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저금리 환경 뒤에는 경기 둔화 우려가 깔려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주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 실적 대비 저평가주 등을 우선 고려하라고 했다.
지금의 저금리 환경 뒤에는 경기 둔화 우려가 깔려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주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 실적 대비 저평가주 등을 우선 고려하라고 했다.

증시 참여자들에게 요즘 같은 시장 분위기는 달갑지 않다. 위축된 투자심리만큼 짙어진 관망세로 주식 거래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약 11조5000억원이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현재 8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수가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지난해 2041.04에 마무리했던 코스피지수는 8월 30일 종가 기준 1967.79로 되레 뒷걸음질 친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75.65에서 610.55로 9.64% 후퇴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평소라면 A가 내놓은 주식을 넙죽 받아 갔을 B가 “일단 좀 지켜보자”며 한발 물러서는 수급 불균형이 자주 발생한다. 수급이 불안하면 증시는 작은 이슈에도 요동친다. 겁먹은 투자자는 더 방어적으로 움츠러든다. 각국의 금리 인하 조치도 약발이 안 든는다. 이쯤 되면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쉬는 것도 투자’라는 오랜 증시 격언을 따르거나 “최적의 매수 타이밍은 시장에 피가 낭자할 때”라는 영국 투자가 존 템플턴의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거나.

어느 쪽을 선택하든 당분간은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지금의 저금리 환경 뒤에는 경기 둔화 우려가 깔려 있을 뿐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도 종료 시점을 예단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주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 실적 대비 저평가주 등을 우선 고려하라고 했다. 직접투자가 부담스러우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지혜도 필요하다. 시황 전망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1│저금리에 더 빛나는 배당주

통상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것)이 3~4% 이상인 종목을 배당주라고 부른다. 배당주는 저금리 시대가 도래할 때마다 투자 추천 명단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금리가 낮으면 은행 예금 금리보다 배당이 자산을 불리기에 유리해서다. 더구나 요즘 같은 약세장에서는 배당주의 가치가 더 빛난다. 배당금이 이전과 비슷하다면 주가가 하락할수록 상승하는 배당수익률의 구조 덕분이다. 주식을 매수한 이후에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일부를 배당 수익으로 메울 수 있다는 점도 배당주의 매력으로 꼽힌다.

주주 환원에 힘쓰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사실도 배당주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배당금(연간) 규모는 5년 연속 증가하며 3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23.7%였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의 중장기 배당정책 강화로 배당성향이 사상 처음 30%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배당수익률이 3% 이상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작년 63곳에서 올해 76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큰손’ 국민연금이 2년 4개월 만에 배당주형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를 찾아 나선 것도 주목할 만하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조치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배당주의 매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결과”라고 했다. 다만 중간 배당으로 연말 배당 매력이 줄어든 종목은 신중하게 관찰해야 한다. 기업들의 중간 배당액은 2014년 4408억원에서 지난해 9조55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고배당 업종이라도 저금리 기조가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은행과 보험이 대표적이다.


2│주식시장서 맛보는 부동산 투자

전문가들 입에서 배당주와 함께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리츠다. 리츠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돈을 모아 상업용·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 수익을 배당으로 돌려주는 펀드다. 증시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는 점이 일반 부동산 펀드와 리츠의 차이다. 리츠는 수익 대부분을 배당하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에 더 각광받는다. 현재 한국 증시에는 5개 리츠가 상장돼 있는데, 대부분 5~7%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시장보다 변동성이 낮은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방어적 투자 전략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국내 리츠의 대표주자 격인 신한알파리츠는 판교 크래프톤 타워와 용산 더프라임 빌딩이 기초자산이다. 주가는 지난해 증시 입성 당시 5200원(2018년 8월 8일 종가)에서 1년 만에 7600원(2019년 8월 30일 종가)으로 46% 이상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35.2% 상승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 매장 6곳을 유동화해 만든 이리츠코크렙 역시 작년6월 상장 이후 약 34% 뛰어올랐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내 롯데리츠와 NH리츠 상장도 예정돼 있다”며 “향후 5~6년간 국내 상장 리츠의 황금기가 예상된다”고 했다.


3│최후 승자는 돈 잘 버는 기업

기업은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돈을 꾸준히 잘 버는 회사 주가는 결국 오르기 마련이다. 제로 금리 세상에서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을 가늠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투자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이상인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이다. 즉 버핏 회장의 기준인 ROE 15%는 주주가 연초에 100원을 투자하면 기업이 연말에 15원의 순익을 거둔다는 의미다. KB증권은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ROE 컨센서스(다수 전망)가 달성 가능한 수준인 동시에 다른 섹터보다 높은 업종으로 호텔·레저서비스·증권·반도체 등을 꼽았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50% 넘게 증가했음에도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이 각각 10.0배와 1.0배를 하회하는 저평가 기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또 최근 3년간 배당금이 줄지 않은 배당주 가운데 올 상반기 순이익이 20% 이상 감소하지 않은 기업을 찾아보라고도 했다. 그는 “이 조건에 부합하는 종목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매수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전망 확인 필수…판단 힘들면 간접투자

‘주식을 사기보다는 때를 사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매매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전 세계가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주목하고, 미·중 관계가 수시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요즘 같은 상황일수록 투자자는 들어가고 빠지는 타이밍을 더 잘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전문가들이 내놓는 증시 전망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나름의 판단 기준을 설정해둬야 한다.

증권업계는 국내 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합의, 미 금리 인하, 아베의 사과 등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거래소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연초 이후 약 22% 하향 조정됐고, 지금도 추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소 10월 1일 국경절(건국 70주년)까지 중국의 강경한 태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지수는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주식 투자는 하고 싶은데 판단이 잘 안 선다면 상장지수펀드(ETF)나 랩어카운트(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 같은 간접투자 방식을 활용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하나금융투자가 최근 선보인 ‘하나 온리원(OnlyOne)리서치랩’은 이 회사 리서치센터가 각국 증시를 분석해 유망 종목을 제시하면 이를 기반으로 랩운용실이 운용에 나서는 상품이다.

전준범 조선비즈 경제부 증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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