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OLED와 삼성 QLED 간의 치열한 색 표현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LG OLED와 삼성 QLED 간의 치열한 색 표현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마케팅에 컬러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20세기 초반이다. 전문가들은 컬러마케팅의 시초로 1920년 미국 파커에서 검은색 만년필에서 탈피한 빨간색 만년필을 만든 사례를 꼽는다. 이 제품은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후 컬러마케팅 개념이 본격화한 계기는 1950년대 컬러TV의 등장이다. 흑백에서 컬러로 영상 매체가 진화하자 사람들이 색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21세기에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른바 ‘색 표현 전쟁’이라고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디스플레이의 치열한 경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개발로 인해 더 섬세하게 색을 표현하는 디스플레이가 무엇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QLED)와 LG전자(OLED)가 그 전쟁의 주인공이다.

미국의 자율 광고 심의기구인 전미광고국(NAD)은 올해 2월 LG전자를 상대로 OLED TV 광고에 ‘완벽한 컬러 구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OLED TV 광고를 하면서 부적절한 표현(완벽한)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즉각 반발했다. 삼성전자가 QLED TV 광고에서 ‘완벽한 현실감’이라는 표현을 이미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사 간의 다툼은 각사가 만든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쟁사 제품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전자·가전 업계의 컬러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컬러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냉장고·진공청소기·공기청정기·직화오븐 등 다양한 가전제품으로 영역이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갤럭시S10·S10+ ‘플라밍고 핑크’ 색상을 국내 출시했다. 6월에는 일부 국가에서 ‘카디널 레드’와 ‘프리즘 실버’ 색상을 출시했다. 전자는 스위스·러시아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후자는 홍콩에서 구입할 수 있다. LG전자도 지난 4월 ‘G8 씽큐’에 ‘그라데이션 레드’ 색상을 추가했다. 기존 라인업은 ‘뉴 오로라 블랙’ ‘카민 레드’ ‘뉴 모로칸 블루’ ‘클라우드 실버’ 등의 4개 색으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출시 후 시간을 두고 새로운 색상을 입힌 제품을 출시하면 고객의 관심을 다시 끄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가전업계도 컬러마케팅이 한창이다. LG전자는 4월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에 ‘블라썸 핑크’를 입힌 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블라썸 핑크’는 주요 시장인 한국과 호주, 대만의 젊은층이 선호하는 색상”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의류관리기인 ‘트롬 스타일러’에도 새로운 색을 도입했다. ‘블랙에디션 슬림 라인’을 출시하면서 색상 옵션을 늘린 것이다.

삼성전자도 2019년형 무풍에어컨 ‘갤러리’에 최근 신규 색상인 ‘캔버스그레이’를 추가했다.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에는 ‘프라임 핑크’ ‘피치 오렌지’ ‘세이지 블루’ ‘콰이어트 그레이’ 등 4가지 색상 옵션을 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삼성전자가 최근 밀고 있는 것은 민트색이다. 지난 6월 민트색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한 데 이어 진공청소기 ‘제트’에도 민트색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8월 말에는 직화오븐 신제품을 민트, 차콜, 그레이의 3가지 색으로 출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에는 핑크와 화이트 색상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월 따라 로고 바꾼 애플

가장 성공적인 컬러마케팅을 펼친 사례로 꼽히는 전자회사는 애플이다. 애플은 1984년 매킨토시를 개발하면서 단순히 컴퓨터만을 연구하는 데서 탈피해 빛과 색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반투명한 컬러 소재를 도입했다. 이어 1998년 아이맥과 1999년 아이북의 출현으로 컴퓨터 하면 떠오르던 칙칙한 회색의 이미지를 탈바꿈시켰다.

누드 외관과 화려한 색상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했다. 2000년대 이후 아이폰을 중심으로 흰색이 가진 단순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애플은 1998년까지 컬러풀하던 사과 모양의 로고를 현재는 심플한 하얀색으로 바꾸기도 했다. 한 컬러리스트는 “혁신기업 애플이 승승장구하면서 흰색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문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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