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경력의 종합일간지 기자인 허태현(가명)씨는 “수습(신입)기자 시절을 회상하면 치가 떨린다”고 했다. 당시 허씨의 하루는 오전 4시에 경찰서에서 시작했다. 다른 언론사 수습기자들과 뒤섞여 매일 2~3시간만 자고 일어났다. 평일엔 집에 갈 수도 없었다. 아침 6시에 있는 첫 보고를 앞두고 기삿거리를 찾아 돌아다니며 형사들에게 말을 걸었다. “면핏(免避)거리 하나만 주세요”하고 구걸하지만, 바쁜 형사들이 정식 기자도 아닌 사람을 친절히 상대해줄 리 만무했다. 수습기자들은 매일 일정 시간에 선배에게 기삿거리를 보고해야 한다. 면핏거리란 선배로부터 질책을 피할 만큼의 기삿거리, 즉 질책을 면할 목적의 보고 내용을 의미한다.
허씨는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로 선배 기자 전화를 받았다. “XX, 정신 안 차릴래 XX야”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게 뭐니, 나 같으면 기자 안 하겠다”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런 보고를 2시간에 한 번씩 했다. 그의 선배는 “경찰서를 돌아보라”는 지시 외에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당시 그는 빠른 시간 내에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느라 한 달에 택시비만 200만원을 썼다. 이런 과정을 5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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