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의 광고 화면. 코카콜라는 빨간색을 이용한 컬러마케팅을 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사진 코카콜라
코카콜라의 광고 화면. 코카콜라는 빨간색을 이용한 컬러마케팅을 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사진 코카콜라

3월 21일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TERRA)’는 5개월 만에 2억204만 병(330㎖ 기준·8월 27일 현재)이 팔렸다. 5개월 만에 2억 병 돌파는 국내 맥주 중 최단 기록이다. 1초당 14.6병씩 판매된 셈이다. 호주 청정지역인 ‘골든트라이앵글’의 맥아를 사용하는 등 깨끗한 원료로 만든 맥주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앞서 하이트진로 상품개발팀은 테라를 출시하기 전 마지막 단계에서 고민에 빠졌다. 기존의 갈색이나 검은색 계통의 맥주병에 테라를 담아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했던 것이다. 개발팀은 10여 차례 이상 2200여 명의 소비자에게 ‘청정’ ‘자연’ ‘천연’ 등의 키워드와 가장 적합한 색을 찾아달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초록색이 테라와 가장 맞는 색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식품 기업 빙그레는 지난 2월 ‘리치피치맛우유’를 출시했다. 겨울 한정판으로 판매된 이 우유는 열대 과일인 리치와 복숭아를 섞어 만든 제품이다.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우유’가 사용하는 반투명 용기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우유색은 바닷속 산호의 붉은 빛인 리빙 코랄(Living Coral)을 사용했다. 빙그레가 리빙 코랄 색소를 우유에 첨가한 이유는 이 색이 세계적인 컬러브랜드 연구기업 팬톤이 선정한 ‘2019년 올해의 색’이기 때문이었다. 팬톤은 리빙 코랄을 올해의 색으로 선정하면서 “따뜻하고 열정적인 리빙 코랄 컬러를 통해 사람들은 편안하고 즐거운 환경을 추구하는 욕구를 충족할 수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감과 생활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식품 기업은 제품 과 제품 용기, 브랜드 로고를 정할 때 색을 많이 고민한다.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식품 자체를 소비하고자 하는 식욕을 자극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바로 색이기 때문이다.

컬러마케팅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식품 기업은 코카콜라다. 빨간색과 흰색을 사용하는 코카콜라 로고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컬러마케팅 사례 중 하나다. 빨간색은 사람의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런 효과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일본 오츠카 제약의 음료 포카리스웨트의 국내 광고(왼쪽)와 미국 보스턴 시내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사진 포카리스웨트·블룸버그
일본 오츠카 제약의 음료 포카리스웨트의 국내 광고(왼쪽)와 미국 보스턴 시내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사진 포카리스웨트·블룸버그

코카콜라 로고에 빨간색과 흰색 조합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프랭크 로빈슨이다. 그는 코카콜라 창업자 존 펨버턴(1886년 창업)의 회계 담당자였다.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흰색과 빨간색의 조합을 좋아하던 로빈슨은 흰 바탕에 빨간색 글자로 ‘맛있고 상쾌한 코카콜라(Coca-Cola Delicious and Refreshing)’라고 쓴 코카콜라의 슬로건을 만들었다. 코카콜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명도(밝기)를 조금 높였지만 아직도 빨간색과 흰색을 조합한 로고는 유지하고 있다. 130년이 넘는 동안 일관되게 같은 색으로 컬러마케팅을 해온 것이다.

코카콜라 글로벌 디자인을 총괄하는 제임스 서머빌 부사장은 “코카콜라 맛 그 자체가 첫 번째 비밀 레시피라면 코카콜라 레드는 두 번째 비밀 레시피”라고 했다.

빨간색과 상반되는 색인 파란색은 반대로 식욕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보통 식품 기업은 이 색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파란색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곳도 있다. 일본 오츠카 제약이다. 이 회사는 자사의 음료 포카리스웨트에 파란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츠카 제약은 포카리스웨트 디자인에 일절 다른 색을 사용하지 않고 흰색 바탕과 파란색 글씨만을 사용한다. 또 CF 촬영 장소로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미노코스 섬을 선정했는데 이곳은 파란색과 흰색 건물이 있는 곳이다.

오츠카 제약이 파란색을 마케팅에 활용 이유는 포카리스웨트가 소비자에게 수분을 보충해주는 기능성 음료이기 때문이다. 파란색은 신뢰를 상징하는데 포카리스웨트가 수분을 보충해주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파란색을 사용하는 것이다. 권영걸 전 계원예술대 총장은 “포카리스웨트의 파란색은 시원한 느낌과 갈증을 해소해 주는 차가운 음료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큰 역할을 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특정 색이 아니라 일곱 빛깔 무지개색을 모두 제품에 사용하는 곳도 있다. 2017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문을 연 베이커리 ‘플라워 숍(flour shop)’이다. 플라워 숍은 패션 업계에서 일하던 아미라 카심 창업자가 만든 곳인데 대표 제품은 ‘무지개 폭발 케이크(Rainbow Explosion Cake)’다. 케이크의 표면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등 무지개색으로 장식돼 있는데 케이크를 자르면 무지개색의 굵은 설탕 가루가 나온다. 생일 등 특별한 날에 주로 먹는 케이크를 소비자가 봤을 때 흥겨운 분위기가 더 고조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색을 마케팅에 활용한 것이다.

정해용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