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공장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산업용 로봇을 관람하고 있다. 국내외 490여 개의 스마트공장 기업이 참가해 산업용 소프트웨어, 공장 자동화, 산업용 로봇 등을 전시했다. 사진 연합뉴스
3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공장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산업용 로봇을 관람하고 있다. 국내외 490여 개의 스마트공장 기업이 참가해 산업용 소프트웨어, 공장 자동화, 산업용 로봇 등을 전시했다. 사진 연합뉴스

5세대이동통신(5G)은 본격적인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IoT란 사물끼리 인터넷으로 연결해 정보(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이다. 5G망에서는 IoT를 통해 최대로 연결할 수 있는 기기가 1㎢당 100만 개로, 앞선 4세대이동통신(4G)의 10만 개보다 10배 많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5G 도입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커스터머 에지 분야는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원격의료 △에너지 등 5개가 꼽힌다.

스마트공장에서는 설비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고장 발생 가능성을 더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 정밀한 예측이 가능해지면 생산성이 높아진다. 각각의 생산 설비와 기계화 단계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불량 공정을 줄임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스마트공장 플랫폼으로는 ‘프레딕스(Predix)’가 있다. 미국 제조 업체 GE가 2013년 공개한 산업용 에지 컴퓨터(Edge computer) 플랫폼이다. 에지 컴퓨터란 네트워크 끝단에 있는 컴퓨터를 뜻한다. 프레딕스는 공장·기계에 부착된 센서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한 다음, 데이터를 클라우드(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서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에 저장하고 분석·처리한다. 프레딕스는 공장·기계를 운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해준다. 과거에는 공장·기계에 문제가 생기면 숙련공의 손으로 해결했지만, 프레딕스를 통하면 이 작업을 웹이나 모바일 기기로 손쉽게 확인·처리할 수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델은 ‘에지 게이트웨이(Edge Gateway)’라는 산업용 에지 컴퓨터 플랫폼을 상용화했다. IoT 기기들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는 다른 플랫폼과는 달리, 네트워크 통신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서 백업용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일부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보내지 않고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IT 기업 휴렛팩커드도 공장, 석유 굴착 장치, 공항 등에서 활용되는 에지 컴퓨터 플랫폼 ‘에지라인(Edgeline)’을 상용화했다. 이 회사는 2018년 6월 개최된 연례 고객 콘퍼런스에서 향후 4년간 에지 컴퓨팅에 40억달러(약 4조756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와 원격의료도 수혜

자율주행차 분야도 5G의 수혜가 클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한 대당 사용되는 반도체 칩의 수는 약 6000개에 달한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으로 불리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비롯해서 도로·거리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레이더 센서, 실시간 인터넷 접속과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통신 기능, 긴급 제동 기능에 필요한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이 모두 반도체 칩으로 구현된다. 5G 시대가 열림에 따라 실시간에 가까운 데이터 교환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앞차와의 거리는 물론 옆 차선을 달리는 차량의 움직임을 예상해 사고를 예방하면서도 신속하게 최적의 주행 경로를 설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원격의료 분야도 주목된다. 2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글로벌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 MWC 현장에서 스페인 의사들이 5G을 통해 5㎞ 떨어진 병원 의사들에게 지시해 원격수술에 성공했다. 에릭슨 컨슈머랩(Ericsson Consumer Lab)은 보고서에서 “5G는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거점을 병원에서 가정으로 이동시킬 전망”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생체 정보를 활용한 건강 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홈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의 스마트홈은 각종 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원격으로 에어컨을 가동하거나, 예약해둔 세탁기를 돌리는 것과 같이 주로 스마트폰으로 전자 기기를 제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5G 시대의 스마트홈은 인공지능(AI)과 접목해 이용자 편의성을 더 높일 전망이다. 이미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 애플의 ‘시리’는 각종 생활가전과 AI 스피커에 탑재돼 음성으로도 가정 내 다양한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자사의 모든 제품에 AI 플랫폼 ‘빅스비(Bixby)’를 탑재해 가정과 사무실, 자동차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LG전자 또한 자사의 AI 브랜드인 ‘씽큐(ThinQ)’와 가전제품을 연동시켜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창의 삼정 KPMG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스마트홈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스마트폰이 담당해왔다”라며 “하지만 IoT가 일상화할 5G 시대에는 개별 사물과 직접 소통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전력망에 IoT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그리드’도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지능형 검침 인프라(AMI), 지능형 송배전 시스템,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등 수많은 전력 기기가 연계된 시스템이다. 스마트그리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각 기기에서 측정된 데이터 전송 시 신속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5G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plus point

남몰래 웃는 센서 강자 독일과 일본

사물인터넷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센싱(Sen sing·감지)이다. 아날로그 움직임을 센서가 실시간으로 수집해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대식 연세대 공과대학장은 “앞으로는 무인 매장 ‘아마존고’처럼 매장에 있는 설비 하나하나에 센서가 붙을 것”이라며 “센서 분야는 기초과학이 강한 독일과 일본이 강자”라고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에 따르면 세계 센서 시장은 매년 5~10%씩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10년 1000억달러(약 119조원)에서 2015년 1500억달러(약 178조원), 2020년 최대 2000억달러(약 2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은 세계 센서 시장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다. 독일 센서 및 측정기술산업협회(AMA Sensorik)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센서 및 측정 기술 산업 분야는 2500여 개의 중소 규모 제조 기업이 있다. 종사 노동자는 25만 명, 연 매출은 350억유로(약 46조7000억원) 규모다.

스마트공장의 경우 일본 기업 없이는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전 세계 공장 내부를 채울 산업용 로봇 시장의 60% 이상을 일본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판매량과 누적 출하 대수 양쪽에서 1위인 화낙을 필두로 세계 시장 판매량 점유율 4위(야스카와 전기)와 5위(가와사키 중공업)가 모두 일본 기업이다. 일본 기업들은 정밀도·유연성·스피드가 뛰어난 고성능 로봇 분야에서 특히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공장의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려면 보고 느껴야 하기 때문에 각종 센서 장착이 필수다. 사람 눈에 해당하는 ‘CMOS 이미지 센서’는 소니가 거의 독점했고,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업 로봇에 특히 필요한 압력·촉각 센서는 덴소(DENSO)의 경쟁력이 압도적이다.

치노(CHINO)의 온도 센싱 기술은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옴론(Omron)이나 니혼덴산(日本電産·일본전산)도 센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한국은 대부분의 센서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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