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높아질 때는 보수적인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는 보수적인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등 추가 통화 완화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거나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 시장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쏠린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은 금, 달러화, 엔화, 스위스프랑화, 국채 등이다. 주식보다는 채권이 안전자산이다. 안전자산 중에서도 어떤 게 선호되느냐는 시기별로 좀 다르다.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부동산, 주식, 채권 등 투자에서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주식에서는 배당주, 리츠(REITs·부동산 간접투자 상품), 꾸준히 실적이 나오는 우량주 등이 주목을 받는다. 채권 중에서는 투자적격등급(신용등급 BBB-)

이상 우량주로 구성된 펀드나 일부 담보가 있는 선순위 하이일드 채권 펀드 등도 괜찮은 투자처로 거론된다.

또 일반인은 보통 금융 상품을 통해 투자하는데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할 것이냐, 자산을 금융 상품 어디 어디에 분산 투자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 각자의 나이나 위험선호도 등을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금·달러·엔, 특성 제각각

금은 전통적으로 이자가 나오는 자산이 아니지만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마이너스까지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국채보다 선호될 수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실물자산으로 가치가 보존되는 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달러화는 기축통화로 위기 시에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안전자산 중에서도 선호도가 높다. 순 대외채권(대외 자산에서 대외 부채를 뺀 것)이 막대한 일본의 엔화는 달러화에 버금가는 안전자산이다. 위기 시에는 엔화가 달러화보다 더 안전자산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다만 달러화와 엔화는 한정적 자원인 금과 달리 각국의 정책에 따라 공급량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정책 리스크가 있다.

달러화나 엔화에 투자한다는 것은 보통 환헤지 없이 외화 예금에 가입한다거나 해당 화폐 표시 국채 등 자산을 사는 것이다. 환차익뿐 아니라 금리 수익도 감안해야 한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국채가 일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현재 마이너스로 거래되는 채권이 전 세계 채권액의 30%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달러화 표시 국채는 아직 금리가 플러스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 내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유럽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의 정책 효과가 떨어져 큰 폭의 추가 금리인하는 쉽지 않기 때문에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과 같이 통화정책 여력이 있는 국가의 채권을 편입하고 미국의 경기방어주, 배당주나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성장주를 편입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세계적으로 제조업이 하강 국면으로 가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세계 무역이 후퇴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제조업 의존도, 수출 등 교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아무래도 불리한 환경”이라며 “내수 시장이 크고 세계적인 경제 위기 상황에서 안전자산 역할을 하는 일본의 엔화 표시 자산도 괜찮다. 일본 주식은 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 본다면

전통적인 투자원칙에서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100에서 나이를 뺀 수치 퍼센트’로 하라고 한다. 나이가 40세면 60%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40%는 예금·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시장 불확실성이 클 때는 위험자산 비중을 더 줄이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게 좋다.

정호균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수석은 “지금은 국내 자산보다는 다양한 달러화 자산에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 비중을 채권 70.5%, 주식 18.5%, 대안자산 11%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상품은 모두 상장지수펀드(ETF)다.

채권은 미 국채 19%, 미국 투자적격등급 채권 11%, 하이일드(고수익 고위험) 채권 7%, 변동금리부 채권 및 신흥국 채권 각각 7.5%로 구성됐다. 주식은 미국 배당주 5.5%, 우선주 13%이며 대안자산은 리츠와 인프라리츠가 각각 4%씩,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 3%다.

정 수석은 “이 같은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목표는 4~5% 정도이며, 여기 구성된 상품 가격이 그대로라고 해도 배당, 금리 등으로 연 3.68%의 수익률이 나온다”며 “여기에 세계 금융시장 불안 상황이 벌어지면 달러화 강세로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10년 성과 시뮬레이션 결과, 과거 고점 대비 최대 손실이 5%를 넘지 않아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수준이다.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단기채권 30%, 주가연계증권(ELS) 30%, 브라질 국채 20%, 달러화 ELS 20%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단기채권은 정기예금보다 조금 높은 금리를 받으면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ELS는 5% 내외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브라질 국채는 연 6% 정도의 금리 배당이 매력적이다. 달러 ELS는 국내 시장 침체나 부동산 가격 하락 등에 대비하는 분산 투자용이다. 신 부센터장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투자 주기를 짧게 잡고 국내보다는 해외 우량 채권과 우량 주식으로 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원화 자산 중 일부를 달러화로 바꿔 놓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알렉시스 칼라 SC그룹 글로벌 투자전략 및 자문 헤드는 “지금은 투자자들이 특정 국가나 특정 자산에 너무 몰입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므로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 또는 국공채에만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회사채와 신흥시장 채권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선진시장(특히 유럽과 일본) 국공채보다는 투자적격등급 회사채와 달러화 표시 신흥국 채권을 권했다. 안전자산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장기적으로 국채보다는 금과 일본 엔화가 더 좋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한 1년에 한 번 투자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정재형 선임기자,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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