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근 현 딜로이트컨설팅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겸 품질 및 위험관리 담당 임원, 딜로이트 생명과학분야 컨설팅 리더, 전 딜로이트 M&A 컨설팅 리더
오봉근
현 딜로이트컨설팅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겸 품질 및 위험관리 담당 임원, 딜로이트 생명과학분야 컨설팅 리더, 전 딜로이트 M&A 컨설팅 리더

“밀레니얼 세대는 회사 업무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를 따지고 교육에 대한 열망이 높다. 전체적으로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지금 힘든 배움의 과정에서 내가 어디쯤 있는지, 가시성(visibility)을 줘야 한다.”

“일본 기업들이 인재 시장에서 경쟁하듯이 앞으로 우리 기업들도 그렇게 될 것이다. 좋은 기업 문화와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은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대부분의 회사나 조직이 10년 차 이상 직원들과 20~30대 젊은 직원들(밀레니얼 세대) 간 문화적 차이로 골치를 앓고 있다. 서로에 대해 한쪽에서는 조직에 대한 로열티나 사명감, 책임감 없는 개인주의자라고 보고 다른 한쪽에서는 권위를 내세우며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꼰대라고 한다.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 이직을 많이 하고, 근속 기간이 길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직장인 638명을 대상으로 ‘조기퇴사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입사 1년 이내 퇴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오봉근 딜로이트컨설팅 상무는 “도제교육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맞지 않아 생겨나는 문제”라며 “이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제교육이 예전에는 잘됐었는데 지금은 왜 잘 안 되나.
“도제교육은 스승의 인품과 철학이나 가르치는 기술이 어떠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성룡이 나왔던 쿵후 영화를 떠올리면 된다. 도제교육은 예전에도 잘 안 됐다. 사람(상사)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는 게 제일 큰 문제다. 회사에 투영해 보면 결국 사람(상사)이 훌륭하게 균질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조직·시스템의 문제다.”

그래도 예전에는 도제교육의 문제점이 부각되지 않았는데 최근에 부각되는 것은 밀레니얼 세대의 문제도 있지 않나.
“그건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 이전 세대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첫째, 의미 있는 일을 찾는다. 이전 세대는 먹고살아야 하니까 ‘더러워도 참고 월급 받는다’는 식으로 살았다. 둘째, 일상적인 업무를 할 때에도 자기 계발이 되느냐, 사회가 발전하느냐를 고민한다. 그러므로 도제식 교육을 적용하면 힘들어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가시성을 줘야 한다. ‘지금 당신의 고통과 힘든 배움의 과정이 언제 끝난다. 지금 어디쯤 와 있다’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지금 본인이 잘하고 있다 또는 못하고 있다. 잘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더 개선해야 한다’를 얘기해줘야 한다. 그게 충족되지 않으면 도제교육은 실패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어떤 걸 원하나.
“딜로이트컨설팅 코리아에서 적용한 게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컨설팅 업무는 프로젝트별로 진행된다. 전에는 어떤 프로젝트를 누가 할지를 위에서 정했다. 톱다운 방식이었는데 3~4년 전부터 ‘이런 프로젝트가 있는데 하고 싶은 것에 지원하라’고 해서 그걸 하게 한다. 그렇게 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만족감이 커지고 이직률이 낮아진다. 하고 싶은 걸 하니까.”

다들 싫어하는 프로젝트가 있을 텐데.
“본인들이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리더인 프로젝트로 몰려간다. 후배들이 가지 않는 프로젝트의 리더는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여기에서는 회사 대표의 결단력이 필요하다. 그걸 포기함으로써 후배들이 선호하지 않는 업무를 고객에게 못 하겠다고 할 수 있느냐, 후배들이 가지 않는 프로젝트의 리더를 도태시킬 수 있느냐다. 대표가 결단하면 후배들이 선호하지 않는 행태의 업무나 사람은 도태된다.”

이런 게 다른 회사로도 확산될 수 있을까.
“딜로이트컨설팅도 일부 부서에서 이렇게 하고 있고 아직 도입하지 못한 곳도 있다. 4년이 흘렀는데 실적이 좋아졌고 평균 임금이 높아졌다. 곧 전사적으로 도입될 것이다. 이런 방식이 가능한 직군과 회사로 확산될 것으로 본다.”

기존 조직에서 할 수 있는 방식은.
“좀 완화하는 방식으로 도제교육과 집체교육을 병행하는 것이다. 도제식으로 특정 선배한테만 모든 걸 전수받는다면 답답하다고 느낄 것이다. 다른 선호 부서의 담당자와 모여서 집체교육을 해서 자극받도록 하는 것이다. 도제교육만으로는 밀레니얼 세대의 목마름을 해소할 수 없다. 도제교육은 집체교육과 병행해야 효과 있다.”

딜로이트컨설팅은 어떻게 하고 있나.
“컨설턴트 업무에 필요한 일을 메뉴판처럼 12개 교육 모듈로 만들었다. 교육 시간을 정하고 대학 수강신청 하듯이 신청한다. 특이한 점은 후배들에게 ‘이 내용을 가르쳐줬으면’ 하는 선배를 고르도록 한다. 정족수가 안 되면 폐강한다.”

강의가 잘 이뤄지나.
“강의가 일단 성사되면 열의와 만족도가 높다. 회사에서 교육하고자 하는데 폐강되면 본인들의 책임이 절반은 있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고 그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첫째 가시성을 주고, 둘째 선택하게 하고, 셋째 결과에 대해 함께 책임을 나누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 회사의 조직과 문화를 바꾸려면 윗사람부터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윗사람이 꼭 바뀔 필요는 없다. 바뀌어야 한다기보다 조직 내에서 본인의 브랜드를 확실히 하는 게 필요하다. 윗자리에 있는 만큼의 가치가 있다. 별로 배울 게 없더라도 특정 분야만큼은 저 사람한테 배워야 한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 윗사람은 그런 식의 자기 브랜드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직 전체적으로 보면, 도제교육에서 모든 스승(상사)이 완벽하기 어렵기 때문에 12개로 분류해서 각각의 전문적인 스승으로부터 그들의 장점만 배우라는 것이다.”

훌륭한 선배들이 바쁠 텐데 적극적으로 교육해주나.
“그래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위에서 교육할 사람을 정하면 시간이 남는 사람이 교육하게 된다. 그래서 후배들이 교육할 사람을 고르도록 한 다음, 수락하고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교육 후 만족도 조사를 해서 높게 나오면 성과 보상을 많이 하는 것이다. 그러면 선택된 선배는 ‘내가 존경받고 있구나’라고 느끼고 열심히 준비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조직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도태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 기업은 신입사원을 뽑을 수 없어 안달이 나 있다. 저출산 고령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도 10년, 20년 후에 그렇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우수한 직원을 뽑지 못하면 도태된다. 우수한 직원들이 몰리는 회사가 성장하고 성공한다. ”

위계적 문화를 수평적 문화로 바꾸는 것 말고 또 다른 방법이 있나.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교육에 대한 열망이 매우 높다. 어떤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기관을 가지고 있느냐가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정재형 선임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