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킨버그(Simon Kinberg) 브라운대 영화·문학, 컬럼비아대 영화학 석사, ‘엑스맨’ 시리즈 각본·제작 / 5월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만난 사이먼 킨버그 감독.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사이먼 킨버그(Simon Kinberg)
브라운대 영화·문학, 컬럼비아대 영화학 석사, ‘엑스맨’ 시리즈 각본·제작 / 5월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만난 사이먼 킨버그 감독.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호모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라고 했다. 동물과 구분되는 호모 사피엔스만의 특징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오늘날 영화 산업은 호모 사피엔스의 본성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산업이라 할 수 있다. 허구의 이야기를 창조해 영상으로 구현하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2000년 개봉한 영화 ‘엑스맨’을 통해 관객은 ‘뮤턴트(돌연변이)’란 허구의 존재를 처음으로 소개받았다. 뮤턴트는 눈에서 파괴 광선을 쏘고 다른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며 공중을 날아다녔다. ‘호모 사피엔스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인류가 있다’는 허구의 이야기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사 20세기폭스는 당시 이 영화로 3억달러를 벌었다. 만화 제작사 마블 코믹스에서 나온 만화책을 기반으로 한 영화로는 처음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20세기폭스는 올해까지 19년 동안 ‘엑스맨’ 관련 영화를 12편 내놨다. 2000년 개봉한 ‘엑스맨’의 유산을 이어받은 영화들이었다. 각 영화는 ‘세계관’을 공유했다. 세계관은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환경을 의미한다. ‘뮤턴트가 있다’고 전제하는 ‘엑스맨’ 세계관이나, ‘마법사는 실존한다’고 말하는 ‘해리 포터’ 세계관이나, ‘호빗, 엘프, 오크 등 다양한 종족이 살아간다’는 ‘반지의 제왕’ 세계관이 대표적이다.

‘이코노미조선’은 ‘엑스맨’ 등 흥행에 성공한 영화적 세계관의 창조 과정에서 국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경영의 영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떤 이들은 독일의 벤츠·BMW와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비교하며 ‘독일 차 브랜드들은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있었어.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지. (그런 전통과 역사를 갖지 못한) 현대차가 이길 수 있겠어?’라는 패배의식에 젖기도 한다. 그러나 ‘엑스맨’ 등의 성공은 브랜드 역사가 오래되고 세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세계관을 잘 짜면 얼마든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는 만들어진 지 19년 됐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적 세계관을 일컫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는 이제 11년 됐다. 그런데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혹자는 ‘영화 세계관은 얼마 안 됐지만, 만화 세계관은 오래되지 않았느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엑스맨’ 시리즈나 MCU 이전에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 혹은 유럽권에서 예전부터 이들 캐릭터에 열광했던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됐을까.

‘이코노미조선’은 5월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영화적 세계관으로 창조의 모든 부분을 경험한 흔치 않은 경력의 인물을 만나 해답을 구했다. 6월 5일 개봉하는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이하 다크 피닉스)’의 사이먼 킨버그(45)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다크 피닉스’의 각본도 킨버그 감독이 썼다. 킨버그 감독은 메가폰을 쥐기 전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엑스맨’ 시리즈 영화 8편의 각본·제작을 맡았다. 그는 ‘마션(제작)’ ‘셜록 홈즈(각본)’ 등 굵직한 작품에도 참여했다.

킨버그 감독은 무표정한 얼굴로 인터뷰 룸에 뚜벅뚜벅 걸어들어왔다. 다소 굳은 얼굴의 그에게서 예술가의 예민함이 느껴졌다. 짧은 갈색 점퍼 안에 검은 피케셔츠를 입고, 편해 보이는 청바지에 굽이 낮은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었다. 그는 셔츠 단추를 끝까지 단정하게 채우고 있었다. 마른 체형이었고 키는 180㎝쯤 돼 보였다. 한국 방문은 처음이라고 했다.

‘다크 피닉스’는 킨버그 감독의 감독 데뷔작이다. 킨버그 감독은 “그동안 각본 쓰고 영화를 제작하면서 브라이언 싱어(‘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 매튜 본(‘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과 같은 저명한 감독과 일했다. 감독이 되기 위한 도제 교육을 받아왔던 셈”이라며 미소 지었다. 인터뷰 중 “흠, 좋은 질문이네요”라고 말할 때는 슬쩍 웃으며 잘 다듬은 흰 수염을 매만지기도 했다. 그에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세계관의 비밀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 홍보 차 한국을 찾은 사이먼 킨버그 감독과 영화 출연진들. 사진 폭스코리아
‘엑스맨: 다크 피닉스’ 홍보 차 한국을 찾은 사이먼 킨버그 감독과 영화 출연진들. 사진 폭스코리아

1│‘저 세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 들어야 잘 만든 세계관

대중적 성공을 거둔 영화의 공통점은.
“대중이 ‘소망 성취(wish fulfillment)’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순수 선(善)인 ‘영웅’이 존재하는 세계관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을 영화 속에서 성취시켜 준 작품들이 성공을 거뒀다. ‘저 영웅의 힘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한 성공 포인트다.”

영화 세계관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가치는.
“(눈을 크게 치켜뜨며) 인간성이다. 사람에게 사랑받는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엑스맨’ 시리즈를 예로 들면, 이 영화는 만화책, 즉 허구를 기반으로 한다. 현실에서 엑스맨 캐릭터들처럼 눈에서 광선을 쏘고 전구를 부술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나. 이런 허구의 인물을 보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 이상의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인간성이다. 인간성을 지닌 캐릭터는 관객이 그 캐릭터에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를 통해 관객은 영화 속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다.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모는 그의 결점과 연약한 면에서 나온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리즈물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은.
“세계관 속 캐릭터가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캐릭터도 마치 살아있는 인간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 먹고 성숙해져야 한다. 세계관이 같다고 해서 전작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대중이 ‘어라, 이 장면 예전에 본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게 만들면 최악이다. 영화마다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한다. ‘엑스맨’ 시리즈를 예로 들어보면 △‘로건(2017년)’은 서부극 △‘데드풀(2016년)’은 성인 코미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2011년)’는 첩보극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2014년)’는 시간 여행 △‘엑스맨: 아포칼립스(2016년)’는 재난 영화다. 그리고 이번 ‘다크 피닉스’는 초자연적인 힘 그리고 심리 스릴러 영화다.”

킨버그 감독이 각본 쓸 때 항상 되새기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자기 집을 나와 차를 타고 영화관까지 찾아온다. 그런 수고를 한 사람들이 2시간 동안 휴대전화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내 영화에 몰입할 수 있을까?’다.

그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데드풀’ 이야기를 꺼내자 순간 그의 눈이 빛났다. ‘데드풀’은 전직 특수부대 용병이 암에 걸렸는데 이를 치료하고자 실험에 참여한다는 내용이다. 실험이 잘못돼 얼굴은 흉측하게 변하고 신체는 아무리 다쳐도 바로바로 회복된다는 내용을 담은 블랙 코미디다.

일반적인 영웅과 달리, ‘데드풀’의 주인공 데드풀은 쉬지 않고 저급한 농담을 내뱉는다. ‘데드풀’도 마블 코믹스의 만화책이 원작이다. ‘데드풀’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데드풀 2’를 개봉했다. 그런데 데드풀은 영화 ‘더 울버린(2013년)’에서 악당으로 출연한 적 있다. 당시에는 과묵하고 무시무시한 캐릭터였는데, 같은 ‘엑스맨’ 세계관 안에서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돼 나타난 것이다.

새로 시작하려는 작품이 같은 세계관 속 다른 작품과 부딪힐 땐 어떻게 하나. 가령 ‘엑스맨’ 세계관에서 데드풀은 악당이었는데, 2016년엔 유쾌한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데드풀’을 만들 때의 생각은 이랬다. ‘엑스맨’의 세계관은 유지하되, ‘더 울버린’의 내용은 그냥 무시하자. 예전에 데드풀 역할을 맡았던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더 울버린’에서는 데드풀의 진가를 다루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나눴다. 결국 라이언과 함께 원작에 충실한 ‘데드풀’ 영화를 다시 만들기로 한 것이다. 만화처럼 한순간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데드풀을 선보이고 싶었다.”

이전 ‘더 울버린’의 내용을 무시하기로 한 건 당신의 생각이었나.
“아니다. 라이언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데드풀을 연기하면서 동시에 제작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그는 각본의 많은 부분을 직접 썼다. 진정한 영화 창작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2│감독은 처음이지만 대작 감독들로부터 도제 교육을 받아왔다

‘다크 피닉스’는 당신의 감독 데뷔작이다. 과거에 각본 쓰고 제작했던 경험이 감독 일에 어떤 영향을 줬나.
“각본 쓰고 제작하는 것은 일종의 ‘도제 교육 기간’이었다. ‘엑스맨’ 시리즈의 감독인 브라이언 싱어 감독, 매튜 본 감독과 일했는데, 이들은 주변 사람과 굉장히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일하는 스타일이다. 그 덕에 촬영 현장에서 감독이 하는 일을 일부 경험해봤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영화 촬영이 끝난 뒤 편집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제작자로서 일하며 느낀 점은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캐릭터의 서사에 집중한다’는 것이었다. 화려한 액션이나 볼거리만을 연출하는 것에 몰두해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면 실패한다. ‘로건’ ‘퍼스트 클래스’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모두 캐릭터의 감정선을 제대로 다뤄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경우다.”

각본가, 제작자, 감독 등을 모두 경험했는데, 각각의 차이점은.
“사실 세 직무의 경계는 흐릿하다. 굳이 차이점을 따지자면, 각본가는 오로지 자신의 상상력을 이용해 혼자 일한다. 제작자는 좀 더 현실적인, 실무적인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작가의 상상력을 어떻게 스크린에서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제작 과정에서 특수 효과를 얼마나 사용해 비용을 맞출지 등 상업적인 차원의 접근을 한다. 감독은 영화를 관통하는 ‘톤(tone·분위기)’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감독은 영화의 모든 부분에 개입하고 최종 결정권을 가진다. 2시간짜리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는 톤으로 만들어야 한다. 캐릭터의 외모, 연기 방식, 음악 등을 모두 감독이 정한다.”

새 작품을 쓸 때 참고하는 자료가 있나.
“물론이다. 각본을 쓰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쓰겠다고 마음먹은 작품에 참고할 만한 영화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 리스트에 있는 영화를 차례차례 본다. 때로는 한 작품을 수차례 보기도 한다. 그렇다고 제작하려는 영화와 비슷한 장르의 작품만 보는 건 아니다. ‘다크 피닉스’ 각본을 쓸 때는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는 등장인물을 다룬 영화,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등장인물을 다룬 영화들을 봤다. 평범한 가족이 서로를 등지고 갈라서는 내용을 담은 영화도 참조했다. 영웅 영화의 경우 ‘로건’과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를 봤다(킨버그 감독은 ‘로건’의 제작자다). ‘로건’은 대중이 영웅 영화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있게 다뤘다. ‘시빌 워’의 경우, 친구가 적이 되고, 적이 친구가 되는 이야기 구조가 몹시 매력적이었다. ‘시빌 워’는 세뇌당해 공격성을 드러내는 캐릭터 ‘윈터 솔져’를 보호하려는 캐릭터와 그를 제거해 평화를 되찾으려는 캐릭터로 편이 갈린다. ‘다크 피닉스’에서 주인공 진 그레이를 지켜야 한다는 쪽과 죽여야 한다는 쪽이 나뉘듯 말이다.”

석사학위 논문으로 썼던 각본을 영화화한 ‘미스터 앤드 미세스 스미스’(2005년)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스타 작가로 떠올랐다. 각본 쓸 때 원칙이 있나.
“각본의 소재는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인기를 끄는 트렌드를 좇아 각본을 쓰려고 하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각본에 담겨야 관객에게 울림을 준다. 내가 각본을 썼던 모든 영화는 내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미스터 앤드 미세스 스미스’ 각본을 쓸 당시에는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그와 싸울 때는 굉장히 좋았는데, 그와 안정기에 접어들면 묘하게 별로였다.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해 이를 작품에 녹였다. ‘엑스맨’ 시리즈 각본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크 피닉스’ 각본을 쓰던 3년 전엔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생각하던 시점이었다. 그래서 통제력을 잃은 캐릭터인 진의 이야기를 각본에 담았다.”


3│13년 전 죽었던 캐릭터 다시 불러내 전면에 내세워

‘다크 피닉스’는 주인공 진이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를 당한 후 변하는 악(惡)한 존재다. 이번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다크 피닉스’는 2006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이하 최후의 전쟁)’에서 이미 죽음을 맞이한 캐릭터다. 즉, 킨버그 감독은 13년 전 ‘엑스맨’ 세계관에서 사라졌던 캐릭터를 다시 불러와 전면에 내세우는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그는 ‘최후의 전쟁’의 각본가였다.

‘최후의 전쟁’에서도 다크 피닉스가 등장한다. 이번 영화와 전작의 차이점은.
“‘다크 피닉스’에서는 진의 이야기를 제대로 다뤘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최후의 전쟁’ 각본을 쓴 사람으로서 가장 후회되는 점이 진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가 겪는 감정적, 도덕적인 변화와 그 복잡성을 다루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쉬웠다. 진의 이야기가 서브 플롯(보조 줄거리)이었다는 점도 몹시 안타까웠다. 당시 큐어라는 엑스맨의 능력을 없애는 약 이야기와 진의 이야기를 함께 다루느라 상대적으로 뒤로 밀렸다. 게다가 당시 제작진이 남성 캐릭터가 영화를 주도하길 원했기 때문에 진의 분량은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이런 아쉬움을 전부 해소했다. 진이 겪는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고난을 깊이 있게 다루기 위해 노력했다. ‘최후의 전쟁’과 달리 만화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따랐다. 세계관을 우주로 확장하고 외계인을 등장시켰다. 캐릭터가 ‘살아 숨 쉬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살아 숨 쉬는’ 느낌을 어떻게 담았나.
“진의 불안을 화면에 담을 수 있도록 촬영기사가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찍는 방식을 썼다. 이전 ‘엑스맨’ 시리즈에서는 아마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었다고 기억한다. 주로 다큐멘터리에서 쓰는 기법이다. 카메라를 고정시켜놓지 않기 때문에 촬영기사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이 흔들린다. 이번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 그 기법을 활용했다.”

이 영화가 ‘여성 중심적 이야기’임을 강조했다고 들었다. 어떤 의미인가.
“우선 주인공인 진이 여성이다. 진의 충동을 자극하는 악당도 여성이다. 그것도 몹시 강력한 힘을 가진 여성이다. 내가 ‘엑스맨’ 시리즈의 원작 만화를 좋아하는 것은 강력한 여성 캐릭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엑스맨’ 시리즈 영화에서는 여성이 주연급이 아니었다. 남성 주연의 뒤로 밀려나 있었다.”

왜 여성 중심적 이야기를 만들었나.
“원작 만화에 충실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그리고 이제 (여성을 전면에 내세울)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멋진 여성 캐릭터가 많은데 스포트라이트는 전부 남성 캐릭터가 받아 오지 않았나.”


엑스맨: 다크 피닉스 (X-men: Dark Phoenix·2019)

장르|액션, 모험, SF
국가|미국
러닝타임|114분
감독|사이먼 킨버그
출연|소피 터너(진 그레이), 제임스 맥어보이, (찰스 자비에), 마이클 패스벤더(에릭 렌셔), 제니퍼 로렌스(레이븐 다크홈), 제시카 차스테인(릴렌드라 네라마니), 타이 쉐리던(스콧 서머스) 등  
내용|우주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던 엑스맨들 중 ‘진 그레이(이하 진)’가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를 당한다. 이후 진은 어둠의 힘에 눈을 뜨면서 다크 피닉스로 변하고, 가족처럼 지내던 엑스맨의 강력한 적이 된다. 진을 죽여야 한다는 쪽과 그를 보호해야 한다는 쪽으로 엑스맨은 분열하게 된다.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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