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 맥코드( Patty Mccord) 전(前) 넷플릭스최고인재책임자(CTO·Chief Talent Officer)
패티 맥코드( Patty Mccord)
전(前) 넷플릭스최고인재책임자(CTO·Chief Talent Officer)

미국 넷플릭스는 DVD 대여 사업에서 시작해 22년 만에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업체로 성장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이 영화 DVD를 우편으로 배달해주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 1997년. 그는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2007년부터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을 시작했다. 그의 선택은 탁월했고 넷플릭스는 지금 월트디즈니, 타임워너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콘텐츠 회사와 어깨를 겨눈다.

넷플릭스 성장에는 독특한 인재 관리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 헤이스팅스 회장은 2009년 8월 ‘넷플릭스 문화: 자유와 책임(Netflix culture: Freedom and Responsibility)’이라는 제목의 내부 문서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넷플릭스 임직원이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 곳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등을 정리한 슬라이드 문서다. ‘넷플릭스 컬처 데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124쪽 분량의 이 문서는 전 세계 혁신의 중심지,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가 참고하는 인재 관리 지침서가 됐다.

넷플릭스에서 14년 동안 최고인사책임자(CTO·Chief Talent Officer)로 일한 패티 맥코드(Patty McCord·65) 패티맥코드컨설팅 대표는 헤이스팅스 회장과 넷플릭스 인재 관리 지침을 구축한 인물로, 넷플릭스 컬처 데크의 세부 내용을 정리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컬처 데크를 풀어 쓴 저서 ‘파워풀: 넷플릭스 성장의 비결’에서 넷플릭스의 인재 관리 철학을 소개했다. 이 회사의 인재 관리 핵심은 ‘최고가 되거나 나가거나(Best or Nothing)’로 요약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메이저리그 야구단처럼 각 포지션을 A급 인재로 채운다. ‘A급 동료야말로 모든 것을 넘어선 최고의 보상’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매출이 10배 성장한 넷플릭스의 인재 관리 비법을 살펴봤다.


무한한 자유·보상, 실적으로 평가

넷플릭스의 인재 관리 핵심은 ‘자유와 책임’이다. 이 회사는 직원에게 최대한 자유를 주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자체 제작 콘텐츠) 부서는 자유로운 근무 환경이 좋은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넷플릭스 초창기부터 최고콘텐츠책임자(CCO·Chief Contents Officer)로 일한 테드 사란도스는 팀원들에게 오리지널 콘텐츠 시즌 전체를 자유롭게 제작하도록 했다. 그리고 제작 능력을 증명한 사람에게 보상했다. 사란도스 CCO는 “자유를 부여하자 팀원들은 자신이 콘텐츠 책임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각종 제약에서 풀어준 것이 오리지널 콘텐츠 사업을 정착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팀은 매년 새로운 콘텐츠 생산량을 두 배씩 늘렸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 이후 이야기를 다룬 ‘더 크라운’, 아들 셋을 홀로 키우는 어머니와 그녀의 가족·친구의 일상을 코믹하게 풀어낸 ‘풀러 하우스’, 리얼리티쇼 ‘얼티메이트 비스트마스터’를 사란도스 팀이 만들었다.

넷플릭스 직원들은 최고 수준의 자유를 누린다. 대표적인 것이 ‘휴가 정책이 없는 정책(no-vacation-policy policy)’이다. 휴가를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쓸 수 있다. 휴가를 가기 위해선 직속 상사와 상의만 하면 된다. 출장 경비를 일일이 보고할 필요도 없다. 자기 돈을 쓰는 것처럼 합리적으로 사용하면 된다. 대신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넷플릭스에 이로운 방향으로 행동했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최고의 보상은 최고의 동료

그녀의 저서 ‘파워풀: 넷플릭스 성장의 비결’. 사진 예스24
그녀의 저서 ‘파워풀: 넷플릭스 성장의 비결’. 사진 예스24

넷플릭스 경영진은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은 최상의 실력을 갖춘 동료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여긴다. 넷플릭스는 보너스, 스톡옵션, 높은 연봉, 심지어 승진조차 A급 인재를 움직일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A급 인재는 훌륭한 인재로 이뤄진 조직에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맥코드는 “고급 커피 머신에 스시 점심, 바텐더를 제공하는 것보다 최고 인재를 데려와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며 “직원에게 가장 좋은 지원은 오직 A급 인재만 채용해서 그들이 함께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에는 ‘회사는 가족이 아니라 스포츠팀과 같은 것’이라는 조직 문화가 퍼져 있다. 코치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선수를 교체하지 않으면, 나머지 팀원이나 팬들이 실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 큰 성과를 냈더라도 지금 당장 실적을 내지 못하면 정리 대상이다. 넷플릭스 한 임원은 1년 동안 75명의 부하 직원 중 25명을 해고한 이유를 “지시받은 대로 일하고 현재 상태(status quo)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창립 멤버도 때에 따라 해고한다는 것이 이 회사 방침이다. 맥코드는 “훌륭한 스포츠팀은 끊임없이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며, 현재 선수 명단에서도 특출한 사람들만 골라낸다”며 “회사 관리자도 계속해서 인재를 찾고 팀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멋지게 헤어져라

맥코드는 직원을 해고하는 이유를 개인의 능력 부족에서 찾지 말라고 조언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회사에 필요한 기술이 달라지고 이에 기존 직원이 필요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디자이너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맥코드는 “그녀는 재능이 있었지만, 서비스 성격이 점점 변하면서 넷플릭스에서 할 역할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디자이너는 곧바로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넷플릭스의 인재 관리 철학은 맥코드 자신에게도 적용됐다. 그녀는 주력 사업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돌아선 2012년, 넷플릭스를 떠났다. 맥코드는 “탁월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열성을 다했지만, 그다음부턴 내가 필요 없어지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경영진은 직원을 통제하는 대신 적절한 맥락을 전달하면서 어떻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한다”며 “넷플릭스에서의 14년은 두말할 것도 없이 좋았고, 특히 우리가 만든 넷플릭스 조직 문화가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plus point

넷플릭스 조직 문화 만든 패티 맥코드는 누구?

패티 맥코드(Patty Mccord·65)는 넷플릭스에서 최고인재책임자(CTO·Chief Talent Officer)로 14년간 일했다. 넷플릭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리드 헤이스팅스와 직원의 자유와 책임을 극대화한 넷플릭스 조직 문화를 설계했다. 맥코드는 넷플릭스에 입사하기 전 시게이트테크놀로지,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볼랜드 등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했다. 직원 채용, 커뮤니케이션, 인재관리(HR) 분야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넷플릭스를 떠난 후 자신의 이름을 딴 패티맥코드컨설팅을 설립했다.

1953년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 1976년 소노마주립대 이중언어교육학과 졸업, 시게이트테크놀로지 인사부(1984~88년),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다양성 프로그램 매니저(1988~92년), 볼랜드 인사부 매니저(1992~94년), 퓨어아트리아 인재관리 디렉터(1994~97년), 넷플릭스 최고인재책임자(1998~2012년), 패티맥코드컨설팅 대표(2013년~현재)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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