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데스커 시그니처 스토어’(왼쪽)와 경기 이천시에 있는 ‘시몬스 테라스’. 사진 이민아 기자, 이천=정예슬 인턴기자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데스커 시그니처 스토어’(왼쪽)와 경기 이천시에 있는 ‘시몬스 테라스’. 사진 이민아 기자, 이천=정예슬 인턴기자

가구 매장이 ‘놀이터’로 변신하고 있다. 매장은 이제 가구를 빽빽이 채워놓고 ‘우리 가구가 이렇게 품질이 좋다’고 과시하는 듯한 전시장 대신 소비자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 출생자)가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른 지금, 품질만을 강조해봤자 매장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거나 구매를 유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G는 보고서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혁신하려는 최근의 방향 중 하나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경험’”이라고 분석했다.

퍼시스그룹의 생활 가구 자회사 ‘일룸’은 사무용 가구 브랜드 ‘데스커’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9일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2016년 브랜드를 출범한 지 2년 만이다. 매장의 이름은 ‘데스커 시그니처 스토어’다. 매장 문을 연 이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었다. 이전까지 일룸은 데스커 가구를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팔았다.

4월 1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서 7분 정도 동쪽으로 걸어 도착한 데스커 시그니처 스토어 주변 골목은 조용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많은 가로수길 중심부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3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에 영어로 ‘데스커(DESKER)’라는 흰색 네온 간판이 붙어 있었다. 건물 외관은 ‘요즘 유행하는 빈티지 인테리어를 한 카페가 아닐까’ 하는 인상을 줬다.

데스커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을 쓴다. 매장 규모는 연면적 약 396㎡(120평)다. 지하 1층은 데스커 가구를 소개하는 전시장 역할에 충실했지만, 지상 공간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구 판매를 위한 홍보보다는,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돌아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란 인상을 줬다.

당연하게도 이 건물 안에 있는 가구는 전부 데스커에서 만든 것이었지만 이 사실을 내세운다는 느낌은 없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편안했다. 이 매장의 기획을 주도한 김선영 일룸 데스커팀 대리는 “데스커의 가구가 아니라, 데스커의 브랜드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1층에는 총천연색 조명을 내뿜는 고성능 PC가 일곱 대 있었다. 핑크색 조명이 비추고 있는 이 공간은 언뜻 PC방처럼 보였다. 최근 4600만달러(약 521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e스포츠계의 공룡 회사 ‘젠지(Gen.G)’와 협업해 조성한 e스포츠 체험 공간이다. 그중 컴퓨터 한 대 앞엔 카메라와 조명이 설치돼 있었다. 최근 10·20대 사이에 유행하는 인터넷 게임 방송을 찍을 수 있도록 장비를 구비해 놓은 것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3층 북카페였다. 독서 모임 스타트업 ‘트레바리’와 협업해, 독서 모임을 주도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추천한 도서를 전시해 놨다. 원목으로 만든 데스커 책상 위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2층은 음료를 파는 카페였다. 김 대리는 “고객들이 먼저 ‘이 가구도 판매하는 것이냐’고 물어보기 전까지는 말을 걸지 않고, 고객이 요청하면 매장에 상주하는 직원이 구매를 도와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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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기자, 정예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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