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식 서강대 화학과, LG화학 자동차전지 셀 개발 팀장, 독일 PM 팀장 / 사진 LG화학
최대식
서강대 화학과, LG화학 자동차전지 셀 개발 팀장, 독일 PM 팀장 / 사진 LG화학

LG화학은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전기자동차 시장에 각각 하나씩 4개의 공장을 설립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일부 시장에 진출한 것과 달리 세계의 주요 전기차 시장에 모두 공장을 만들어 각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직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투자 단계지만 올해 연 매출도 약 5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2024년 매출 중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를 위해 차세대 소재 기술력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대식 LG화학 자동차 전지 상품기획 담당 상무는 “2019년 1분기 말 기준 110조원의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18년 말 기준 35GWh(기가와트시)에서 2020년 말까지 100GWh로 늘릴 것”이라며 “리튬이온배터리 이후 차세대 시장에서도 전고체배터리, 리튬메탈, 리튬황 전지 등 연구·개발을 통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상무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서도 “배터리 원재료의 경우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 공급처가 다각화돼 있고 공급처 다변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글로벌 차량용 배터리 시장 전망은.
“순수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카 등을 모두 포함한 넓은 의미의 전기차 시장은 2018년 450만 대에서 2025년 2220만 대 수준으로 약 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엄격한 환경 규제가 적용되는 유럽·중국을 중심으로 순수 전기차 판매가 확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 I.D 시리즈와 같이 순수 전기차 제품군을 새로 내놓는 등 기존 내연기관차와 차별점을 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은 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우리 기업들은 현지 투자로 유럽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완성차 업계의 투자가 완료되고 자체 배터리가 본격 생산될 2025년쯤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한 것 아닌가.
“유럽은 중국 다음으로 큰 전기차 시장이다.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유럽연합(EU)에서는 유럽배터리연맹(EU Battery Alliance)을 창설해 유럽 내 전기차뿐 아니라 소재·배터리·차량부터 리사이클까지 이어지는 공급사슬에서 유럽 내 업체를 육성하고자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를 필두로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배터리 업체는 유럽 완성차 업체와 경쟁하기보다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 현지 투자를 강화하고, 유럽 내 소재·부품 등 공급사슬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는 게 우선이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의 위상은.
“LG화학은 2016년 말 폴란드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했으며 2018년 1분기에 가동을 시작했다. ‘오창(한국)-홀랜드(미국)-난징(중국)-브로츠와프(폴란드)’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58만 대 이상(35GWh, 2018년 말 기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해 ‘글로벌 톱 배터리 컴퍼니’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왔다. LG화학은 2018년 상반기 말 기준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 60조원, 2019년 1분기 말 기준 110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2020년 말까지 4각 생산체제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100GWh 수준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2024년 매출 중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R&D 전략은.
“LG화학은 고용량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등 차별화된 소재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파우치를 활용한 고용량 셀·모듈 기술을 선행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셀·모듈의 강점을 기반으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차량 설계 단계부터 협력해 시장과 고객이 요구하는 최적의 배터리를 개발하고 표준을 선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이 폴란드에 진출한 이유는.
“유럽 다수의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한 만큼 꾸준히 유럽 지역에 생산 능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럽 시장 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에 따라 생산라인을 확대 중이다.”

올해 2분기 실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차량용 배터리 분야에서 본격적인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시점은.
“최근 자동차 배터리 신규 생산라인의 수율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도 단계적으로 회복되고 있고, 소형 배터리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이 덕분에 3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20% 이상 성장했다. 4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은 연간 기준으로 매출 5조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분리막 등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대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가별 또는 업체별 상세한 소재·부품 조달 비중을 말하기는 어려우나 배터리 원재료의 경우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으로 공급선이 나뉘어 있고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해오고 있다. 향후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품목별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

도요타가 BYD와 손을 잡았는데, LG화학은 자동차 업체와 어떻게 협업하고 있나.
“LG화학은 지난 6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을 위해 중국 토종 브랜드 1위인 지리(吉利)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LG화학과 지리자동차가 50 대 50 지분으로 각각 1034억원을 출자했다. 공장 부지와 법인 명칭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며 올해 말 착공해 2021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2022년부터 지리자동차와 자회사가 중국에 내놓는 전기차에 공급된다.”

리튬이온배터리 이후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 대한 전망은.
“LG화학은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전고체배터리, 리튬메탈·리튬황배터리 등의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모든 차세대 배터리는 각각의 특성이 명확해 서로 다른 영역에서 선택적으로 양산 적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철저한 준비로 어떠한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생각이다.”

한국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IT용 소형 배터리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량용까지 개발해 왔다. 지금은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우수한 제품 개발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글로벌 생산체계 구축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관리 역량을 보여주고, 신재생에너지 사용과 자원 재활용 등 친환경 생산 정책까지 선도한다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더욱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재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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