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 서울에서 차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경상북도 칠곡군의 북삼초등학교. 붉은 벽돌로 된 건물 외관에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은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6학년 3반 교실 문을 열자 4명씩 모여 앉은 28명의 학생이 노란 상자를 눈에 대고는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우와, 이거 정말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아!” “나도, 나도!” “선생님! 잘 안 돼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해요?”
이 노란 상자는 아이들이 VR(가상현실)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만든 ‘카드보드’란 이름의 기기다. 겉모습은 볼품없는 상자지만, 이 기기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교실은 순식간에 놀이동산 롤러코스터 열차로 변한다. 아이들을 따라 상자 안을 들여다보자 어지러운 롤러코스터를 타듯 울렁거렸다.
카드보드는 매우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아이들이 최첨단 기술을 접할 수 있게 하는 도구다. 구글이 2014년 도면을 공개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노란 상자 모양의 최첨단 상자를 단돈 2000원에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보고 싶은 영상을 스마트폰의 유튜브에서 찾아 재생한 뒤, 스마트폰을 카드보드에 끼우기만 하면 된다. 이날 아이들이 카드보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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