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대표 찍사’…손수 찍은 사진으로 성당 달력 제작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퇴직 후 느낀 감정
“불안. 퇴직이 갑작스러웠기 때문이다. 주부로 살다가 안전지도사 자격증을 따서 2009년부터 학교에서 안전교육 담당자로 6년간 근무했다. 건강검진에서 ‘큰 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예상치 못하게 퇴직했다. 나중에 오진으로 밝혀져 안심했지만, 그만두고 나니 다시 일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취미
“사진 촬영이다. 퇴직 후 행당동성당을 다니며 사진 촬영에 취미를 붙였다. 요즘도 성당의 행사 사진 촬영은 내 몫이다. 행당동성당에서 1년에 한번씩 성당 달력을 제작하는데, 달력에 들어가는 사진도 내가 전부 찍는다. 올해는 행당동성당 50주년이라 신부들 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12월에 많은 신자 앞에서 사진을 보여줄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설렌다. 부모님 없는 아이들의 성장 앨범도 찍어주고 있다.”

퇴직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지난해 4월, 성당 간부진 6명과 함께 천주교의 ‘공소’에 대한 책인 ‘한국 천주교회의 뿌리 공소’를 냈다. 공소는 신부가 상주하지 않고 신자들끼리 만든 예배당인데, 작은 섬이나 외곽에는 이런 곳이 꽤 있다. 전국의 ‘공소’ 800군데를 2년 동안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국내에서 공소를 소재로 한 첫 책이라고 자부한다.”

퇴직 후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곳
“출사를 다닐 때 쓰고, 렌즈 등 카메라 용품을 구입하는 데 많이 쓴다.”

70·80대에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남편과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돌고 싶다. 시골 곳곳을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어 개인전을 열고 싶다.”

‘나이 듦’에 대한 생각
“감사한 일이 많아진다. 출사를 하는 것, 사람들을 만나는 것, 건강한 것, 신앙 생활을 하는 것,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란 것 등에 감사한다.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를 하는 것도 감사하다.(웃음)”


퇴직 후 삶, 책으로 냈죠. 매일 행복한 전직 건설사 상무님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퇴직 후 느낀 감정
“내 인생이 끝나는구나 싶어 심란했는데, 정작 일을 그만두고 6개월 정도 지나니까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 무척 좋다.”

취미
“스키·수상스키·바둑·등산 등을 했고 은퇴 후 새로 시작한 취미는 그림 그리기다. 화요일마다 수채화 수업을 받는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는 잡생각이 나지 않아 좋다.”

퇴직 후 하루 일과
“나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선택권이 생겼다는 점에서 퇴직 전과 큰 차이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하루를 보내도 된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즐겁다.(웃음) 영업직이었기 때문에 술을 억지로 많이 마셨고 너무 힘들었다.”

퇴직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
“1년 반 동안 준비해 ‘신중년, 내 인생의 선물’이라는 책을 냈다. 직장 생활,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쓴 책이다. 올해 초에는 책 쓰기에 대해 ‘노원 50플러스센터(서울 노원구의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기관)’에서 강의를 했다. 강의 준비가 생각보다 힘들어서 ‘괜히 한다고 했나’ 살짝 후회했다. 그런데 수강생들이 ‘나도 책을 쓰고 싶은데 조언해달라’면서 찾아왔을 땐 감동이 북받쳤다.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참 행복했다.”

노후 걱정은 없는지
“퇴직 직전 7년간 임원이었는데, 이때 저축을 많이 해놓아서 노후 걱정은 없다. 매월 일정 생활비를 손에 쥘 수 있게 설계해 놨다. 국민연금도 올해 7월부터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전 직장에 출근은 하지 않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자문을 하고 조금씩 수당을 받는다. 스카우트 제의가 왔던 적도 있지만 거절했다.”

‘나이 듦’에 대한 생각
“나이 든다는 것은 선물이다. 나이가 드니 비로소 무척 행복하다. ‘누구를 먹여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나 즐거운 것만 하면서 살아가도 된다는 것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아이 셋 키워낸 워킹맘…이젠 시인이라 불러주세요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퇴직 후 느낀 감정
“퇴직하는 시점에는 굉장히 피곤하고 지친 상태였다. 그동안 제대로 쉰 적이 없었다. 2011년 남편과 사별했다. 혼자 아이 셋 학원도 보내고, 대학 진학도 도와주면서 회사도 다니느라 힘들었다. 퇴직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후련하다. 다만 가끔씩 ‘나는 아무 데도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구나’ 싶어 서글플 때도 있기는 하다.”

취미
“4년 전부터 플룻을 배웠다. 연습할수록 실력이 나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하모니카도 연습하고 있다. 가볍게 배우기 좋은 악기다.”

퇴직 후 하루 일과
“오전에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출근을 시킨 후에 청소와 빨래 등 집안 정돈을 한다. 마음이 아주 편하다. 퇴직 전엔 7시 30분까지 출근했고, 아이들보다 먼저 집에서 나오다 보니 항상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다. 올해 7월부터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에 글쓰는 것이 생각보다 꽤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퇴직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책을 냈다. 올해 3월 국민연금공단에 ‘작가 탄생 프로젝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신청했다. 한 달 동안 책 쓰기에 대해 배웠고, 그 결과 ‘벚꽃 피면 그대’라는 시집을 냈다. (환하게 웃으며) 글쓰기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던 아줌마였는데 시인이 된 거다.”

퇴직 후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곳
“퇴직 전과 똑같다. 다만 수입이 줄었기 때문에 어떤 항목의 지출을 줄여야 하나 고민할 뿐이다.”

생활 정보를 얻는 채널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알게 된 동료 수강생들(50대 이상 은퇴자들)에게 듣는 것이 많다. 특출 난 사람들이 많아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다. 사실 워킹맘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또래 집단이 전업주부에 비해 별로 없다. 그래서 재테크 등 정보에 밝지 않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난해 4월부터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나이 듦’에 대한 생각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젊을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지금까지 그 모든 슬픔, 기쁨, 절망, 행복을 다 겪어가며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굳이 또?’라는 생각이다.”


회사 다닐 때보다 더 바빠요…타악기 동호회 ‘떼아모’ 회장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퇴직 후 느낀 감정
“해방감이 들었다. 아침 일찍 바삐 회사로 가지 않아도 되니 정말 좋았다. 그런데 퇴직 후 한 달이 지나니 멍하고 공허했고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항상 긴장 상태로 지내다 긴장이 풀려서 아팠던 것 같다. 동네 주민센터에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면서 감쪽같이 나았다.”

취미
“취미가 너무 많다.(웃음) 중년이 되면 춤·악기·언어를 배우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댄스 스포츠를 배웠고, 각종 타악기와 오카리나, 플룻을 배웠다. 타악기 동호회 ‘떼아모’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떼아모는 스페인어로 ‘사랑한다’는 뜻이다. 일주일에 두 번씩 연습한다. 떼아모 회원들 공연하는 모습을 모아 영상을 제작하고 싶어서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도 1년간 배웠다. 중국어도 공부하고 있다.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 캘리그래피(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도 배우고 있다. 손녀나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에게 예쁘게 손글씨를 써서 선물하고 싶어서다. 요즘엔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합창을 한다. 10월 4일 전국 체전 개막식에서 합창 공연이 예정돼 있다.”

퇴직 후 하루 일과
“회사 다닐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 9시에 나가서 5시에 들어온다. 하루에 수업 1~2개 정도 듣는다. 커피숍에서 숙제도 한다.”

퇴직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장애인,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두드리고 만들고 즐기고’ 봉사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떼아모 회원들이 6개월간 종로 농아인협회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타악기를 가르쳤다. 칠판에 ‘쿵’ ‘따’라고 적어서 연주법을 가르쳤다.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이렇게 잘할까 싶어 대화를 좀 해보니, ‘가슴으로 파동이 느껴진다’며 환히 웃었다. 가슴이 찡했다.”

퇴직 후 가장 지출이 많은 항목
“취미 활동 수업료와 여기에 필요한 재료 구입비.”

정보를 얻는 채널
“라이나전성기재단과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다. 퇴직 전에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교육을 들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먼저 퇴직한 선배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도움되는 웹사이트를 알려준다.”


지금처럼 행복하게 늙고파…내 삶 담은 에세이집 냈죠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퇴직 후 느낀 감정
“아이를 키우느라 회사를 그만뒀다. 한창 육아에 전념하며 살던 중,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놓고 집에 혼자 있는데 갑자기 착잡했다. 다른 사람들은 전진하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에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봉사활동을 했고 점차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복지관에서 어르신들 식사 챙겨드리고, 못 오시는분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어서 배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퇴직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자서전을 겸한 에세이집인 ‘공자왈의 나들이’라는 책을 냈다. 학창시절 ‘공자님처럼 옳은 말만 한다’는 의미로 ‘공자왈’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여기서 따온 말이다. 아들, 며느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책에 사인을 해서 주변에 나눠 주기도 한다.(웃음) 국민연금공단의 ‘작가 탄생 프로젝트’ 강연을 듣고 용기를 얻어 책을 쓸 수 있었다.”

퇴직 후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곳
“건강 관리에 가장 많이 쓴다.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행에도 돈을 많이 쓴다. 강원도 정선에 별장을 지을까 하고 준비하고 있어서 남편과 일주일에 한 번씩 강원도에 가느라 돈을 좀 쓴다.”

노후 대비
“젊었을 때부터 개인연금에 가입해 놔서 경제적인 부분은 큰 걱정 없다. 다만 건강 걱정이 있어 수영도 하고 골프도 친다.”

생활 정보를 얻는 채널
“아침에 일어나면 신문을 읽는다.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 엄마들 모임을 이어 가고 있어 모임이 많다. 그런 자리에서 정보 교환을 많이 하게 된다.”

70·80대에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지금처럼 살고 싶다. 애들도 다 키웠기 때문에 지금은 오직 나에게 집중하며 내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운동도 열심히 하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랄까.”

‘나이 듦’에 대한 생각
“나이가 드는 것은 식물로 따지면 과일이 자라나고 열매를 맺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잘익은 맛있는 열매를 골고루 챙겨 먹을 수 있는 시기다. 나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시점이다.”


41년간 음악 가르치던 교장 선생님, 이젠 악기 연주 봉사해요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퇴직 후 느낀 감정
“41년간 선생님으로 일했는데, 퇴직하면 뭘해야 하나 생각하니 너무 답답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즐겁다. 더 빨리 퇴직할 걸 그랬다 싶을 정도로 즐겁다.”

취미
“오카리나·아코디언 연주 그리고 일본어 공부를 한다. 교직에 있을 때도 음악이 나의 주특기였다. 우리 반 학생들을 데리고 서울시 대회에 나가기도 했고, 서울시초등음악연구회장도 했었다.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기만 했지, 내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공연해본 적은 없다. 이제는 직접 연주를 하니 아주 재밌다. 일본어도 배운다. 머리를 계속 쓴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 잘 외워지지는 않지만, 언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로 보람을 느낀다.”

퇴직 후 하루 일과
“일할 때보다 일찍 일어난다. 지금이 더 바쁘다. 일단 아침 6시에 일어나 일본어 예습·복습을 하고, 오카리나와 아코디언을 연습하다 보면 시간이 흐른다. 일할 땐 7시에 일어났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서울시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퇴직 교장선생님들 모임이 있어, 그 친구들과 만나 저녁을 먹거나 당구를 친다.”

퇴직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
“구리에 있는 한 교회에서 아코디언 연주 봉사를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교회에서 동네 노인들에게 무료 점심을 주는 자리가 있었는데 아코디언 연주를 했다. 당시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그때 ‘나도 이런 호응을 받을 수 있구나’ 하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퇴직 후 가장 돈을 많이 쓰는 항목
“문화 생활과 외식에 쓴다. 퇴직 전엔 못 했기에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다.”

노후 걱정은 없는지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어 큰 걱정은 없다. 또 아내가 그동안 월급을 차곡차곡 잘 모아줘서 괜찮다.”

‘나이 듦’에 대한 생각
“나이가 들면 체력은 예전만 못하지만, 젊었을 때보다 활기차고 매사에 적극적이다. 오카리나·아코디언 연주를 하는 날에는 눈물이 날 정도로 즐겁고 행복하다. 나이를 먹었다고 집에만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할 것을 찾아다녀야 한다. 자기가 노력만 한다면 배울 것도, 할 것도 참 많은 세상이다.”

구성 이민아 기자, 김두원·박채원 인턴기자 / 그래픽 서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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