쑹훙1965년생, 시베이대 철학 학사, 푸단대 경제학 석사, 난카이대 경제학 박사,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
쑹훙
1965년생, 시베이대 철학 학사, 푸단대 경제학 석사, 난카이대 경제학 박사,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

“문명충돌이 아닙니다. 중·미 무역마찰은 미국이 중국의 굴기를 억제하려는 데서 시작된 것입니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산하 세계경제정치연구소의 쑹훙(宋泓) 부소장은 “중·미 간 세력 교체를 막으려는 미국의 시도가 중·미 무역마찰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그는 패권 대신에 세력이나 권력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면서 자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쑹 부소장은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중·미 무역마찰을 해결할 수 없다”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시작한 301조 조사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통상법의 대외 보복규정인 301조를 근거로 2017년 8월부터 중국의 불공정관행을 조사했다. 2018년 3월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중국이 거부하자 4월부터 제재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미·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쑹 부소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5월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주최한 정기 세미나에서 ‘중·미 무역분쟁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추가 질의응답 등을 엮어 인터뷰로 재구성했다.


지금의 미·중 관계를 어떻게 보나.
“중·미 관계는 3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첫째는 일반 국가 관계로서 미국이 제재를 푼 1972년 이전까지만 해도 사실상 교역이 중단됐던 양국은 상호 최대 교역 대상국으로 발전했다. 2016년 중국은 미국의 최대 교역 대상국이 됐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최대 상품무역 적자 대상국이다. 둘째, 미국 주도의 세계화가 가져온 양극화도 새로운 중·미 관계를 만들었다. 미국은 대규모의 무역적자를 내며 혁신과 아웃소싱, 시장과 소비, 달러 패권으로 특징되는 하이엔드로 갔고, 중국은 생산과 수출 등으로 거액의 무역흑자를 내고 그 돈으로 미국 국채를 구입하는 로엔드에 있으면서 형성된 관계가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세계 권력의 경쟁자 역시 중·미 관계의 또 다른 측면이다. 미국은 이 같은 양국 관계를 조정하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무역적자 감소 요구, 트럼프 팀의 중국 경제구조 변화 요구, 중국 발전에 대한 억제가 그것이다.”

미·중 갈등이 문명충돌이고 그래서 전쟁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중국이 개혁·개방 40년간 연평균 9.5% 성장하며 글로벌 각 부문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2009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고, 구매력평가 기준으로는 2014년 미국을 추월했다. 상품무역은 2013년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국가가 됐다. 중국의 굴기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양국 갈등을 야기했다. 역사적으로 대국 관계는 세력 교체로 나타난다. 중·미 경쟁은 과거 미국과 영국 간 경쟁과 비슷하다. 중·미 관계는 무역뿐 아니라 기술·유학생·문화 등이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는 시기에 있다. 치열한 세력교체 과정은 대부분 전쟁을 통해 완성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과거엔 핵전쟁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은 세계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세계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관세전쟁이 끝나도 기술냉전으로 양국 간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무역전쟁을 떠나 중·미 간 세력 교체 대결은 향후 50년간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60년은 돼야 미국 수준에 이를 것이다. 양국 관계 조정은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과정이 될 것이다. 양국은 더 많은 협력을 통해 세계 발전을 떠받쳐야 한다. 패권을 위해, 대통령 개인의 이익을 위해 세계에 불리한 전쟁을 하면 안 된다.”

양국이 상호 보복조치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
“처음부터 중국은 이런 충돌을 원하지 않았다. 무역에서 다른 분야로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건 미국 지도층이 결정하고 있다. 중국의 보복조치는 주권국가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양국이 전면적으로 대치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양국은 물론 지역 경제와 글로벌 경제에 불리한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양국이 대립하면 같은 기술도 두 가지 방식을 적용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 있다.”

중국의 보복카드로 희토류 수출 중단, 미국 국채 매각,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실효성이 있다고 보나.
“3가지 방법 모두 매우 좋은 건 아니다. 중·미 관계 발전과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경제 협력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301조 조사를 빨리 중단해야 한다. 이 같은 일방적인 방식의 협상 메커니즘은 안 된다. 강제 기술 이전과 환율, 국유기업 보조금 등의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를 기반으로 한 다자체제나 평등한 양자체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WTO의 반보조금 협의시스템이 있는데 구체적인 규칙이 없다. 이를 먼저 완비시키는 게 중요하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안배할 수도 있다. 중국은 더 많은 상품 관세의 양허가 가능하다. 과거 추진해온 양자 투자협정(BIT) 협상도 재개할 필요가 있다. 양국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는 많다.”

미·중 무역전쟁이 당장 양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텐데.
“미국이 중국산 2500억달러(약 294조7500억원)어치 상품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경우 중국 경제 성장률을 0.657%포인트, 미국의 경우 0.004%포인트 끌어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중국산 수입상품 모두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 경제 성장률은 1.008%포인트 인하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성장률은 0.002%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양국 무역전쟁은 다른 나라에도 불똥이 튀는데.
“양국은 초기에는 양자관계였지만 아프리카와 중남미까지 생산망을 포함한 관계로 변화했다. 양국 갈등은 글로벌 가치사슬을 흔들면서 양국뿐 아니라 이 네트워크에 관련된 국가의 기업에 모두 영향을 줄 것이다. 주로 중국에서 비교 우위를 잃은 노동집약적 산업의 해외 이전이 빨라질 것이다. 반면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수입대체가 강화돼 발전이 촉진될 것이다. 물론 화웨이처럼 일시적인 조정과 고통이 불가피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언제쯤 해결책이 도출될 수 있을까.
“두 차례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있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미국이 301조 조사를 중단하는 것이다. 또 다른 기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전에 타결을 시도하는 것이다. 두 시점을 놓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든 다른 대통령이 나오든 상당 기간 양국의 경색 관계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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