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식 경남대 경영학과, 창원대 경영대학원 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24회,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 비서실장, 경상남도 경제통상국장·자치행정국장, 옛 마산시 부시장 / 전수식 창원시정연구원장이 5월 29일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창원시정연구원 원장실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전수식
경남대 경영학과, 창원대 경영대학원 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24회,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 비서실장, 경상남도 경제통상국장·자치행정국장, 옛 마산시 부시장 / 전수식 창원시정연구원장이 5월 29일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창원시정연구원 원장실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창원·울산·포항·구미·군산 등 각 지방의 전통 제조업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데, 자원과 고급 인력은 수도권에 몰려 있습니다. 제조업 생산 공장만 지방에 있고, 제조업의 두뇌인 연구·개발(R&D) 센터는 수도권에 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렇게 가다간 지방의 제조업 도시가 수도권의 생산 기지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창원시 싱크탱크인 창원시정연구원의 전수식 원장은 “제조업의 경우 생산 공장 옆에 R&D 센터가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R&D 센터에서 개발한 기술을 제품 생산 과정에 적용하고 수정하는 작업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창원·구미·군산 등 전통 제조업 도시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단순 작업만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전 원장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25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1981년 공직에 첫발을 디딘 후 김영삼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경상남도 경제통상국장, 자치행정국장 등을 지냈다. 2004년부터 2년 동안은 마산 부시장이었다.

전 원장은 창원에서 택시 운전기사로도 일한 특이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창원시장에 출마하고 낙선한 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택시를 몰았다. 전 원장은 “택시는 시민의 주머니 사정과 직결돼 있는 만큼 경제 상황을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라며 “택시 기사로 일하는 동안 승객이 늘어난 적이 없을 정도로 창원 경기는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원장을 5월 29일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창원시정연구원 원장실에서 만났다.


취임한 지 4개월(올해 1월 18일 취임)이 지났다. 창원 경제 상황은 어떠한가.
“창원시정연구원장이 된 이후 들여다본 창원 경제 관련 수치가 좋지 않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창원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느꼈던 것을 숫자로 확인했다. 창원 경기는 2011년 이후 하락세다. 지역 경제 규모를 보여주는 지역내총생산(GRDP·각 시·도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의 합)은 2011년 34조6000억원에서 2016년 32조4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창원의 산업 구조는 기계, 전기·전자, 금속·철강과 같은 제조업 중심이다. 그런데 자동차, 조선 등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창원 지역 경제가 어려워졌다. 창원은 1974년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 이래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대내외 악재가 있을 때도 거의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외환위기 때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원화 가치 하락) 창원 내 기업의 수출이 늘어나기도 했다. 창원을 지배하던 경제 성장 불패 신화가 깨지고 있다.”

창원 경제가 어려운 원인은 무엇인가.
“수출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됐고, 중국이 자국에서 기계를 생산하기로 하면서 대중국 수출액이 2011년 이후 매년 감소했다. 이에 더해 중동 지역의 저유가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중동 국가가 대형 인프라 투자를 줄였다. 과거 창원은 중동에 건설 기계, 원전, 해수 플랜트 등을 수출했다. 한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등과 같은 중동 국가는 창원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위 10위 수출 대상국에 중동 국가는 없다.”

창원시가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을 텐데.
“창원시는 방위, 항공, 수소 산업에서 활로를 찾으려 한다. 방위와 항공은 창원의 전통 산업이다. 창원은 국가지정 방산업체 89개 중 19개가 있는 방산 도시다. 지금까지 창원 내 방산업체는 주로 국방부에만 납품했다. 앞으로는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한국이 전쟁 경험이 있고, 미국에 수출한 적이 있다며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창원에는 항공 부품 업체도 많다. 전국 160개 항공 관련 기업체 중 38곳이 창원에 있다. 창원은 항공 부품 산업 육성을 위해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창원은 수소 산업을 신산업으로 키우려고 한다. 창원국가산업단지에는 이엠솔루션, 범안산업과 같은 수소 산업 관련 기업이 많은 편이다. 창원은 정부가 지정한 수소충전소, 수소자동차 보급 거점 도시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제조업에만 방점을 두는 거 아닌가.
“문화와 관광 산업도 키우려고 한다. 창원에 통합된 마산은 문화·예술의 혼이 깃들어 있는 예향(藝鄕·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고 예술가를 많이 배출한 곳)이다. 마산에서 태어나 성장했거나, 마산을 거쳐 간 예술인이 꽤 많다. 대표적인 인물로 조각가 문신이 있다. 창원은 6·25전쟁 때도 함락되지 않은 도시라 문화·예술 자원이 많이 남아있고 이를 관광 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 젊은 문화·예술인이 창원을 찾도록 하기 위해 웹툰캠퍼스와 콘텐츠코리아랩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웹툰 작가 등 콘텐츠 창작자에게 작업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젊은이들을 창원에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산 출신 영화인 강제규 감독은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일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앞으로 창원 경제 전망은.
“기계 산업에서 쌓아온 힘이 있기 때문에 창원 경제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신호도 많다. 한국GM은 올해부터 4년간 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를 투자해 창원에 도장공장을 신축하기로 하면서 철수설을 잠재웠다. 방위 산업 분야에선 현대로템이 국산 변속기 결함으로 지체됐던 K2 전차 2차 양산분을 출고하기 시작했다. 한화디펜스는 터키, 폴란드, 인도, 핀란드 등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면서 글로벌 방산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 40년간 17억달러(약 2조원) 상당의 항공기 엔진 부품을 미국에 공급하기로 했다. 흔히들 ‘경제는 심리’라고 말한다. ‘나쁘다 나쁘다’고 하면 오히려 경제가 더 위축될 수 있다. 창원 경제에 비친 희망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가면 창원 지역의 먹구름이 걷힐 것이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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