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 우리은행 부동산 투자지원센터 팀장, 금융연수원 겸임교수·검정위원
박상욱
우리은행 부동산 투자지원센터 팀장, 금융연수원 겸임교수·검정위원

요즘 은행 VIP고객들을 상대하는 자산관리(WM)자문센터는 해외 부동산 투자 상담으로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쁘다. VIP 자산가들 사이에서 해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부동산이 해외에 있는 것 빼고는 국내 부동산 투자와 다를 게 없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전에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

투자의 기본인 현지 부동산시장 전망과 환율 전망은 물론이고, 부동산 구입을 위한 현지 부동산 거래 절차,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차별정책 등에 대해 잘 알아봐야 한다. 또 부동산 구입자금을 현지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지 여부와 금리 수준, 사후 부동산 관리방법, 투자금 송금을 위한 외국환 거래 신고와 취득·보유·양도세 등 세무업무까지 많은 사전 지식과 검토가 이뤄져야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많은 정보들을 알아야 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할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세부 정보들을 꼼꼼히 따져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어느새 성공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자가 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대출로 사려면 일본 부동산이 최고

우선 해외 부동산 투자를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현지 금융회사의 대출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부동산 투자의 목적은 당연히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해 부동산 담보 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소위 ‘레버리지 효과’라고 한다. 예를 들어 월세 5000만원(연 6억원 임대수익)인 100억원짜리 빌딩을 자기자본으로 구입하면 자기가 투자한 자본 100억원에 대한 수익률은 6%가 된다.

하지만 50억원만 자기자본으로 투자하고, 50억원은 연 3% 금리로 대출을 받는다면 연간 이자 1억5000만원의 대출이자를 제하고도 4억5000만원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어 자기자본 수익률은 9%로 증가한다. 다만 이런 효과는 금리가 임대수익률보다 현저히 낮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러면 현재 태평양 주변 국가 중에 레버리지 효과가 큰 곳이 어디일까?

지역별로 보면 미국에서 상업부동산을 담보로 외국인이 대출할 경우 연 8% 정도의 금리가 적용된다. 임대수익과 금리를 비교하면 대출하지 않고 구입하는 편이 수익률이 높다. 호주는 연 4~5%대, 캐나다는 연 5~6%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가 일반적인 임대수익률보다 높아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반면, 일본의 경우 연 1% 초반의 금리로 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높은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임대수익률이 2.5~3%인데, 금리는 연 1% 초반으로 약간의 레버리지 효과가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베트남은 금리가 연 10% 정도로 100% 자기자본으로 투자해야 한다.


2│각국의 주택 규제 정책도 주요 변수

취득한 후 관리가 편한 주택을 원하는 투자자도 많을 것이다. 한국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로 주택시장을 규제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 역시 초기 취득세로 시장을 규제하고 있다.

이민자들이 몰리는 캐나다 밴쿠버, 호주 시드니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주택을 구입하면 높은 취득세를 각오해야 한다. 이들 지역은 중국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택가격이 급등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주택가격 급등이 달갑지 않아서인지, 외국인에게는 기본 취득세(stamp duty 또는 transfer tax) 외에 추가로 취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캐나다 밴쿠버에 주택을 한 채 구입하면 최대 25%의 취득세가 과세되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25% 상승해야 원금이 보전된다. 이렇게 나라마다 다른 취득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할 때는 반드시 투자국의 세율을 확인해야 한다.


3│외국인 토지 투자 제한국도 있어

국가별로 외국인의 자국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개방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부동산 투자 대상에 대한 제한이다.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는 토지를 국가 소유로 간주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토지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아파트는 외국인 소유가 가능하지만, 이 또한 프로젝트별로 아파트가 지어진 토지를 일정 기간(50년) 임차한 리스홀드(lease hold)와 토지까지 소유권이 있는 프리홀드(free hold)로 나뉘는데, 당연히 프리홀드의 가격이 비싸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토지(단독주택 포함) 투자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국가가 많은 셈이다.

또 호주에서는 외국인은 기존 주택에는 투자할 수 없고, 신규 분양주택만 투자가 가능하다. 베트남은 국가로부터 허가받은 콘도에 한해서 전체 콘도 건설 물량의 30% 이내에서 외국인의 취득을 허용하고 있다. 또 외국인 물량은 준공 후 ‘핑크북’이라는 일종의 등기권리증이 나오는데, 간혹 핑크북이 안 나오는 프로젝트를 외국인 물량인 것처럼 속여 파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외국인 투자 제한은 부동산을 투자할 때보다 매각할 때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호주의 경우는 외국인이 분양받은 주택은 매각할 때 다른 외국인 투자자는 구입할 수 없고 현지인에게만 매도하게 하므로 현지인 매수자가 많지 않은 경우 매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일본 도쿄 시내 모습. 사진 조선일보 DB
일본 도쿄 시내 모습. 사진 조선일보 DB

4│현지 법인 설립 투자도 고려해야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고민해야 할 것 중 하나는 해외 부동산을 직접 본인 명의로 구입할지 아니면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구입할지 여부다. 세금 측면에서는 직접 구입하는 방식이 좀 더 유리하다.

하지만 투자의 유연성, 대출의 용이성 등에서는 현지 법인 설립이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직접 구입한 후 매각하게 되면 매각자금을 국내로 회수해야 하지만, 현지 법인 방식의 투자는 매각자금을 국내로 회수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직접투자 방식은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해 개인의 경우 소득세 한 번만 납부하면 되지만, 현지 법인 방식은 현지 법인세와 개인 소득세를 각각 납부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투자자 자신의 투자 목적과 기간에 따라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을 시뮬레이션해보고 선택해야 효율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박상욱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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