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우스 타르노프스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대 경영학 학사, 일본 쓰쿠바대 국제정치경제학 석·박사, 폴란드 무역투자대표부 / 아르카디우스 타르노프스키 폴란드 무역·투자대표부 서울사무소 대표가 8월 20일 서울 광화문 광화문빌딩 사무실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아르카디우스 타르노프스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대 경영학 학사, 일본 쓰쿠바대 국제정치경제학 석·박사, 폴란드 무역투자대표부 / 아르카디우스 타르노프스키 폴란드 무역·투자대표부 서울사무소 대표가 8월 20일 서울 광화문 광화문빌딩 사무실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투자처로서 폴란드의 가장 큰 장점은 고도로 숙련된 인적 자원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입니다.”

아르카디우스 타르노프스키 폴란드 무역·투자대표부 서울사무소 대표는 8월 20일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한국과 폴란드는 국교 수립 30주년을 맞았다. 폴란드투자청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현재 삼성과 LG를 비롯한 260여 개 한국 기업이 폴란드에 진출해 33억유로(약 4조4000억원)를 투자했다. 창출한 일자리는 2만2000개에 달한다. 폴란드는 한국과 전도유망한 협력 분야로 전기차 배터리, 정보통신기술(ICT), 의료 기구, 인공지능(AI), 화장품, 제약 부문을 주시하고 있다.

활기찬 인상의 타르노프스키 대표는 한국에서 1년간 살았고, 직전에는 일본에서 7년간 산 아시아 비즈니스 전문가다. 그는 인터뷰 전 올해 6월 폴란드에서 열려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한 FIFA U-20 축구대회,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폴란드산 컴퓨터 게임 ‘더 위쳐’ 등을 소개했다.

그는 폴란드 경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각종 통계 자료도 제시했다. 폴란드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1%로 유럽연합(EU) 평균(2.1%)보다 3%포인트 높았다. 올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GDP 성장률 전망치는 무디스 4.4%, S&P 3.9%, 피치 4.2% 등으로 역시 EU 평균보다 높다.

그는 “폴란드는 최근 10년간 유럽에서 유일하게 경기 침체기가 없었던 국가로, 유럽의 ‘초록 섬(그린 아일랜드)’으로 불린다”며 “최근 미국 ‘CEO월드매거진’에서는 전 세계 투자 유망국 중 폴란드를 2위로 꼽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폴란드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폴란드가 자동차 제조 강국인 독일이나 다른 유럽 국가와 인접해 제품 수출이 편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2015년 디젤게이트(폴크스바겐 등 독일 디젤차의 배출가스 조작이 미국에서 적발된 사건) 이후 전기차 개발에 주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공학이 발달한 폴란드의 인적 자본의 질이 높은 점도 중요한 이유일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제도와 고용 창출 규모에 따른 현금 지원 제도 등 폴란드 정부가 주는 인센티브도 기여했을 것이다. 지난해 폴란드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115억달러(약 13조8000억원)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LG화학의 투자 덕분에 폴란드는 독일의 뒤를 잇는 유럽 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 수출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역사는.
“1989년 한국과 국교 수립과 동시에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코트라(KOTRA) 사무실이 처음으로 들어섰다. 1993년 대우전자가 폴란드 정부와 협력적 투자 관계를 맺었고, 이어 대우자동차 공장이 폴란드에 들어서는 등 투자가 본격화했다. 이어 1999년 LG전자, 2000년 삼성전자 등 한국 대기업이 진출했다. 2005년 LG전자는 브로츠와프에 전자 클러스터를 꾸리기도 했다. 2011년 만도, 2013년 포스코와 KT가 진출했고, 2016년 LG화학에 이어, 2018년 SK이노베이션, 올해 LS전선이 각각 공장을 세웠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 폴리체 지역에 석유화학플랜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한국의 투자 트렌드는 무엇인가.
“최근 한국 투자자들의 폴란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 사무실, 운송, 창고 부지에 특히 관심이 많다. 지난해 한국은 폴란드 부동산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EU 회원국을 제외한 국가 중 투자액 3위를 기록했다.”

해외 기업에 대한 지원책도 궁금하다.
“폴란드 정부는 법인세·부동산세 감면과 보조금 지원 등 해외 기업에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진출 지역이나 회사 규모에 따라 최소 10%에서 최대 70%의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센티브 혜택이 적용되는 기간은 최장 15년으로 EU 국가 중 가장 길다. 폴란드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면 지역과 투자 규모 등에 따라 인센티브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상담받는 게 좋다.”

현금 지원제도는 어떤 것인가.
“일종의 고용 보조금이다. 폴란드에 설립한 현지 법인을 통해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 폴란드 정부는 신규 현지 인력 채용 1인당 연간 3200~1만5600즈워티(약 98만~478만원)를 지원한다. 지원액 지급 기준은 업종별로 다르다. 제조업은 250명 이상 채용하고 4000만즈워티(약 122억원) 이상 투자하는 게 최소 지원 조건이다. 연구·개발(R&D) 분야는 35명 이상 채용하고 100만즈워티(약 3억원) 이상 투자가 최소 지원 조건이다. 비즈니스 서비스는 250명, 1500만즈워티(약 46억원) 이상, 기타 분야는 200명 채용, 7억5000만즈워티(약2300억원) 투자 또는 500명 채용, 5억즈워티(약 1500억원) 투자가 최소 지원 조건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에 더 완화된 조건으로 5년간 혜택을 주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폴란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은.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LG다. 브로츠와프가 있는 돌노실롱스키에주에 LG를 비롯한 한국 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곳에는 많은 한국인이 살고 있고, ‘ulica LG(LG 거리)’라고 불리는 곳도 있다. 이곳에는 우수한 국제학교는 물론, 한국인만 다니는 학교도 따로 있다. 브로츠와프 공대는 국제적으로 역량을 인정받는 곳이기도 하다.”


plus point

퀴리 부인과 김우중의 나라

퀴리 부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사진 위키피디아
퀴리 부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사진 위키피디아

폴란드는 화학과 공학이 발달한 나라로 이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폴란드 공영방송에서는 24시간 내내 과학 전문 채널이 방송된다. 폴란드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퀴리 부인과 그의 가족이다.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부부는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1911년에는 마리 퀴리가 화학상을 받아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첫 번째 수상자가 됐다. 퀴리 부부의 딸 이렌 졸리오 퀴리와 사위 프레더릭 졸리오도 1935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한 집안에서 5개의 노벨상은 받은 건 현재까지 퀴리가(家)가 유일하다.

폴란드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애정을 기울인 나라이기도 하다. 1996년 김 회장은 세계 경영 전략을 세우고 자동차 200만 대 생산 체제(국내 100만 대, 해외 100만 대)를 갖추기 위해 비(非)선진국으로의 진출을 모색했다. 김 회장은 당시 경제 성장 잠재력이 높고 값싼 노동력을 갖춘 폴란드에 진출했다. 폴란드는 서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다. 50년 이상의 자동차 생산 경력이 있어 양질의 자동차 숙련공 활용도 가능했다.

김 회장은 2002년까지 40만 대 생산 능력 확보(내수 20만 대, 수출 20만 대)를 단기 목표로, 1996년 ‘대우-FSO’를 설립했다. FSO는 당시 있었던 폴란드의 자동차 회사 ‘Fabryka Samochodów Osobowych’의 약자다. 이어 폴란드는 대우자동차 유럽 진출 본사(생산·판매·물류·애프터서비스 거점)가 됐다.

김문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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