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열 청주고, 고려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43회,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산업과, 장관실, 주UAE 대사관, 창조행정담당관, 무역진흥과장, 통상협력국 동북아통상과장
박덕열
청주고, 고려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43회,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산업과, 장관실, 주UAE 대사관, 창조행정담당관, 무역진흥과장, 통상협력국 동북아통상과장

1970년대 한국 경제의 질적 고도화를 위해 추진된 중화학공업 육성정책과 함께 경남 창원에는 기계 산업 기지가 조성됐다. 1978년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창원 국가산업단지는 2014년 기준 전국 기계 산업 생산의 26%를 담당하는 등 한국 기계공업의 요람이 됐다. 그리고 창원을 위시한 동남권 산업벨트의 성장은 지역경제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토의 균형발전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과 미·중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한국 제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제조업 부진의 여파가 제조업 밀집 지역의 경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조선업 업황 악화로 인해 창원 진해구 등 조선업 밀집 지역이 겪은 지역경제 침체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해 한국 조선업은 수주액 370억달러(약 43조5000억원)를 기록해 근 10년간 경험해보지 못한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고, 그 여파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STX조선해양 등 주요 기업들은 생산을 중단하거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러한 산업 위기의 영향은 종사자의 고용 불안정과 주변 상권의 침체로 확산됐다. 2015년 대비 2017년 군산의 휴·폐업체는 74.4%나 증가하고, 같은 기간 창원시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는 10.2%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조선 밀집 지역 경제회복을 위한 총력대응을 위해 창원시 진해구 등 6곳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하고 93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구조조정에 직접 타격을 받은 협력업체와 노동자·실직자를 집중 지원하는 한편 위기대응 역량 제고를 위한 대체·보완 산업 육성방안도 수립했다.

창원은 풍부한 기계 산업 기반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기계·자동차·조선 등 기존 주력 산업의 고도화를 지원했다. 첨단·특수기계 분야의 기술 고도화와 함께 자동차 전략부품 개발, 친환경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등을 위한 설비 구축 등도 지원방안에 포함됐다.

정부는 올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기간을 연장하고 지원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위기지역 추가 지원을 위해 2780여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최근 독일·미국 등 주요 제조업 강국들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제조업 혁신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 2월 창원 국가산업단지를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로 선정했다. 스마트 산단이란 ICT 기반 서비스를 통해 첨단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말한다.

창원 국가산단은 기계·전기전자 산업 관련 역량이 축적돼 첨단 업종으로 고도화될 잠재력이 크고, 대학과 기업연구소 등 혁신기반이 마련돼 있어 스마트 기술이 개발되기에 유리하다는 점이 인정돼 반월·시화 공단과 함께 스마트 산업단지 첫 추진 사례로 선정됐다.

위기(crisis)는 그리스어 ‘krinein’으로부터 유래됐다. 이는 회복과 죽음의 분기점을 나타내는 의학용어였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되는 결정적인 순간으로 위기는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의 위기는 우리의 결정과 노력에 따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민관이 협력해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고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해야 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기술공정 혁신도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나라 제조업 발전의 거점도시인 창원 또한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때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과 창원의 제조업 부활을 기대해본다.

박덕열 산업통상자원부 지역경제진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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