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빵집 에릭케제르. 이 빵집은 빵 전문가 스티븐 카플란 전 코넬대 교수가 최고의 제빵 장인으로 꼽은 에릭 케제르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곳이다.
프랑스의 빵집 에릭케제르. 이 빵집은 빵 전문가 스티븐 카플란 전 코넬대 교수가 최고의 제빵 장인으로 꼽은 에릭 케제르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곳이다.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제빵 선진국은 다양한 제빵 문화를 자랑한다. 빵을 주식으로 삼아온 역사가 긴 만큼, 명물 빵집들은 길게는 100년 이상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을 토대로 최상의 빵 맛을 구현해 낸다. 빵집별로 주력하는 빵의 종류와 제빵 철학은 각기 다르지만, 빵 하나에 정성을 쏟는 장인정신 문화는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이다.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는 정부가 빵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제빵 산업의 보호와 육성에 힘쓰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1993년 ‘프랑스 바게트 법(Le Décret Pain)’을 제정해 빵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 대표 빵으로 꼽히는 바게트는 밀가루, 물, 효모, 소금 네 가지 원료로만 만드는 전통 제빵법을 고수하고 있다. 바게트의 경우 그 어떤 첨가제도 넣어서는 안 되고 자연 발효만을 거쳐 만들어야 한다. 바게트 무게는 250~300g, 길이는 55~65㎝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이 제정된 배경에는 프랑스 바게트의 쇠락과 부활이 있다. 프랑스 바게트는 20세기 들어 두 번의 위기를 맞았다. 원래 바게트는 천연 발효종으로 만든 반죽으로 느리게 만드는 빵이었다. 빵을 만들기까지 24시간이 걸리는 고된 작업이었다. 제빵사는 밤새 빵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근무해야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20년대 제빵사들은 빠른 발효가 가능한 이스트(효모)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빵 맛이 떨어졌다. 이후 1960년대 기계화가 도입되면서 빵 맛은 더 나빠졌다. 프랑스 빵 전문가인 스티븐 카플란 전 코넬대 교수에 따르면, 1980년대 들어 의식 있는 제빵 장인들이 천연 발효종을 이용한 반죽과 전통 방식의 오븐을 대량생산과 결합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프랑스 정부도 1993년 법까지 제정해 바게트 제빵 기술 보존에 나섰다.

법률에 따라 직접 신선한 빵을 만드는 가게만 ‘빵집(boulangerie)’이라는 상호를 쓸 수 있다. 미리 만들어진 반죽을 받아 굽기만 하는 가게는 빵집이 아니다. 이 밖에 빵이 ‘프랑스 전통 빵(tradition française)’으로 분류되려면 구체적인 제빵법에 따라 빵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프랑스에는 약 3만여 곳의 빵집이 매일 신선한 빵을 구워내고 있다.

‘폴(PAUL)’은 130년간 프랑스 전통 빵을 만들어온 프랑스 대표 빵집 중 하나다. 1889년 샤를마뉴 마요가 프랑스 북부 도시 릴에 문을 연 빵집에서 출발한 폴은 5대째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프랑스 전통 바게트, 깜빠뉴, 브우나통 등 다양한 식사빵을 구워내는 폴은 현재 45여 개국에 진출한 대형 베이커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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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조선비즈 유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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