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연 미국 워싱턴대학교,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교 MBA, CJ제일제당 신선·제약사업 마케팅 상무, (주)불스원 부사장, 한국마케팅협회 상임이사
유정연
미국 워싱턴대학교,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교 MBA, CJ제일제당 신선·제약사업 마케팅 상무, (주)불스원 부사장, 한국마케팅협회 상임이사

롯데호텔, JW메리어트호텔, 인터콘티넨탈호텔, 하얏트 리젠시 제주, 포시즌스호텔 등 국내 유명 호텔들이 고유한 향기를 개발하기 위해 찾아가는 기업이 있다. 향기 마케팅 전문기업 센트온이다. 센트온은 향기가 마케팅의 도구로 사용된다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1996년 설립돼 20년이 넘는 동안 향기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센트온의 고객 회사는 호텔뿐이 아니다. 강원랜드 등은 물론 태그호이어, 언더아머 등 패션 기업과 삼성증권 등 금융회사도 센트온의 자문을 받아 자체 시그니처 향기를 만든다.. 센트온이 2000여 개의 향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향기 마케팅 전문기업이기 때문이다. 센트온은 ‘센트 마스터’라는 브랜드로 조향사(향을 만드는 사람)를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전국에 120여 명의 센트 마스터가 조향사로 활동하고 있다.

센트온의 유정연 대표는 CJ제일제당(신선·제약 부문 마케팅 상무), 글로벌 제약회사 바슈롬(Bausch & Lomb) 코리아를 거쳐 자동차관리용품 기업 불스원 부사장을 지낸 마케팅 전문가다. ‘이코노미조선’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마케팅 분야의 전문성을 접목시켜 센트온을 이끄는 유 대표를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제 기업에 향기는 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며 향기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공간을 연출할 때도 향기를 접목시키는 ‘향(香)테리어’가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향기 산업 시장 규모와 성장 추세는 어떤가.
“글로벌 컨설팅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발표에 따르면 세계 향기 산업의 시장 규모는 올해 355억달러(약 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229억달러(약 27조원)에서 2017년 266억달러(약 3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5년 만에 시장규모가 17% 이상 늘어난 것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통계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산한 결과를 보면 현재 국내 향기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국내에서 3조원대의 향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기 산업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향기 산업에 돈이 몰리는 것은 향기가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향기는 단숨에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힘이다. 좋은 향기는 사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사람은 향기를 통해 자신감도 얻고 위로도 받을 수 있다. 이런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나의 브랜드, 나의 영업장소가 어떤 향기로 기억될 것인지를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기업들이 이런 향기의 가치를 점점 인식하게 됐고 더 많은 돈을 향기에 투자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어떤 향기로 기억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일반적으로 고객이 주로 시각, 청각, 촉각, 미각을 통해서 브랜드나 제품 그리고 서비스를 인지한다고 생각하지만, 후각이야말로 브랜드나 제품 그리고 서비스를 인지하고 기억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후각은 오감(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 중 다른 감각에 비해 1만 배 이상 민감하고 정확해 사람들이 매일 느끼는 감정의 75%가 후각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다. 그만큼 감정이나 기억력·집중력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제 기업에 향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다.”

향기 마케팅이 주로 사용되는 곳은 어디인가.
“예전에는 호텔이나 대형 쇼핑몰 등에서 주로 향기 마케팅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빌딩이나 영화관, 자동차 전시장, 패션과 뷰티 브랜드 매장 등 점점 다양한 공간으로 향기 마케팅이 확장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뮤지컬, 콘서트,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공간에서 향기를 접목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향기 마케팅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공간 연출에서 향을 하나의 인테리어로 사용하는 ‘향테리어’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보면 된다.”

향기 마케팅과 향기 산업이 확장하면 조향사도 증가할 것 같다. 조향사의 업무는 무엇인가.
“조향사는 두 가지 일을 한다. 첫 번째는 고객 회사의 요구가 없어도 전혀 새로운 향기를 만드는 일이다. 창의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또 다른 일은 고객 회사의 요구에 맞춘 시그니처 향기를 만드는 일이다. 시그니처 향기를 만들 때는 원하는 방향을 알기 위해 고객 회사와 많은 대화를 진행해야 하고 관련 자료조사도 많이 해야 한다. 향을 통해 고객 회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 콘셉트 등을 고려해 고객 회사의 브랜드가 지닌 고유한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향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센트온에서 조향사가 되거나 향기 마케팅을 하려는 사람을 지원하기도 하나.
“조향사는 아직 국내외에 공인된 자격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센트온에서는 자체적으로 향기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르쳐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향기에 대한 기본 지식을 교육하고 향기 관련 기기의 종류와 설치 방법을 알려준다. 이런 조향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센트 마스터’로 불리는데 센트 마스터가 되면 보통 센트온의 브랜드를 빌려 프랜차이즈 형태로 향기 마케팅 서비스 사업을 한다. 현재 전국에 120여 명의 센트 마스터들이 향기 마케팅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

정해용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