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규 고려대 조세법 석사, ‘세금다이어트’ ‘토지보상절세비법’ 저자
황재규
고려대 조세법 석사, ‘세금다이어트’ ‘토지보상절세비법’ 저자

보유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편중된 우리나라 사람이 퇴직금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으로 노후자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주택을 처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듯싶다. 그래서인지 퇴직한 사람들과 상담하다 보면 다주택 처분 시 양도세를 절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

기본적으로 1가구가 보유한 1주택은 처분 시 양도세가 없다. 2주택 이상 보유하다 매도하면 양도 차익에 과세된다. 하지만 다주택자도 양도세를 줄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세법을 활용해 양도세를 줄인 3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1│배우자에게 주택 증여

두 채의 집을 보유하고 있는 홍상국씨는 양도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2주택 중 한 채를 처분해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려고 했는데, 최근 다주택에 대한 양도세 부담이 커져 예상보다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홍씨가 10년 전 3억원에 취득한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현재 시세인 7억원에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 4억원에 대해 약 1억9000만원 정도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때 부부 간 증여를 활용하면 양도세를 줄일 수 있다. 부부 간 증여는 취득가액(자산의 최초 구입 가격)이 늘어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만약 5년 후 송파구 아파트를 배우자가 매도하면 취득가액은 홍씨가 예전에 취득했던 3억원이 아니라 증여 시 신고했던 7억원으로 인정된다. 7억원을 초과하는 차익에만 양도세가 과세되므로, 양도세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다.

만약 증여하고 5년 후 주택을 처분할 때 매도 가격이 7억원이라면 양도 차익이 없어 양도세 없이 처분도 가능하다. 다만, 증여받은 지 5년 이내에 주택을 처분하면 증여로 인한 절세 효과가 없다. 이 기간을 넘기지 못할 경우 증여한 사람이 원래 취득한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보기 때문이다.

단, 증여세를 당장 내야 한다. 홍씨처럼 7억원짜리 주택을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부부 간 증여재산공제 한도인 6억원을 초과하는 1억원에 대해 약 1000만원의 증여세가 과세된다. 증여세가 부담이라면, 주택의 지분만 증여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홍씨가 만약 아파트의 85%만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증여가액은 5억9500만원(7억원의 85%)이다. 이 경우 부부 간 증여재산공제 한도를 초과하지 않아 증여세가 없다.

물론 이 경우 85% 지분 비율만큼만 취득가액이 높아진다. 그래서 집 전체를 증여하는 것보다는 차후 매도 시 양도세 절세액이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지분 증여를 마치고 나면, 홍씨와 배우자가 아파트를 각각 15%, 85%씩 공동명의로 보유하게 된다. 공동명의는 이처럼 원하는 비율대로 할 수 있다.


부동산을 처분할 때 제도를 꼼꼼히 챙겨보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부동산을 처분할 때 제도를 꼼꼼히 챙겨보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2│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주택을 두 채 소유하고 있는 다주택자 윤중영씨는 자녀들이 출가해 기존에 거주하는 집을 처분하고 작은 평수로 옮겨가고 싶다. 하지만 양도세 부담이 걱정이다. 월세로 임대를 주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소형 아파트 때문에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윤씨가 임대하고 있는 이 아파트를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세를 크게 절세할 수 있다. 주택임대사업 부지로 등록한 임대 주택과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 중에서 거주하는 주택을 양도하면,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임대 주택은 세법상 주택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1가구 2주택 과세를 피할 수 있다.

다만, 임대 주택으로 인정받으려면 세법에서 정하는 요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임대주택법에 따라 시·군·구청에 주택 소유자가 주택임대사업자등록을 하고, 세무서에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해야 한다. 종종 시·군·구청이나 세무서 한 곳에만 사업자등록을 해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두 번째로, 사업자 등록을 한 임대 주택은 최소한 5년 이상 연속으로 임대를 해야 한다. 임대 기간 5년을 다 채우기 전에 거주 주택을 양도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나중에라도 5년간 임대를 하면 된다. 하지만 이후에 임대 기간 연속 5년을 채우지 못하고 임대 주택을 팔거나, 중간에 본인이 들어가서 살 경우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고 세금이 다시 부과될 수 있다.

세 번째, 임대 주택은 임대 개시일 현재 기준시가(부동산을 팔거나 상속⋅증여할 때 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 등의 과세액을 부과하는 기준 가격)가 6억원(수도권 외의 지역은 3억원) 이하여야 한다. 6억원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세가 아닌 정부에서 고시하는 기준시가 기준이다. 기준시가는 통상 시세의 약 70% 수준으로 고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거주 주택은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이 각각 2년 이상이어야 한다. 임대사업자 등록 전 거주한 기간도 포함된다.

즉, 윤씨의 경우 분당 소형 아파트에 대해 지자체와 세무서에 각각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한다면, 실제 2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법상 1가구 1주택으로 인정받아 거주 주택을 팔 때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상속세 신고

경기 남양주시에 시세 8억원 상당의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박경식씨의 부친이 최근 사망했다. 박씨는 부친의 재산이 주택 이외에는 별달리 없어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을 작정이다. 모친도 유고하시면 부친의 주택을 처분해 노후자금에 보태려고 생각 중이다. 주변에서 차후에 처분계획이 있다면 주변에서 상속세가 없더라도 신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속세를 신고하는 게 왜 유리하다는 것일까. 박씨의 부친이 사망했을 때, 재산에 대한 상속인은 모친과 본인이 된다. 이러한 경우, 최소한 10억원까지는 상속세가 없다. 자녀에 대한 일괄공제로 5억원과 배우자 상속공제로 5억원을 합하여 10억원까지는 상속재산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물려받은 남양주 단독주택의 시세는 8억원 상당이지만, 이 집의 기준시가는 3억원 정도다. 그 외에는 물려받는 재산이 없으므로, 상속 재산(기준시가 3억원)이 과세 기준인 10억원에 한참 미달해 상속세를 신고하더라도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도 상속세를 신고해 놓는 것이 유리하다. 기준시가인 3억원이 아니라 시세인 8억원으로 신고해야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박씨가 이 주택을 처분할 때 취득가액을 상속세 신고가액인 8억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도 상속 재산이 10억원에 미달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 단, 단독주택을 시세로 신고하려면, 상속해주는 사람이 사망한 때로부터 6개월 이내에 감정평가법인에서 주택 감정평가서를 받아 세무서에 제출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만약 상속받은 후 2년 된 시점에서 박씨가 8억원에 주택을 매도한다면,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는 매도가 8억원과 기준시가 3억원의 차익인 5억원에 대해 약 1억9000만원의 양도세가 과세될 것이다.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기준시가로 상속세를 신고했다면, 세무서에서는 기준시가 3억원에 상속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상속세를 시세 8억원에 신고해 놓았다면, 매도가액 8억원과 상속세 신고가액 8억원의 차익이 없으므로 양도세 부담 없이 주택 처분이 가능하다.

황재규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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