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사진 김소희 기자
7월 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사진 김소희 기자

“버려지는 농산물의 80% 이상은 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저희는 아깝게 버려지는 농산물을 되살리고 있습니다.”

3일 오전 7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민금채(40) 지구인컴퍼니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지구인컴퍼니는 폐기 처리 직전의 농산물을 유통하는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외관상 못생겼거나 판로를 찾지 못해 재고로 쌓인 농산물을 농가에서 직접 구입해 30~4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또 이 농산물을 분말 수프, 죽, 주스와 같은 건강 간편식으로 재탄생시킨다.

민 대표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무척이나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식물성 고기를 다루는 자체 브랜드 ‘언리미티드’의 막바지 제품 개발 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식물성 고기는 정미소에서 재고로 남은 귀리·현미·견과 등 곡물로 만든다. 이날도 민 대표는 인터뷰가 끝난 직후인 오전 8시에 제조공장이 있는 대전으로 출발했다.

그는 3년 전 배달의민족에서 요리 방법과 재료를 배달하는 ‘배민쿡’ 서비스를 개발했다. 서비스는 3개월 만에 종료됐지만 깨달은 점은 확실했다. 재고 관리의 중요성이다. 주문 수요를 예측하지 못하면 재고가 쌓인다. 아무리 매출이 높아도 적자가 지속될 수 있다. 민 대표가 회사를 나와 사업 아이템을 정할 때도 재고 관리에 방점을 뒀다. 그래서 농가에서 폐기되는 농산물 재고를 효과적으로 유통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어쩌다 재고로 쌓인 농산물을 유통할 생각을 하게 됐나.
“15년 전 여성지 기자로 활동했는데 당시 동료 기자와 식문화를 즐겼다. 농부나 셰프를 다수 인터뷰하고 한 달에 한두 번씩 농가를 찾아다니면서 캠핑도 했다. 농부들이 판매하지 못하고 버리는 ‘B급 농산물’이 많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농산물이 버려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폐기물의 40%는 단순히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진다. 나머지 40%는 판로를 찾지 못해서다. 품질은 멀쩡한데 아깝게 폐기되는 것이다.”

사업 시작 후 농부들의 반응은.
“농부들은 재고가 줄었다고 좋아했다. 한 번은 알고 지내던 농부에게서 울면서 전화가 왔다. 대기업에 미니사과를 납품하기로 했는데 수확 보름 전에 우박을 맞아 손상을 입은 것이다. 지구인컴퍼니에서 이 미니사과 재고를 전부 사서 디저트 피클로 만들어 팔았다. 비슷한 방식으로 12개의 농가와 계약했다. 그렇게 지난 1년간 해당 농가들의 재고를 ‘제로(0)’로 만들었다. 현재는 총 120곳의 농가·정미소와 계약을 하고 있다.”

지구인컴퍼니 제품의 경쟁력은.
“가성비가 좋다는 점이다. 나는 ‘착한 소비’라는 용어를 싫어한다. 폐기물을 줄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소비자에게 주입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합리적 소비’를 권한다. 지구인컴퍼니의 가공식품은 주재료가 재고품이어서 타사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또 불필요한 함량을 낮추고, 화학첨가물도 넣지 않는다. 가격, 건강, 맛을 모두 잡아 경쟁력 있다. 주요 고객군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30~40대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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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컴퍼니

특징 농산물·가공식품 온라인 유통 기업
설립 2017년
투자
시드 투자 2018 로아인벤션랩
시리즈 A 2019 옐로우독, 총 6억원
성과 120개 농가 거래처 확보, B급 농산물 1020t 유통, 농가 수익 1억4000만원 증대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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