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조 야스히코 메이카이대 부동산학부 학과장, 일본 부동산연구소 연구원, 영국 케임브리지대 객원연구원, 1급 건축사
나카조 야스히코
메이카이대 부동산학부 학과장, 일본 부동산연구소 연구원, 영국 케임브리지대 객원연구원, 1급 건축사

우리나라의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4%로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도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가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일부에서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1990년대 일본처럼 버블 붕괴를 겪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나카조 야스히코 일본 메이카이대 부동산학부 교수는 “일본 부동산 시장 버블이 붕괴된 것은 정부의 급속한 금융 긴축, 즉 부동산 대출 축소 때문이었다”며 “급속한 금융 긴축이 없다면 버블 붕괴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나카조 교수는 오히려 남북 관계나 미·중 관계 등 국제 정세 급변으로 인한 무력 충돌 가능성이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카조 교수는 일본과 세계 주요국의 부동산 시장을 연구하는 학자다. 일본 지바현의 우라야스에 있는 메이카이대 부동산학부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일본의 빈집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나카조 교수가 지적한 대로 일본은 빈집 문제가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 2033년이면 일본의 빈집은 2000만 채(주택의 약 3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또 일본의 대표적 부동산 연구기관인 ‘일본부동산연구소(JREI)’ 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일본부동산연구소는 일본과 세계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 수준을 비교 분석하는 곳으로 한국 언론이 일본 부동산 시장을 분석할 때 빈번히 인용하는 기관이다.

나카조 교수는 일본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로 △저금리 상황에서 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사서 임대하는 경우가 많고 △온라인 쇼핑 발달로 인해 물류 수요가 늘면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물류 창고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고 했다. 또 △호텔이나 병원, 노인요양시설 등도 리츠(REITs)와 같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을 통해 수익형 부동산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낡고 작은 빌딩은 매수자가 붙기 어렵거나 임대 물건으로서의 매력을 급속히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과 달리 꼬마빌딩은 인기가 없다고 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부동산 시장 상황은 어떤가.
“일본은 전국적으로 토지 가격이 오르고 있다. 특히 장기간 하락세에 있던 지방 도시의 땅값이 올랐다. 땅값을 상승시킨 원인 중 하나는 해외로부터 방문객 증가로 호텔 수요가 많아져 호텔 용지가 고가에 매매되고 있는 것이다. 호텔 수요는 올림픽 개최와 관련 있기 때문에 올림픽 후에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분양 맨션(한국의 아파트에 해당)의 거래량은 조금씩 천천히 줄어들고 있다. 중국 등 해외 투자자의 일본 부동산 매수 수요가 (미·중 무역 분쟁 등) 국제 경제 상황에 따라 떨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올림픽으로 인한 부동산 투자는 정점을 지난 것 같고 도심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서 큰 폭의 상승은 보이지 않지만 이전보다는 상승세다.”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과거 일본과 같은 버블 붕괴 가능성이 있을까.
“일본의 버블 붕괴 계기는 정부 방침에 따라 금융기관이 부동산에 대한 대출을 급속히 축소한 것이다. 이 때문에 매수자의 구매력(자기 자금 + 차입금)이 떨어진 동시에 사업 자금을 빌릴 수 없게 된 기업의 도산이 잇따랐다. 가격이 오를 게 거의 확실하다면 더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금융 상황을 포함한 매수자의 구매력이 문제다. 급속한 금융 긴축이 없으면 버블 붕괴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이 일본의 버블 붕괴 시기와 다른 것은 국제 정세상 무력 충돌 등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국제적인 문제에 의한 경제 정세의 급변이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본 부동산 시장 버블 붕괴의 역사에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선 과도한 대출(차입)은 피해야 한다. 금융기관의 올바른 대출 태도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 이하로 하는 것이다(한국은 부동산 규제 지역의 경우 현재 40%). 일본의 버블 기간에는 LTV가 100%는 물론이고 120%까지 대출이 이뤄졌다. 이러한 과도한 차입은 상황 변화에 취약하다. 다음으로 정부는 급격한 금융 긴축은 피해야 한다.”

일본에서 은퇴를 앞둔 혹은 은퇴한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를 많이 하나.
“일본에서는 현재 맨션 투자 시장이 활황이다. 분양 맨션이지만 구입자가 거주하지 않고 임대해서 집세 수입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구입한다. 구입한 아파트 1실을 빌려줘 임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일정한 자금력이 있으면 임대 아파트를 통째로 구입해서 경영하기도 한다. 구입 자금은 자기 자금 외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아 해결한다. 현재 금리가 저렴하기 때문에 이자 비용이 적어 이런 투자가 가능하다.”

일본의 은퇴 연령기 때 투자 방식은 어떤가.
“고령자가 융자받는 경우, 오래 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변제 기간이 문제가 된다. 보험에 들 수 있으면 사망 시에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그것으로 변제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고령자에게 한정되지 않지만 이같이 차입금을 모두 변제하기 전에 사망하면 보험으로 미변제액을 갚는 구조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30억~50억원 안팎의 빌딩을 꼬마빌딩이라고 한다. 또 자산가들이 입지가 좋은 곳에 꼬마빌딩을 사서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게 보편적이다. 일본에도 이런 투자가 있나.
“일본에서는 작은 빌딩에 투자하는 일은 그다지 잘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오피스형 빌딩 시장이 점점 변화하고 있어, 낡고 작은 빌딩은 매수자가 붙기 어렵거나 임대 물건으로서 매력을 급속히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기 있는 빌딩은 대규모, 고층, 높은 층고, IoT 등 기술 혁신에 대응, 화장실 등 깨끗한 설비, 깨끗한 외관, 내진 기능, 역세권 등 조건을 갖춘 곳이다. 낡고 작은 빌딩은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주의해야 할 점은 해당 지역의 오피스 빌딩의 수요가 인기 있는 조건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하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빌딩에 투자하는 것이다. 덧붙여 일본에서는 낡아서 입주자가 없는 오피스 빌딩을 리모델링해서 주택이나 호텔로 바꾸는 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게 가능한 빌딩이라면, 투자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일본의 수익형 부동산은 어떤 곳이 있나.
“오피스텔, 점포 빌딩(상가), 주택(임대 아파트), 창고 등은 옛날부터 있어 왔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하고 물류 시장이 크게 변화하면서, IoT를 이용하는 물류 창고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그 외엔 호텔이나 병원, 노인요양시설 등도 리츠와 같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을 통해 증권화해 수익형 부동산 대열에 들어섰다.”

일본과 한국 부동산 시장의 다른 점과 비슷한 점은.
“대도시에 많은 인구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대도시 부동산 가격이 매우 비싼 것이 공통점으로 거론된다. 대도시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가격 상승 국면에서는 급격하게 상승한다. 다른 점은 일본에서는 중고 주택의 경우 거래량이 적고,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

정재형 선임기자, 박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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