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완(영어명 종킴) 프랑스 에콜 카몽도 공간과 제품 디자인 수석 졸업, 패트릭 주앙 디자인 스튜디오 셰프 과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리테일 마케팅 시니어 디자이너
김종완(영어명 종킴)
프랑스 에콜 카몽도 공간과 제품 디자인 수석 졸업, 패트릭 주앙 디자인 스튜디오 셰프 과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리테일 마케팅 시니어 디자이너

“클라이언트가 물건을 잘 팔 수 있게 하는 것이 상업 공간 인테리어의 미덕입니다. ‘공간디자인, 정말 독특하다’라는 말을 듣는 것보다 매장의 물건이 먼저 보이도록 도와주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입니다.”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김종완(영어명 종킴) 소장은 상업 공간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설립 2년 10개월째인 종킴디자인스튜디오는 외국의 유명 디자이너가 맡을 법한 공간을 잇달아 작업했다. 의류 브랜드 구호(KUHO)의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 패션 브랜드 콜롬보(COLOMBO)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쇼룸, 소공동 롯데호텔의 설화수 스파, 박준우 셰프의 레스토랑 알테르 에고 등이 대표적이다.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손을 거친 공간의 벽과 천장에는 곡선이 넘실댄다. 금색 실이 들어간 유리, 돌을 갈아서 만든 초록색 콩자갈, 고려청자를 만드는 기법을 이용한 타일은 덤이다. 여기다 브랜드 전략을 분석해 로고와 식기, 가구를 디자인하고 새로운 유니폼도 제안한다. 매장을 꾸미는 일반적인 인테리어를 넘어 장사가 잘될 수 있는 방법까지 고민하는 것이다.

김종완 소장은 열여섯 살에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그곳에서 실내건축·디자인 학교인 에콜 카몽도를 졸업했다. 유럽 대표 디자이너인 패트릭 주앙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하며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앤드 아펠의 마이애미·긴자·파리·뉴욕 플래그십 스토어와 프랑스 파리 생 제르망 축구장의 VIP 라운지 등을 디자인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리테일 마케팅 시니어 디자이너로 일하던 2015년에는 갤럭시 스토어 디자인을 맡았다.

김 소장을 4월 23일 서울 한남동의 종킴디자인스튜디오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종킴디자인스튜디오 하면 떠오르는 곡선을 온몸으로 표현하듯 어깨선 없이 둥그렇게 떨어지는 니트를 입고 등장했다.


선글라스 브랜드 디타(DITA) 매장. 사진 심윤섭 작가
선글라스 브랜드 디타(DITA) 매장. 사진 심윤섭 작가

구호, 콜롬보 등 매장 인테리어를 맡았다. 오프라인 상점이 아직 중요한가.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 정체성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다. 요즘은 브랜드 가치가 높은 옷도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매장에서 옷을 만져본 뒤 주문은 온라인에서 하는 사람도 많다. 이럴 때일수록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알려야 한다. 소비자는 온라인만으로 접한 브랜드에 대해선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과 공간을 섞어 고객을 응대하면 브랜드 성격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

대표작인 한남동 구호 플래그십 스토어에선 어떤 브랜드 가치를 보여주려 했나.
“구호 브랜드의 초창기에 대한 향수와 구호의 내일을 동시에 보여주고자 했다. 구호만의 디자인을 보여주는 의상은 물론 구호가 직접 구매한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지하 1층에서 판매하도록 제안했다. 그런 라이프 스타일 제품이 구호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호에서는 커피를 판매하고 싶어 했지만, 구호 브랜드에는 차(茶)가 맞다고 제안해 채택되기도 했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브랜드 전략을 함께 제안한 다른 사례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스파가 있다. 설화수 스파를 맡기 전에는 화장품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스파를 경험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팀원들과 각자 30만원씩을 내고 설화수 스파를 이용했다. 안내를 기다릴 때부터 족욕할 때, 탈의할 때, 샤워할 때는 테라피스트가 고객 옆에 있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랜턴의 불을 밝혀 마치 테라피스트가 옆에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우리의 제안이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전 세계 설화수 매장에 랜턴을 도입했다.”

현재 작업 중인 브랜드는.
“미국 ‘국민 선글라스’ 브랜드인 디타(DITA) 매장 오픈이 코앞이다. 디타 매장에는 브랜드 이미지인 심해(深海)를 천장에 표현했다. 심해를 표현할 방법을 고민할 당시 수영장에 잠수한 상태에서 하늘을 바라본 경험을 활용했다. 수영장 물속에서 바라본 하늘은 반짝거리고 찰랑거리는 느낌이었다. 이 느낌을 천장에 살려 디타 매장을 찾는 이들이 바닷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브랜드 매장 외에 커피숍 인테리어도 했다. 커피숍의 브랜드를 인테리어로 어떻게 풀었나.
“서울 서촌에 있는 카페 ‘프리시즌(Preseason)’은 책 읽기 좋은 공간이라는 브랜드에 맞춰 작업했다. 책 읽기 편하게 햇빛이 많이 들어오고 천장이 높아야 한다는 선입견을 뒤집고 자동차 선팅지를 창문에 발라 햇빛을 차단했다. 차 선팅지에 주황색을 칠해 창문에 발라 사람이 선글라스를 낀 것처럼 만들었다. 여기다 채도가 높은 가구를 배치해 책도 읽고 쉬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브랜드에 맞는 공간 전략은 어디서 찾나.
“다양한 분야에 속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욕구를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 갤러리나 시장을 가거나 해외 여행을 하고 심지어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의 대화를 듣다 보면 세대별, 연령별로 필요로 하는 요소가 보인다. 핀터레스트와 해외 잡지 등 외국 사례는 철저하게 피하는 편이다.”

업계 관계자로서 공간을 이용한 마케팅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누가 봐도 촌스럽고 공주풍인 에뛰드 하우스야말로 최고의 브랜드다. 호불호가 강한 디자인이지만, 어르신들도 에뛰드 하우스를 알 만큼 공간으로 브랜드 마케팅에 성공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꼭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질리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하는 것이다. 자꾸 바꾸지 않고도 오래 효과를 거둬야 한다. 인테리어 공사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꾸 돈을 들일 수 없다. 디테일도 중요하다. 종킴디자인스튜디오가 디자인한 공간은 심플해 보이지만 디테일이 많다. 보통 90도로 만드는 천장 코너에 빗금 등 디테일을 넣어 둥글어 보이도록 했다. 재방문했을 때 그런 것을 확인하는 재미를 노린 것이다.”

레스토랑, 빵집 등 개인 가게 인테리어도 했는데, 이때 특히 주의할 사항은.
“가게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그 가게가 무엇을 파는지, 무엇을 만드는지 등을 따지는 것이 먼저다. 한국에서는 가게가 무조건 1층에 있어야 하고, 그중에서도 코너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등의 입지에 대한 선입견이 너무 강하다. 요즘에는 공간이 예뻐야 한다며 핀터레스트나 해외 인테리어 잡지를 보면서 벽지 색깔부터 따진다. 이런 것은 나중 문제다. ”

언제 가장 뿌듯한가.
“클라이언트가 돈 잘 벌게 됐다며 고맙다고 말할 때 가장 뿌듯하다. 그리고 다음에도 종킴디자인스튜디오와 같이 일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낀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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