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베네통이 선보인 선명한 색감의 옷들. 사진 블룸버그 02 구찌 스커트를 입고 구찌 핸드백을 멘 여성. 03 샤넬의 상징 검은색핸드백. 04 안나수이의 상징인 보라색. 05 에르메스의 상징 주황색 케이스.
01 베네통이 선보인 선명한 색감의 옷들. 사진 블룸버그
02 구찌 스커트를 입고 구찌 핸드백을 멘 여성.
03 샤넬의 상징 검은색핸드백.
04 안나수이의 상징인 보라색.
05 에르메스의 상징 주황색 케이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2016년 가을·겨울 패션쇼는 화려했다. 선홍색 치마에 살구색 블라우스, 검은빛이 도는 붉은색 재킷에 꽃무늬 패턴이 들어간 스카프, 나비 무늬가 들어간 치마를 입은 모델들이 런웨이를 가득 메웠다. 색상은 화려했고 꽃과 나비, 새, 잠자리, 도마뱀을 자수나 프린트로 표현해 옷과 가방을 장식하는 데 사용한 구찌의 시도는 파격적이었다.

화려한 색상은 2015년 1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된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작품이었다. 그는 구찌에서 주를 이뤘던 검정이나 갈색과 같은 무거운 색상에서 벗어난 제품을 선보였다. 그 결과 구찌는 변화가 없어 ‘고루하다’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핫한’ 브랜드로 거듭났다. 덕분에 2016년 연 매출은 전년보다 17% 성장했다.

패션은 대표적인 컬러마케팅 분야다. 패션 기업은 기업 이미지를 색상으로 표현한다. 명품 브랜드 샤넬은 검은색을 브랜드 대표 컬러로 내세운다. 검은색은 권력과 지배를 암시하는 동시에 우아함과 기품을 표현하는 컬러로 쓰인다. 가장 보수적이면서도 품위 있는 색인 검정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샤넬은 검은색을 이용해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하게 한다. 샤넬은 화장품부터 의류에 이르기까지 검은색을 대표 컬러로 고수한다. 샤넬은 검은색으로 꾸민 매장 인테리어와 두 개의 검은색 C자로 만든 로고를 선보인다. 샤넬을 대표하는 핸드백은 물론 립스틱 케이스도 검은색 일색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지금까지 주황색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에르메스가 주황색을 브랜드 컬러로 선정한 이유는 천연 가죽과 가장 흡사한 색이기 때문이다. 천연 가죽 느낌을 살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에르메스는 패키지 디자인에도 주황색을 사용해 브랜드 특성을 강화하는 장치로 사용한다.

안나수이의 상징은 보라색이다. 보라색은 예로부터 왕실에서 사용해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색으로 여겨져 왔다. 그렇기 때문에 보라색은 우아함과 고귀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안나수이의 성공 비결은 보라색으로 패션 피플을 유혹한 것에 있다. 보라색이 지닌 신비함은 대중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지 몰라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기에는 적합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베네통은 컬러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브랜드다. 베네통은 노랑, 녹색 등 다양한 색상의 스웨터를 팔아 젊은이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사업 기반을 닦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55년 이탈리아 경제는 성장하는 분위기였고, 이에 걸맞게 밝은 색감의 스웨터가 인기를 끈 것이다. 베네통은 기존 브랜드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컬러풀한 색상을 사용해 통통 튀는 생기발랄한 이미지를 얻었고, 젊은 세대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다른 브랜드와 차별성을 가지게 됐다.


1년마다 바뀌는 유행색, 2020년엔 ‘민트’

매년 미국 색채 연구소 팬톤이 ‘올해의 색’을 발표하면 패션 업계는 즉각적으로 핸드백, 의류, 신발에 적용한다. 팬톤은 2019년 ‘올해의 색’으로 산호초에서 영감을 얻은 ‘리빙 코랄(Living Coral)’을 선정했다. 황금빛 과 주홍빛을 함께 띠는 살구색으로 알려져 있다.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MLB는 ‘리빙 코랄’ 색상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맨투맨티와 후드티, 모자는 물론 롱패딩에도 리빙 코랄 색상을 입혔다.

해마다 패션 업계에서 유행하는 색은 변한다. 팬톤은 물론 국제유행색협회 등이 해마다 유행 색을 제안해 여성복, 남성복, 핸드백, 신발 등에 영향을 준다. 유행 색의 주기는 보통 1년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서라도 유행 색을 빨리 변화시키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2019년 10월 현재 2018년 올해의 색이었던 ‘울트라 바이올렛’ 색을 띤 의류를 찾기 힘든 것은 우연이 아니다. 패션 업계에선 가을이 되면 다음 해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은 2020년 색으로 거론되는 민트색에 주목하고 있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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