국제영업팀, 삼성증권 해외주식 중개 총괄 / 민성현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장이 3월 25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지난해 국내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1097억달러(약 123조원)어치의 해외 주식과 채권을 샀다.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 아마존 주식에만 23억4800만달러(약 2조6700억원)의 돈이 몰렸다. 해외 주식도 국내 주식처럼 직접 투자하는 것이 점점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이 일정한 범위 내(보통 박스권이라고 표현함)에서 오르내리는 현상을 반복하면서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해외 주식투자를 할 때는 어떤 점을 염두에 둬야 할까. 3월 25일 서울 도곡동 KB증권 스타타워PB센터에서 해외 주식투자 전문가인 민성현 부장을 만났다. 민 부장은 1992년 미국으로 이민 가 2007년까지 생활하다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 증권회사에서 주식투자 중개업무를 했고 미국 생활 중에 국적도 취득했다. 한국에 와서는 리딩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해외 주식투자 시스템 구축업무를 담당했다.

“외국인 노동자(미국 국적자)로 열심히 살고 있다”며 농담을 건네는 민 부장에게 국내 자산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또 해외 주식투자를 처음 하려는 초보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도 알아봤다.

민 부장은 “박스권에서 맴도는 한국 주식시장에만 투자하는 것은 이제 너무 시야가 좁은 행동이 됐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미 한 주에 3억원이 넘는 미국 주식을 사거나, (지역에 따라 대마초가 합법화된) 북미에 대마밭을 갖고 있는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유전자변형을 통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는 “구글, 페이스북 등 일부 대형 정보기술(IT) 업종에만 투자하는 게 아니고 다양한 종류의 해외 산업과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마니아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라고 했다.


해외 주식투자를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얻기 쉬운가이다. 아무리 기업의 배당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기업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지 않다면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 실제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주식시세나 기업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곳도 많다.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해외 주식투자 중 가장 안전한 투자처는 홍콩, 중국 본토, 일본, 미국 등 선진 시장이다.”

선진 시장 중에서도 한 곳을 꼽아 추천한다면 어디인가.
“미국 시장이다. 글로벌 1위 기업들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들은 확률상으로 투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아마존은 매출의 절반이 해외에서, 구글도 40%가 해외에서 나온다. 물론 중국에도 알리바바 같은 거대한 기업들이 있다. 하지만 알리바바 같은 거대 중국 기업들은 매출의 80~90%가 중국 내에서 발생하는 곳이 많아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기업이라기보다 동네장사라고 봐야 한다. 중국 경기상황에 따라 기업의 매출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얘기다. 결국 미국 시장이 세계 시장을 무대로 장사하는 글로벌 1위 기업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이고 이곳에 투자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은 많이 알려진 기업이다. 자산가들이 주로 이런 곳에 투자하나.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에만 투자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보수적인 사람이다. 자산가들이 투자하는 기업들의 범위는 굉장히 넓다. 미국 일부 주와 캐나다에서는 마리화나(대마초)가 합법화됐는데 이 마리화나를 생산하는 대마밭을 가진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다(현재 캐나다는 기호용으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상태이고, 미국의 경우에도 캘리포니아 등 9개주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유전자 염색체를 변형해서 당뇨병 치료법을 개발하는 회사에 관심이 있으면 한국의 툴젠(유전자치료제 연구회사)만 쳐다보는 게 아니고 툴젠보다 더 뛰어난 기술이 있는 해외 기업들을 찾는다. 선택의 폭을 스스로 넓히는 것이다.”

해외 주식은 1주 가격이 상당히 비싼 것도 많다. 이런 것은 손실 위험이 크지 않나.
“오히려 비싼 주식이 가격 변동이 적어 안전하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눔으로써 주식수를 증가시키는 것) 전에 1주당 200만원이 넘었을 때도 많이 거래됐던 것과 같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주사 주식(B주)과 일반 주식(A주) 두 가지로 상장돼 있는데 A주는 한 주당 30만달러(약 3억4100만원)가 넘는다. 여기에도 투자한다.”

손실 위험이 적고 연 5~7%대의 안정적 수익률을 얻고 싶으면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하나.
“위험이 적고 중수익을 원한다면 개별 종목 투자보다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권한다.(ETF는 미국의 S&P500지수 등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수익률을 내도록 구성된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놓은 것). 이런 해외 ETF 중에는 미국 기업들 중에 배당을 많이 주고 변동성이 적은 기업들에만 투자하도록 구성한 것들이 많다. 미국, 홍콩, 일본 등 선진 금융시장에 있는 ETF들은 5~7%대 수익률이 나오는 것도 많다. 개별 기업에 투자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더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 하지만 ETF는 위험이 분산된다.”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 투자 전망은 어떤가.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 시장은 매력적이다. 향후에 중국 같은 거대한 제조업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젊은 노동인구가 많아 제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만 환율의 변동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 주식투자에 성공해도 투자국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원화로 환전했을 때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또 베트남 동화(貨) 같은 경우 원화와 직접 환전이 안 되고 달러화로 먼저 바꾼 후 한 번 더 환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더 들어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해외 주식투자를 할 때 수수료와 세금체계는 한국과 많이 다른가.
“많이 다르다. 증권거래세를 보면 중국 본토 주식은 매도할 때 증권거래세를 0.1% 낸다. 미국은 증권거래세가 훨씬 싸다. 주별로 약간씩 다르지만 0.002%대 수준이다. 우리나라(0.03%)와 비교해보면 훨씬 싸다. 일본은 아예 증권거래세가 없다. 나라마다 세금과 거래세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주식투자자들에게 이제 해외 주식은 필수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우리 기업들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향후에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몇 년 전부터 있었지만 여전히 오르지 않고 있다.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뿐이다. 중국이나 일본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환경,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크게 오르기 힘겨운 상황이다. 앞으로도 계속 한국 주식시장이 나쁠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더 넓은 시장과 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데 무조건 한국 기업들에만 투자하고 거기에 매달려 있을 필요가 없다. 해외 주식투자는 안 하면 손해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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