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 회사 이브자리 코디센 삼성점에 전시된 여름용 이불. 사진 정미하 기자
침구 회사 이브자리 코디센 삼성점에 전시된 여름용 이불. 사진 정미하 기자

7월 2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브자리 코디센 삼성점을 찾았다. 이브자리 코디센 삼성점은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1818㎡(약 550평) 규모의 건물을 통째로 사용한다. 유리문을 열고 건물 1층에 들어서자 녹색 식물 사이로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보였다. 2~3층에는 베개와 이불이 전시돼 있었다. 이불을 만져보고 누워보는 사람들이 보였다.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머리 부분이 올라가 있는 침대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3층에는 소재, 충전재, 높이 등에 따라 100가지가 넘는 베개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잠을 푹 자기 위해서는 덮고 깔고 베는 것들이 내 몸에 맞아야 한다. 매트리스와 침대, 이불, 베개가 편안한 잠자리에 필수 제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에 치여 잠이 부족하다. 이들의 숙면을 돕기 위해 침대·침구 업체는 기존 제품에서 한 걸음 나간 기능을 담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침구 시장에 불고 있는 새로운 바람을 살펴봤다.

침대가 진화하고 있다. 잠을 자던 데서 공부도 하고 TV를 보는 곳으로 바뀌었다. 이런 수요에 부응해 가구 업계는 ‘침대는 평평하다’는 인식을 깨고 모션베드를 선보이고 있다. 모션베드란 생김새는 기존 침대와 같지만 리모컨으로 등받이를 상하로 조절할 수 있는 전동 침대를 말한다. 마치 병원에 있는 침대처럼 머리 부분만 세우거나 다리 부분을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리가 자주 붓는 사람은 매트리스 아랫부분을 올려 부기를 빼면서 잠을 잘 수 있다. 가구 회사 일룸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트윈 모션베드’를 내놓았다. 이 침대는 2인용이지만, 1인용 매트리스 두 개를 붙여놓은 형태라 두 사람이 각각 자신에게 맞는 형태로 만들어 잘 수 있다. 남편은 상체를 세운 상태로, 아내는 다리 부분을 올린 상태로 자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 1위 침대 업체 에이스침대도 최근 ‘오토플렉스’라는 이름의 모션베드를 내놓았다. 메모리폼 매트리스 전문 업체 템퍼는 모션베드 ‘노스’를 선보였다.

매트리스 소재는 스프링 일색에서 메모리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메모리폼은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스펀지 종류 중 하나다.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것으로 아무리 강한 충격도 95% 이상 흡수할 수 있다. 장준기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소장은 “사람은 자는 동안 20번 이상 뒤척이는데 움직일 때마다 매트리스가 몸을 튕겨내면 잠을 깊게 자기 힘들다”며 “스프링 매트리스보다 메모리폼 매트리스가 자세를 바꾸는 사람의 몸을 더 잘 받쳐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모션베드가 등장한 것도 메모리폼 매트리스에 대한 관심을 높인 이유 중 하나다. 메모리폼은 물렁물렁해서 구부려도 부러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매트리스 높이를 조절하는 모션베드에는 스프링 매트리스가 아닌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써야 한다. 여기다 메모리폼 매트리스는 스프링 매트리스의 단점을 보완하는 특성이 있다. 스프링이 낡으면 나는 삐꺽거리는 소리가 없고, 수명은 10~15년으로 스프링 매트리스(5~7년)보다 길다. 침구 업체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에선 메모리폼 매트리스 비중이 60% 정도”라며 “국내에서는 스프링 매트리스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지만 메모리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폼 매트리스 비중은 2012년 2% 미만에서 2019년 현재 10%로 증가했다.

에이스침대의 ‘오토플렉스’ 침대. 매트리스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사진 에이스
에이스침대의 ‘오토플렉스’ 침대. 매트리스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사진 에이스
침구 회사 이브자리가 내놓은 분할 베개. 머리, 어깨, 목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사진 이브자리
침구 회사 이브자리가 내놓은 분할 베개. 머리, 어깨, 목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사진 이브자리

베개 시장에선 ‘분할 베개’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분할 베개는 사람이 누웠을 때 어깨가 닿는 양옆과 목이 닿는 부분, 뒤통수가 누르는 부분 등으로 구역이 나뉘어 있는 베개를 말한다. 똑바로 누웠다가 옆으로 돌아누워 자세를 바꿀 때마다 베개 안에 들어있는 충전재가 이 구역 저 구역으로 옮겨다니며 자세에 맞춰 베개 높이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브자리 코엑스점에서 최근 5개월 동안 판매된 베개 중 80%가 분할 베개였다. 분할 베개를 만든 조은자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연구원은 “30·40대를 중심으로 베개의 기능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8만~10만원의 가격에도 분할 베개는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게 맞는 베개를 추천해주는 매장도 느는 추세다. 실제로 이날 찾은 이브자리 코디센 매장에는 슬립 코디네이터라고 부르는 수면 컨설턴트가 고객의 체형에 맞는 베개를 추천했다. 슬립 코디네이터는 이브자리가 만든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침구 전문가다. 이 사람들은 고객의 경추(목뼈) 깊이를 잰 뒤, 누웠을 때 머리가 베개를 누르는 정도를 측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적절한 베개를 소개한다. 장 소장은 “경추 커브에 잘 맞는 베개는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뒤통수가 많이 나온 사람은 베개 중간 부분이 낮아야 하고 반대로 뒤통수가 납작한 사람은 베개 중간 부분이 높아야 경추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불 회사는 계절별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소재 발굴에 힘쓴다. 이불은 잠을 잘 때 낮아지는 체온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덥거나 답답한 느낌을 주기 마련이다. 이에 이불 회사는 통기성을 자랑하는 기능성 소재를 찾아 여름용 이불을 선보였다. 침구 회사 이브자리는 인견 100%로 만든 ‘프렌치쿨’ 제품을 내놓았다. 인견은 땀 흡수와 통풍이 뛰어난 소재다. 침구 업계에선 ‘에어컨 원단’이라고 불릴 만큼 몸에 달라붙거나 끈적이지 않고 피부에 닿았을 때 시원한 느낌을 줘 여름 침구용으로 많이 쓰인다. 또 다른 침구 회사 알레르망도 인견으로 만든 이불을 올여름 내놓았다. 침구 업계에 따르면 인견은 여름용 이불의 61%를 차지한다. 그 밖에 면, 린넨 등이 여름용 이불 소재로 쓰인다. 겨울철 이불로는 거위털을 넣은 구스 제품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이불 속 재료로 목화솜, 양모 등이 쓰였다. 따뜻하긴 하지만 무겁고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푹신함이 줄어든다는 불만이 나왔다. 침구 업계에선 이를 대체하는 소재로 구스에 주목했다. 침구 업계 관계자는 “의류 업계에서 초경량 구스 다운 점퍼가 보온성과 가벼운 무게로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침구 업계에서도 구스를 넣은 이불을 만들기 시작했고 시장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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