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강남PB센터 팀장, 신한PWM방배센터장, 신한은행 일산본부장
신한은행 강남PB센터 팀장, 신한PWM방배센터장, 신한은행 일산본부장

왕미화 신한금융그룹 WM(자산관리)사업부문 부문장은 2003년부터 프라이빗뱅커(PB)로 활동해온 자산관리 전문가다. 그는 신한금융그룹 자회사인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왕 부문장이 이끄는 WM사업부문은 고액 자산가의 자산 93조원을 관리하고 있다.

8월 27일 오전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왕 부문장을 만났다. 각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를 내리며 제로 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로 향해 가는 시기에 어떤 투자를 해야 할지 물었다.

그는 “지금은 비상 상황이기 때문에 목표 수익률을 평소(5~6%)에서 4% 수준으로 낮춰 최대한 안전한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이 어느 정도까지 더 진행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요국 통화 중에 가장 저평가된 통화로 일본 엔화를 꼽고 엔화 자산에 적극 투자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금리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지금은 평소와는 다른 비상 상황이다.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마이너스 금리임에도 금리를 더 내리는 단계로 가고 있는데 목표 수익률을 평소처럼 높게 잡으면 이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위험 자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목표 수익률부터 낮추라. 일선 PB들에게도 평소 5~6%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는 것을 4%로 낮추도록 했다. 수익률을 높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산을 지키는 게 중요하기에 최대한 안전하게 가자는 것이다.”

주식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주식을 추가로 매수해서는 안 되는 시기라고 고객에게 권하고 있다. 지금 있는 주식을 팔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추가 매수는 위험하다. 신한금융은 주식 투자 환경을 크게 4단계로 나눈다. ‘정상’ ‘주의’ ‘경계’ ‘심각’이다. 지금은 3단계인 ‘경계’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 주식을 더 늘리면 손실 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지금 주가지수가 많이 내려갔다. 좋은 주식을 살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지금 주가지수가 내려갔다고,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정말 바닥이 어디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내가 지하 5층짜리 건물의 지하 1층에 있으면서 지하 5층에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충분히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데 여기가 바닥이라고 착각해 주식을 사면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채권 투자 비중은 늘려도 되나.
“채권은 주식보다는 안전 자산이기 때문에 지금 같은 시기에는 늘리는 것도 괜찮다. 채권형 펀드(투자 대상에 주식이 없고 채권 또는 채권 관련 파생 상품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주식형 펀드(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보다 높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 채권 중에 어느 정도 수익을 이미 실현했다고 판단되는 채권이 있으면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브라질 채권이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올랐고 채권 가격도 상승했다. 이런 시기에는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브라질 채권을 정리해야 한다. 다른 투자 상품들도 마찬가지다. 투자한 상품 중에 어떤 것을 정리해야 이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게 현명하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44%,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5.17%다.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를 하는 경우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하나.
“ELS에 가입하려면 노낙인(No Knock In)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ELS는 6개월마다 주가지수를 봐서 미리 정한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지수가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정해진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그런데 6개월이 될 때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지수가 떨어지는 경우에는 두 가지로 나뉜다. 낙인(Knock In) ELS는 손실액을 확정해서 원금에서 제하고 강제로 상환된다. 반면 노낙인 상품은 6개월 후에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도 손실액을 정해서 강제 상환하지 않고 3년 만기가 될 때까지 ELS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3년 후에 미리 정한 수준 이하로 주가지수가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하지만 6개월마다 주가지수를 비교해서 손실액을 확정하는 낙인 상품에 비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게 낮다.”

주요 통화 중에는 어떤 통화에 투자하는 게 좋나.
“엔화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엔화는 세계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저평가돼 있다. 저평가됐기 때문에 계속 가치가 상승한다. 올해 초 대비로 달러화 가치가 2% 정도 상승했는데 엔화 가치는 15~16%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을 보면 1달러에 105엔 정도인데 앞으로 100엔까지 엔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엔화 자산에 투자하면 달러화나 원화로 바꿨을 때 환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엔화에 투자하는 방법은.
“일본 부동산 펀드나 부동산투자전문뮤추얼펀드(이하 리츠) 투자가 좋다. 리츠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돈을 모아 건물을 사고 임대료를 받아 배당하는 펀드로 주식처럼 금융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주식은 당분간 투자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엔화가 강세로 갈 것이 예상되는데 엔화 강세가 되면 일본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서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실적이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전망하나.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경기 둔화와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정부의 지속적인 주택 시장 규제 정책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서울 강남 등 수요가 풍부한 지역은 앞으로도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이런 지역을 중심으로 결국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왕미화는 누구?

93조원 지키는 신한금융 왕(王) PB

왕미화 신한금융그룹 WM사업부문 부문장은 부산진여자상고를 졸업한 후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2003년 신한은행이 강남PB센터를 열 때 PB팀장으로 발령받아 자산관리(WM) 업무를 시작했다. WM 업무를 전혀 해본 적이 없었지만 강남 자산가 80명이 그에게 20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맡겼다. 이후 서울 강남, 경기 분당 등 자산가들이 몰려 있는 영업 현장을 돌며 내공을 쌓은 그는 지난해 12월 여성으로서는 첫 신한금융그룹 WM부문장이 됐다. 고교를 갓 졸업한 후 은행원이 된 지 34년 만에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자산가들이 맡긴 93조원의 돈을 지키는 수문장이 됐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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