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제 숭실대 경영학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감사본부, 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박일제
숭실대 경영학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감사본부, 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최근 중소기업 경영 컨설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만난 많은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에 맞는 적합한 가업승계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CEO들은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을 바쳐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켜온 회사를 자녀들에게 가업승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가길 희망한다. 그러나 가업승계를 진행하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절차적인 문제, 특히 증여세와 상속세 등 세금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컨설팅 과정에서 만난 CEO 중에는 가업승계에 따른 증여세와 상속세로 고민하며 폐업 또는 다른 기업에 회사를 매각(M&A)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중소기업이 나라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고용 측면에서도 안전판 역할을 하는 것을 생각하면 슬픈 현실이다.

폐업이나 매각을 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가업을 승계해 기업의 노하우와 기술이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가업승계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정부가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시행하는 세제지원 제도는 △가업상속공제 △가업의 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가업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 연부연납이 대표적이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이 중 기업 CEO들이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증여세 과세특례’와 ‘가업상속공제’를 설명하고 싶다.


1│증여세 과세특례, 5억 공제 후 10% 저율과세

증여세 과세특례는 중소·중견기업 경영자가 생전에 자녀에게 가업을 계획적으로 사전 상속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경제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다. 일반적인 상속세와 증여세 누진세율은 10~50%를 적용받는다. 많게는 절반인 50%를 상속·증여세로 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면 증여세 과세가액(100억원 한도)에서 5억원을 공제해주고 10%(과세표준 30억원 초과분은 20%)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25억원을 증여한다면 이 중 5억원을 공제한 20억원에 대해 10%인 2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25억원의 일반 증여세율이 40%이기 때문에 8억원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6억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사전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우선 최근 3년 평균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또 증여하는 CEO(증여인)가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기업이어야 한다.

증여인은 60세 이상이어야 하고 기업의 최대주주로서 그와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합해 발행주식 총수의 50%(상장법인의 경우 30%) 이상을 보유한 사람이어야 한다. 가업을 승계받는 자녀(수증인)도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18세 이상의 거주자로 증여세를 신고하는 기한까지 가업에 종사해야 하고 증여일로부터 5년 이내 대표이사로 취임해야 한다.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는 자녀 1명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2│증여 후 7년간 대표이사직 유지해야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를 적용받은 후에는 사후관리 요건도 지켜야 한다. 사후관리 요건은 과세 당국이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은 기업이 증여 후 7년 동안 지키도록 규정한 요건들인데 사후관리 요건들을 준수하지 않으면 일반 증여세에 이자(연 10.95%)까지 가산해 세금이 부과된다.

사후관리 위반으로 증여세가 부과되는 경우를 살펴보면 △증여일로부터 5년 이내 대표이사에 취임하지 않는 경우 △7년간 대표이사직을 유지하지 않는 경우 △주된 업종을 변경한 경우 △1년 이상 휴업 또는 폐업과 지분 감소(주식 처분) △유상증자를 해서 수증인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경우와 지분율이 낮아져 최대주주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다.


3│가업상속공제, 30년 이상 경영은 500억원 공제

다음으로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최고경영자인 부모)이 10년 이상 경영하던 중소기업을 일정한 요건을 갖춘 상속인(자녀) 1인이 모두 승계한 경우에는 피상속인의 가업 영위기간에 따라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해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제도다.

피상속인의 경영기간에 따라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 200억원, 20년 이상 30년 미만인 경우 300억원, 30년 이상인 경우 500억원 한도로 상속세 신고기한(사망일 또는 실종선고일로부터 6개월) 내 신청하면 공제받을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도 일정한 사전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최근 3년 평균 매출액이 3000억원 미만인 기업) 중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곳이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증여세 과세특례는 법인만 가능하지만, 가업상속공제는 개인사업자도 적용받을 수 있다.

피상속인은 60세 이상이면서 기업 최대주주로 상속인의 부모여야 한다. 또 피상속인은 기업 영위기간의 절반 이상을 대표이사로 재직했거나, 대표이사 재직기간이 10년 이상 된 경우 또는 상속 개시일부터 과거 10년 중 5년 이상 대표이사에 재직한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해야만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상속인은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상속 개시일 전 2년 이상 가업에 종사하고 있어야 한다. 또 상속세 신고기한까지 임원에 취임해야 하고, 신고기한으로부터 2년 이내 대표이사에 취임해야 한다.


4│10년간 고용인원 유지해야

증여세 과세특례는 사후관리 기간이 7년인 데 비해 가업상속공제는 10년이 적용된다.

사후관리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에 일반 상속세에 이자(연 1.6%)가 가산돼 부과된다. 상속받은 후 가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지분을 매각해 지분비율이 감소하는 경우, 가업용 자산의 20%(상속 개시일로부터 5년 이내는 10%)를 처분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가업상속공제를 받고 고용인원을 줄이면 안 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사후관리 기간인 10년 동안 세무 당국은 매년 연말 기업의 정규직노동자 수를 조사한다. 이때 상속 직전 1년간(기업의 요청이 있을 경우 2년도 가능) 평균 정규직노동자 수보다 80% 미만의 정규직노동자가 근무하고 있으면 사후관리 규정을 위반한 것이 돼 공제혜택이 취소될 수 있다.

또 10년이 지난 후에 최종적으로 10년간 평균 정규직노동자 수와 상속 직전 1년간 평균 정규직노동자 수를 비교해서 이보다 적은 인원을 고용한 것으로 조사돼도 공제혜택이 취소될 수 있다.

가업승계세제지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며, 장기간에 걸쳐 승계 전략을 수립한 후 진행해야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가업승계 계획을 수립하지 않거나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등의 경우에는 가업승계세제지원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막대한 세금을 추징받고 매각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사전에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회사의 가업승계세제지원 사전 요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성공적인 가업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

박일제 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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