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워런 버핏(왼쪽부터). 사진 블룸버그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워런 버핏(왼쪽부터). 사진 블룸버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공상과학(SF) 소설 마니아다. 그는 한때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가 남긴 철학서를 탐독했지만,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책은 영국 드라마 작가인 더글러스 애덤스(1952~2001)가 1995년 발표한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다. 머스크는 현재 미국 민간 우주로켓 업체 ‘스페이스X’의 최대주주다. 기존 로켓 발사체가 일회용인 반면 그는 이를 재활용해 비용을 줄인다는 혁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6월 재활용 로켓 발사에 성공했으며, 오는 2021년 첫 상업용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겠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1971년생인 머스크의 꿈은 화성에서 여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독서광이다. 현재 자선사업가(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회장)로 활동 중인 그는 본인이 운영하는 독서 블로그 ‘게이츠노트(Gatesnote)’에 추천 도서를 올린다. 최근에는 올해 여름에 볼 만한 5권의 신간을 소개했다. 로맨스 소설 작가인 그레임 심시언의 ‘로지 리절트(The Rosie result)’와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여성 불평등에 대해 쓴 ‘오름의 순간(The moment of lift)’ 등이 그것이다. 그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기업가로서 나의 성공에는 독서가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간 약 50권의 책을 읽고 있으며 자택 서가에 5000여 권의 책이 있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는 주식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매일 책을 600~1000쪽씩 읽었다. 일과의 80%를 독서에 썼다. 지금도 하루에 500쪽 분량의 책을 읽고 있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2015년을 ‘책 읽는 한 해’로 선포했다. 페이스북 CEO답게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 ‘책의 해(A Year of Books)’라는 페이지를 만들어서 페이스북 이용자들과 독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책을 읽으면 다른 미디어보다 더 깊게 주제를 탐구하고 몰입할 수 있다”고 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반드시 독서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2월 타계한 패션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도 20만 권 이상의 장서를 가진 독서광이었다.


미국 CEO, 연간 평균 60권 읽어

미국의 직장인 교육 정보 사이트인 ‘스위치앤드시프트(Switch&Shift)’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CEO들은 평균 연간 60권씩 책을 읽는다. 가장 많이 보는 책의 종류는 역사서와 전기(傳記)다. 이들은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이나 철학, 지혜를 아이디어화해 경영에 적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기업가의 창의성도 과거의 토대 위에서 나온다는 방증이다.

때로는 한 권의 책이 기업의 이름과 문화를 결정짓기도 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걸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은 순수한 청년 베르테르가 첫눈에 반한 여인 샤롯데로 인해 목숨까지 버릴 정도로 사랑과 열정을 불태운다는 내용이다. 이 소설은 발행된 지 200년이 훌쩍 지났지만, 샤롯데란 이름은 한국에서 매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름 아닌 ‘롯데’라는 기업명을 통해서다.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샤롯데처럼 큰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길 원해 기업명에 반영했다”고 했다.

샤롯데는 롯데에서 만든 상품(샤롯데 초콜릿), 뮤지컬 전용극장(샤롯데관) 등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이어 롯데그룹은 2016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인근 아레나 광장에 괴테 동상까지 세웠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괴테의 작품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괴테 동상을 세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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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황부영 브랜다임앤파트너즈 대표
마케터의 실용적인 독서법

“목차부터 꼼꼼히 보고 머릿속에 큰 그림을 그린 후 독서를 시작해야 합니다.”

황부영(55) 브랜다임앤파트너즈 대표는 7월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브랜다임앤파트너즈 본사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제일기획 브랜드팀장과 넷밸류코리아 한국지사장을 역임한 마케팅과 브랜딩 전문가다. ‘마케터의 생각법(2018)’ 등 책을 내는가 하면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황 대표는 실용적인 독서법을 소개했다.

그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지식인으로 보일 방법은 바로 인용력이다. 같은 메시지를 던져도 ‘뭔가 있어 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는 뜻”이라며 “인용력을 키우기 위해 가장 유용한 수단은 다름 아닌 독서다”라고 했다. 그는 “평소 독서에 취미가 없는 이들은 책 전체를 수험생처럼 다 읽는 게 아니라, ‘인용하고 싶은 문구를 딱 5개만 찾아보자’는 식으로 임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서를 통해 가까운 미래를 내다보고, 먼저 행동을 취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기획이나 마케팅을 주 업무로 하는 이들은 두 가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첫 번째는 책의 원서 제목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원서 제목은 ‘마케팅 3.0’인데 국내 번역본 제목은 ‘마켓 3.0’으로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아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간을 충분히 투입해서 목차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머릿속에 대략의 그림을 그리고 독서를 시작하면 책 한 권을 띄엄띄엄 읽어도 지금 어디쯤을 보고 있는지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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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서 문학가로 변신한 인물들

평범한 직장인에서 위대한 문학가로 변신한 사례도 적지 않다. 체코의 유대계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보험사 직원이었던 경력이 작품에까지 반영된 작가다. 그는 1906년 법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아버지의 강요로 1907년 프라하의 국영 보험회사에 취업했다. 1917년 결핵 진단을 받고 1922년 보험회사에서 퇴직, 1924년 오스트리아 빈 근교의 결핵요양소에서 사망했다. 그는 보험회사에서 일하면서 밤에 틈틈이 써온 작품을 사후 모두 소각하라는 유언을 남겼으나 그의 친구가 소설, 일기, 편지 등을 출판해 현대 문학사에 이름을 남겼다. 국영 보험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체코 노동자의 비참한 상황을 목격해 이를 작품 곳곳에 표현했다.

‘기나긴 이별(The long goodbye)’로 유명한 미국의 하드보일드(폭력적인 주제를 냉철하고 무감한 태도로 묘사하는 문학 스타일) 추리소설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1888~1959)도 기업 부사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20세에 국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영국 해군 창고 관리직을 맡았으나 “바보스러울 정도로 편한 직책이 지겹다”면서 6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고 미국으로 돌아가 석유 회사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다. 그러나 44세에 알코올 중독으로 해고당한다. 이후 51세가 돼서야 첫 장편소설 ‘빅슬립(Big sleep)’을 발표하며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대가가 된다. 국내에도 문학가 이육사, 백석, 주요한, 김동인 등이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하면서 한국 근대 문학사에 남는 작품을 발표했다. 기자 출신 작가인 김훈도 명성을 얻었다.

김문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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