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홈케어 닥터, 매트리스를 전문적으로 청소·관리해주는 사람으로 1200명이 활동 중이다. 사진 웅진코웨이
웅진코웨이 홈케어 닥터, 매트리스를 전문적으로 청소·관리해주는 사람으로 1200명이 활동 중이다. 사진 웅진코웨이

수면 산업이 성숙할수록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그에 따라 일자리가 늘어난다. 침대와 침구류 외에도 숙면을 돕는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이 시장을 노리는 기업이 진출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수기·비데 렌털을 주축으로 하던 웅진코웨이는 수면 산업에 희망이 있다고 판단, 렌털 품목을 매트리스로 확대했다. 매트리스 렌털 사업에 맞춰 ‘홈케어 닥터’로 일할 사람도 모집했다. 홈케어 닥터는 매트리스 전문 관리사다. 고객의 집을 방문해 매트리스를 청소·관리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웅진코웨이는 2011년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홈케어 닥터 1200명을 고용했다. 이 회사가 수면 산업에 진입하면서 홈케어 닥터라는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가 생긴 것이다.

김선미 한국생산성본부 팀장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산업 영역이 생기는 것”이라며 “시작 단계인 수면 산업은 침구, 의료 등 다양한 산업과 맞물려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면 산업이 커지면서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있다. 우리나라에 어떤 수면 관련 직업이 있는지 살펴봤다. 또한 우리나라보다 일찍 수면 산업이 발전한 미국과 일본 사례를 살펴보고 가능성을 짚어봤다.


1│수면환경관리사

조규영씨는 웅진코웨이 홈케어 닥터로 일하면서 자격증 두 개를 땄다. 수면환경관리사와 건강관리사다. 회사에서 매트리스에 대한 강의를 받고 있지만,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전문성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전에 청소용역 업체에서 일했을 때는 미처 갖지 못했던 생각이다.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수면산업협회는 양질의 수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따라 수면환경관리사 자격증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수면 자격증이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올해 6월까지 수면환경관리사 교육을 수강한 사람은 288명. 이 중 267명이 자격증을 땄다. 총 14시간 동안 수면과 관련된 기본 지식을 배우고 고객의 수면 습관을 분석하는 방법을 배운다. 개인별 수면 환경과 생활 패턴을 분석해 숙면에 도움을 주는 식습관과 운동 습관 등 올바른 수면 환경을 제안하는 능력을 키운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수면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이들이 의외로 많다”며 “유치원에서 아이들의 낮잠을 재우는 보육 교사도 그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수면상담사, 침구 전문 기업에서 주로 활동한다.
수면상담사, 침구 전문 기업에서 주로 활동한다.

2│수면상담사

수면상담사라는 직업도 생겼다. 서울시가 ‘지속 가능한 여성 유망 직종 4개’에 수면상담사를 포함시키면서 관심을 받았다. 현재 대다수의 수면상담사는 침구 전문 기업에 취업해 활동한다. 침구 회사 이브자리 매장에는 슬립 코디네이터라고 부르는 수면상담사가 고객의 체형에 맞는 베개를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이브자리는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수면상담사를 육성한다. 이들은 고객의 경추(목뼈) 깊이를 재고 머리가 베개를 누르는 정도를 측정해 알맞은 베개를 고객에게 소개한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수면상담사는 100여 명 정도다.

일본에도 수면상담사와 비슷한 직업이 있다. 일본에선 이들을 쾌면 테라피스트라고 부른다. 숙면을 취하기 적합한 주변 환경, 생활 습관을 바꿀 방법을 조언해준다. 수면 장애가 있지만 의료기관에 가는 것을 꺼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담자의 수면 장애 원인을 완화하는 방법을 함께 찾는다. 쾌면 테라피스트는 온라인 강좌나 전문 교육기관에서 잠에 대한 기초 지식, 수면 장애의 종류와 숙면을 위한 조건 등을 배운다. 수면 관련 민간 기관에서 실시하는 자격증을 따고 복지시설이나 수면 관련 제품·서비스를 내놓는 기업에서 일한다.


수면 전문의, 전공의를 마친 의사 중 수면 전문가.
수면 전문의, 전공의를 마친 의사 중 수면 전문가.

3│수면 전문의

일본에서는 ‘수면 의료 인정의’라는 제도가 있다. 수면 장애 치료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의사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자격증으로 일본수면학회가 검증한다. 정신의학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등을 전공한 전문의가 주로 응시한다. 일본수면학회 홈페이지에서 수면 의료 인정의 자격증을 딴 전문의 명단을 확인해 수면 장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와 유사한 ‘수면 검사 인증의’가 있다. 의대 졸업 후 대학병원에서 6개월 이상 수면 장애 환자를 치료했거나, 수면 검사를 50회 이상 실시한 사람을 대상으로 발급하는 민간 자격증이다. 정신의학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전공의가 수면 검사 인증의 자격을 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기영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잠을 잘 수 없어 힘들 땐 혼자 그 고통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전문가를 찾을 것을 권한다”며 “전문 지식에 근거해 잘못된 수면 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면을 돕는 ASMR 음향을 녹음하는 장비.
수면을 돕는 ASMR 음향을 녹음하는 장비.

4│수면 유도 ASMR 전문 유튜버

수면을 돕는 ASMR(자율감각 쾌락 반응)을 만들어 올리는 유튜버(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도 등장했다. 유튜브에서 ‘수면 ASMR’을 검색하면 ‘텐트 빗소리’ ‘공부의 신 강성태도 듣는다는 수면 유도 ASMR’ 등 수백 개의 수면 관련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유튜버 하쁠리가 올린 ‘잠이 솔솔 10종류 귀마사지’ 영상은 조회 수 26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해당 영상에는 “이거 보니까 졸린데 졸린 걸 참으면서 듣고 있다” “이 영상을 보면 7분 후에 잠이 온다” 등의 댓글이 주를 이룬다. 회계사 시험을 준비 중인 이진형(27)씨는 “잠이 잘 들지 않을 때 수면 유도 ASMR 영상을 틀어놓고 잔다”며 “나도 모르게 잠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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