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욱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경영학 석사, 시스코 코리아 대표이사, 한국컴팩 대표이사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강성욱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경영학 석사, 시스코 코리아 대표이사, 한국컴팩 대표이사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GE코리아는 한국전력공사와 발전 공기업, 건설사들과 협력을 강화해 해외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공동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성욱(58) GE코리아 총괄대표는 4월 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연구·개발(R&D) 센터에 있는 한국 GE파워 본사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전과 발전 공기업의 노하우와 건설사의 해외 사업 경험에 다국적기업의 원천기술을 합해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서 해외에 진출하면 프로젝트 수주 및 수행 면에서 시너지가 발생함은 물론 인증을 포함한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한국컴팩 대표, 시스코코리아 대표를 거친 전문경영인(CEO)이다.

한때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었던 GE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한 전기조명 회사를 모체로 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해 말 현재 세계 180개국에서 30만 명의 직원이 몸담고 있다. GE는 현재 전력 산업을 중심축으로 삼아 기업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10월 존 플래너리 CEO는 취임 1년 2개월 만에 경질됐다. 전임 제프리 이멜트, 그 전의 잭 웰치 CEO가 각각 16년간, 20년간 장기 집권한 것에 비하면 충격이었다. 경질 사유는 실적 부진이었다. 특히 전력 분야의 손실이 컸다.

GE는 2015년 경쟁사인 프랑스 알스톰의 발전 사업 부문을 GE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6억달러(약 12조원)를 주고 인수했지만, 손실 규모를 키웠다. GE는 지난해 3분기 228억달러(약 26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발전사업부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33% 감소한 57억4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에 머물렀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GE의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GE가 주력으로 삼는 천연가스발전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GE에 한국은 탐나는 시장이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천연가스발전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는 한전이라는 발전부터 판매까지 전담하는 중앙집권화한 전문가 집단이 있다.

1976년 공식법인이 출범한 GE코리아는 13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전력사업부에서 가스터빈과 증기터빈 등 복합화력발전 설비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합화력발전이란 천연가스를 사용해 1차로 가스터빈을 돌려 발전하고 가스터빈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열을 다시 보일러에 통과시켜 증기를 생산해 2차로 증기터빈을 돌리는 발전 방식이다. GE코리아는 2016년부터 LS산전과 가스절연 개폐장치에 대한 기술협약을 체결해 개폐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GS파워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안양열병합발전소에 고효율 천연가스발전설비를 공급하기도 했다.


GE가 전력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한 이유는.
“그만큼 전력 산업의 미래가 밝기 때문이다. 현재 GE의 4대 주력 사업은 전력·재생에너지·항공·의료기기다. 과거 비중이 컸던 조명, 석유와 가스 개발, 금융 관련 사업은 지분 매각을 완료했거나 이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전력 및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부문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인데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평가는.
“한국 정부는 전기 공급 시스템을 비용 절감 우선에서 환경·안전 우선 쪽으로 바꾸려고 한다. 이에 따라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이 점점 작아지고 천연가스발전과 재생에너지 비중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GE는 2040년까지 세계 에너지 가운데 3분의 2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GE코리아는 이미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재생 관련 사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한전이 환경을 우선하는 쪽으로 전기 공급 시스템을 바꾸면 GE에 어떤 영향이 있나.
“재생에너지의 간헐성(태양광 등 외부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천연가스발전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동·정지가 신속하고 주파수 제어가 용이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천연가스가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GE는 이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고 효율을 가진 ‘HA가스터빈’을 활용한 천연가스발전과 풍력발전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GS파워와 함께 HA가스터빈을 적용한 안양열병합발전소 1단계 상업운전에 돌입하기도 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태양광 인버터(태양광 집전판에서 직류로 저장된 발전 전력을 교류로 변환시켜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로 바꿔주는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도 한국 중소기업과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GE코리아의 기술적 강점은.
“초고압직류 송배전(HVDC)이다. 신재생발전은 초고압 직류로 송배전하는 것이 효율이 높아 유리하다. GE는 효율성을 높이는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한전과 합작회사(조인트벤처) KAPES도 운영하고 있다. KAPES는 올해 말 북당진 지역에서 발전한 전력을 HVDC를 통해 고덕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로 송배전하는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GE 그리드솔루션 사업부는 여기에 초고압 송전 변전 솔루션도 제공한다. 또 온실가스 감축 대상인 육불화황이 가스절연 개폐기(GIS)의 절연매질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대체하는 친환경가스를 개발해 아시아 최초로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LS산전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 방향은.
“전력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뚜렷하다. 전력이 남아도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도 많다. 후자는 북한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표적이다. 발전단가가 싼 건 석탄인데 친환경적이지 않다. 개발도상국이라고 하더라도 친환경적이지 않은 연료를 과도하게 도입해서는 안 된다. 천연가스발전을 주력으로 하는 GE 입장에서 보면 현재는 과도기적인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이 보는 한전의 경쟁력은.
“한전의 경험과 지식, 기술력은 세계 톱클래스다. 발전소는 물론 송배전망도 다 가지고 있다. 중앙집중화가 돼 있다는 사실이 장점이다. 한전은 내부적으로는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GE코리아는 한전과 협력을 강화해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국 에너지 업계 발전을 위한 제언은.
“프랑스의 엔지(Engie)는 천연가스 수입과 발전을 병행하는 회사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을 한국에서도 도입해 봄 직하다(다만 한국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한전 자회사가 전력을 발전하고 있다). 아울러 청정에너지에 대한 시야를 더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청정에너지는 바다에서 운용하는 선박에 매우 중요한 동력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육지에서 전기차가 각광받는 것처럼, 앞으로는 바다에서도 일반 상선은 물론 국토방위에 투입되는 해군 함정에도 전기 추진이 지속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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