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유의 종말’ 한글 번역본 표지. 사진 민음사 / 2 제레미 리프킨 교수가 포루투갈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1 ‘소유의 종말’ 한글 번역본 표지. 사진 민음사
2 제레미 리프킨 교수가 포루투갈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전 금융위원장)은 제레미 리프킨(75)의 고전 ‘소유의 종말’을 추천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최고경영자과정 교수인 저자는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 및 인간의 생활양식, 현대 과학기술의 폐해 등을 비판해온 세계적인 석학이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다가오는 ‘초(超)자본주의 체제(hyper capitalism)’에서는 물건이 아니라 개념과 아이디어가 실리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부(富)가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 그리고 풍부한 경험에서 창출된다는 뜻이다.

저자는 “인간의 모든 경험을 상품화하는 새로운 자본주의가 전통적 자본주의의 근간을 허물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저자가 주장한 이 같은 개념은 최근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 공유 경제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그는 또 “인간이 각각의 지리적 공간에 뿌리를 둔 문화적 다양성을 지켜나가려는 노력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차별화된 경험의 경제적인 가치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전 이사장은 추천사에서 “책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최고경영자과정에서 만났던 리프킨 교수가 직접 소개해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라며 “네트워크 경제와 디지털 혁명 시대를 미리 내다보고 공유 경제 시대를 예견한 기념비적 고전”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과거·현재·미래 그리고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그의 경이로운 혜안은 역사적 변혁기를 만난 오늘날 미래 지향적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고 강조했다.


plus point

리프킨의 ‘종말’ 시리즈

제레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Beyond Beef·2002)’ ‘노동의 종말(End of Work·2005)’ 등 종말 시리즈로 유명하다. 다만 이는 국내 번역본 제목이다. 일본 번역본 제목은 각각 ‘탈우육(脫牛肉)문명에의 도전’과 ‘대실업 시대’다. ‘소유의 종말’ 일본판의 경우 ‘에이지 오브 액세스’로 원서 제목을 그대로 썼다. 출판 업계에서는 한국판 제목에 줄줄이 ‘종말’이 달린 건 마치 시리즈처럼 보이게 해 전체 판매 부수 증가를 노린 마케팅 전략이라고 전한다.

‘육식의 종말’에서 리프킨은 문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인간의 식생활이라고 주장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2억8000만 마리의 소들이 전 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곡물의 70%를 소를 비롯한 가축이 먹어 치운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는 굶주리고 있는 인간 수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육식으로 인해 생태계는 파괴되고 인간은 온갖 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인류가 육식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동의 종말’에서 그는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신하고, 정보혁명으로 컴퓨터가 인간의 정신노동을 대신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세상은 인류에게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아니면 소수의 자본가가 자동생산설비를 독점하고 대다수는 실업상태에 빠지는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가?”라고 묻는다. 원서는 1995년 미국에서 발행됐다. 그리고 24년 전 그가 던진 질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김문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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