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케이서(Andy Keiser) 미 하원 정보위원회 선임고문 겸 비서실장, 입법고문, 트럼프 행정부 인수팀의 국가안보위원회 부선임 고문. 현 내비게이터글로벌의 수장(principal)
앤디 케이서(Andy Keiser)
미 하원 정보위원회 선임고문 겸 비서실장, 입법고문, 트럼프 행정부 인수팀의 국가안보위원회 부선임 고문. 현 내비게이터글로벌의 수장(principal)

“중국이 주요 국가의 통신망을 장악하고 망을 교란시키면, 워싱턴에서 달리던 자율주행차가 갑자기 멈추고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14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만난 앤디 케이서 미국 국가안보 전문가는 “5G 기술이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삼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동맹국들이 5G 장비 업체 선정 작업을 늦추더라도 화웨이 장비가 아닌 서구의 통신 장비를 선택해야 하며, 삼성도 차세대 통신 장비 생산 후보라는 것이다. 그는 “2012년 중국 화웨이와 ZTE가 촉발한 미국 안보 위협에 대한 법안을 만들었는데, 그때보다 지금 휴대전화 벨이 더 많이 울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방위적인 ‘화웨이 보이콧(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산 장비는 국가 기밀 정보를 빼낼 수 있는 무기다. 아프리카, 폴란드, 이란 등에서 중국 통신 기업의 첩보 활동이나 해킹, 제재 위반 등이 드러났다. 화웨이 직원은 미국 기밀을 빼낸 성과로 보너스도 받았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화웨이, ZTE 등 중국산 장비의 원천 봉쇄에 초점을 두는 이유다.”

독일·영국 등 미국 동맹국이 화웨이 장비를 쓴다고 한다. 국제 공조에 균열이 있다.
“유럽에서는 ‘화웨이’ 문제를 정치 문제로만 고려하기 어렵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통신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화웨이 시장 점유율이 2~3%에 지나지 않는 미국과는 다른 처지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 자국 상품을 수출하는 데도 써야 하기 때문에 동맹국들이 당분간 미온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

미·중이 무역전쟁으로 정면 충돌하고 있는데.
“나는 통상 전문가가 아니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대(對)중 강경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입장일 뿐만 아니라 공화당과 민주당을 아우르는 초당적인 입장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을 많이 하면, 중국에 정치 개혁이 일어나 중국 체제가 바뀔 것이라는 믿음이 미국 사회에서 사라졌다. 중국은 통제 사회이며 시진핑 시대의 권위주의와 독재는 심화하고 있다.”

미·중이 서로 관세를 높이면 양쪽 모두 손해일까.
“중국은 1979년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현 무역 시스템을 악용해, 지식재산권 탈취와 덤핑을 일삼아 왔다. 트럼프는 이 문제를 처음으로 거론한 미국 대통령이다. 하지만 관세를 중심으로 한 트럼프의 해법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의 체포, 미·중 무역전쟁, 중국의 국가 기밀 탈취 등은 각각 다른 사안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마치 연결된 문제처럼 보이도록 사안을 뒤엉키게 처리한 것도 아쉽다. 다만, 내년이 미국 대선인 점을 감안해 올해 말 전에는 미·중이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본다.”

서방 국가와 중국의 5G 기술 격차를 얼마로 보나.
“나는 6개월 만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다. 2년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선택을 위해 기다릴 만한 시간이다. 통신이 한 사회의 척추다.”

미국의 강경책이 중국의 민족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는데.
“앞으로 세계는 중국의 제품을 쓰는 진영과 서구의 제품을 쓰는 진영으로 갈라질 것이다. 중국은 5G 통신 장비를 팔면서 국가가 개인을 통제하는 시스템까지 팔 것이다.”

류현정 조선비즈 국제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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