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전문점을 위한 ‘고스트키친’의 공유 주방. 입주사는 주방 기기 등이 완비된 이 공간에서 음식을 요리만 하면 된다. 사진 고스트키친
배달 음식 전문점을 위한 ‘고스트키친’의 공유 주방. 입주사는 주방 기기 등이 완비된 이 공간에서 음식을 요리만 하면 된다. 사진 고스트키친

지난해 한국 배달 음식 시장 규모는 20조원에 달했다. 불과 1년 전보다 5조원이나 늘었다. 1인 가구, 혼밥족(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 증가가 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 바람을 타고 뜨는 분야가 ‘공유 주방’이다. 사업자가 매장을 통째로 임대해 인테리어, 주방 시설 등을 꾸며놓고, 이곳을 여러 사업자에 재임대해 배달·마케팅 서비스까지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마디로 식음료 분야에 특화한 코워킹(coworking·작업장을 공유하면서도 독립적 활동을 하는 스타일) 공간이다.

공유 주방 열풍 한가운데 ‘고스트키친’도 있다. 배달의민족에서 IR(투자유치)을 담당했던 최정이 대표가 나와서 만든 공유 주방 서비스다.

배민에서 운영하는 공유주방 브랜드 배민키친이 배민 소속 셰프가 맛집 레시피를 전수받아 이를 토대로 만든 요리를 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고스트키친은 배달 전문 음식점들에 주방 공간과 시설을 임대하고 다른 제반 서비스를 지원한다.

최 대표는 음식 배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배민 재직 시절 생생하게 느꼈다고 했다.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출신 ‘공돌이’가 배민에서 배달 음식 시장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특히 2014년 배민이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원(약 3600만달러)을 투자받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 투자를 계기로 그해 배민은 주문 300만 건을 돌파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다.

그렇다고 최 대표가 배민에서의 경험만을 믿고 무턱대고 외식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2017년 회사를 나와 올해 본격적으로 공유 주방 브랜드 영업을 시작하기까지 2년간 배달 전문 음식점을 운영했다. 고스트키친 고객의 심정으로 사업을 꾸려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 대표는 한국 외식 창업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매해 음식점이 18만 개씩 새로 생겼다 사라지는데, 이들의 평균 영업 기간이 2년에 불과하다는 부분에 주목했다”고 했다.

고스트키친은 권리금, 주방 시설, 인테리어 등 창업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입주사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150만원, 관리비 약간만 있으면 바로 음식 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 초기 창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많다. 지난 6월 영업을 시작한 삼성 1호점, 7월 중 문을 여는 강남역 2호점에 입주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 패스트파이브로부터 21억원을 투자받으며 사업성도 인정받았다.

최근 시장에는 고스트키친의 경쟁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기업 롯데로부터 투자 받은 위쿡,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세운 클라우드키친 등이다.

여기에 대응하는 고스트키친의 무기는 IT 기술이다. 실제로 고스트키친은 입주사들이 한 번에 여러 배달 앱으로 들어온 주문 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체 주문 접수 시스템을 만들었다. 공유 주방 업체 중 소프트웨어팀을 꾸린 곳은 고스트키친이 유일하다. 최 대표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데이터 분석 결과를 입주 업체들과 공유해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Keyword

단추로끓인스프(서비스명 ‘고스트키친’)

특징 공유 주방 브랜드
설립 2017년
투자
시드 투자 2018 500스타트업 (투자 금액 비공개)
시리즈 A 2019 이에스인베스터·패스트파이브· 패스트인베스트먼트· 슈미트 21억원
성과 배달 음식 전문 브랜드 ‘도쿄카레’ 월매출 1억원, 6·7월 고스트키친 삼성점·강남역점 오픈

송현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