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트람 볼프(Guntram Wolff) 독일 본대학 경제학 박사, 독일 분데스방크 이코노미스트, 국제통화기금(IMF) 자문관
군트람 볼프(Guntram Wolff)
독일 본대학 경제학 박사, 독일 분데스방크 이코노미스트, 국제통화기금(IMF) 자문관

“건전한 경쟁, 아이디어 교환, 기술 제휴를 포기하면 미국과 중국은 모두 패배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양국 모두가 지는 싸움으로 끝날 것이다.”

군트람 볼프 벨기에 브뤼겔연구소장은 ‘이코노미조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서 “승자는 없다”고 말했다. 자유무역주의 원칙이 깨지면서 양국 경제에 모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점이다.

볼프 소장은 독일 분데스방크에서 이코노미스트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문관을 역임했다. 그가 현재 몸담고 있는 브뤼겔연구소는 유럽의 대표적 싱크탱크다. 펜실베이니아대 산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이 발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 국제경제정책 부문 순위에서 지난해 미국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
“미·중 갈등은 단순히 양자 간 무역 관계에서 비롯된 싸움이 아니다. 지정학적 주도권 싸움으로 해석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거부감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성장 발판을 차단하기 위해 기술력이 유입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기술 습득을 멈출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누가 주도권 경쟁에서 승리할까.
“미국과 중국은 당장의 경제적 승패를 중시하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가 크다. 건전한 경쟁, 아이디어 교환, 기술 제휴를 포기하면 미국과 중국은 모두 패배할 것이다. 미·중 갈등은 양국 모두가 지는 싸움으로 끝날 것이다.”

미·중 갈등의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갈등을 억제하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미국 소비자와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유권자들은 일부 소비재 가격이 오르는 불편함을 겪고, 변화를 위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무엇이 변화를 촉발시킬지 상상하기 어렵다. 변화 가능성을 보는 영역은 중국의 추가적인 문호 개방이다. 중국이 다소 소극적이긴 하지만, 유럽과도 상호호혜적 관계를 추구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중 갈등은 EU에 점점 더 골칫거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국은 갈등이 심화될수록 편 가르기를 시도할 것이다. EU가 자유민주주의(미국)와 다자주의(중국)라는 가치 사이에서 고민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는 EU에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EU의 대비책은.
“우선 이해관계가 깊게 얽혀 있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비대칭적 관계를 형성한다. 이로 인해 제3국들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한국도 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어떻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EU처럼 한국도 세계무역기구(WTO)의 방침을 계속 지지해야 한다. 다른 국가들과 양자 간 무역협정을 맺으면서 이들이 문호 개방 상태를 유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 협정은 (자유무역주의에 입각한) 글로벌 무역 규칙이 무너졌을 때 중요한 보험으로 기능할 것이다.”

김소희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