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워싱턴 내셔널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10월 31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워싱턴 내셔널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워싱턴이 처음으로 왕좌에 오릅니다!”

10월 31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야구장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 워싱턴 내셔널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6 대 2로 꺾고 2019년 메이저리그 최정상에 섰다. 9회 말 2아웃, 워싱턴의 마무리 투수 허드슨이 던진 변화구에 휴스턴의 타자 브랜틀리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고, 워싱턴의 모든 선수는 마운드로 뛰어나와 서로를 부둥켜안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월드시리즈 우승팀 워싱턴은 전체 포스트시즌(정규시즌 이후 상위 10개 팀 간 토너먼트) 배당금이 집계된 이후 총액의 36%를 상금으로 받게 된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보스턴 레드삭스는 3174만7907달러(약 369억1329만원)를 받았다.

메이저리그는 전 세계 야구 선수의 꿈의 무대다. 세계 최정상급 실력의 야구선수가 모이는 곳인 만큼 리그의 경제적 규모도 크다. 메이저리그 수익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95억달러(2017년 103억달러)로 미국 NFL(미식축구·약 130억달러)에 이어 전체 프로 스포츠 종목 리그 2위였다. 전 세계 축구 리그 수익 1, 2위인 영국 프리미어 리그(약 53억달러)와 독일 분데스리가(약 28억달러)를 합친 것보다 크다. 또한 2017년 메이저리그 구단 매출 2위인 LA 다저스의 연 매출액은 약 6000억원으로, 같은 해 한국프로야구 리그 전체 매출액인 약 5200억원을 뛰어넘었다. 주목할 점은 메이저리그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7년에는 처음으로 총매출액 100억달러(약 11조6000억원)를 돌파했으며 작년까지 16년 연속 최고 매출액을 경신했다.

선수 개인의 경제적 가치도 크다. 메이저리그 전체 선수의 평균 연봉은 약 437만달러(약 50억7000만원)다. 한국프로야구 리그의 평균 연봉인 1억5065만원의 약 33배 수준이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선수는 워싱턴의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로 3833만달러(약 448억원)였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시장인 만큼 리그 내에 특별한 제도가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 사치세’다. 사치세란 사치품의 수입과 소비를 억제하고 소득을 재분배하기 위한 소비세의 일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팀 연봉 총액이 일정 기준을 넘기면 이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데, 이를 ‘메이저리그 사치세’라고 한다. 한 팀에 우수한 선수가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로 ‘균등 경쟁세(competitive balance tax)’로도 불린다. 2018년에는 연봉 총액 1억9700만달러(약 2286억원)가 상한선이었다. 구단 총연봉이 기준액을 넘길 경우 첫 시즌은 초과액의 17%, 두 번째 시즌은 30%를 부과하는데, 위반이 지속되면 점점 세율이 높아진다.

2018년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보스턴 레드삭스는 1195만1091달러(약 139억원)를 사치세로 납부했고, LA 다저스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1억4970만달러(약 1737억원)를 납부하다가 2018년 기준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구단으로부터 받은 사치세는 선수 권익과 리그 발전 기금으로 활용한다.


통합된 사이트로 시너지 창출

메이저리그 각 구단은 개별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해 mlb.com이라는 메이저리그 통합 홈페이지를 개설해 관리한다. 홈페이지에서는 경기 관련 뉴스와 통계 제공은 물론 티켓을 팔기도 한다. 메이저리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통합 관리해 팬의 유입이 많아 시너지가 창출된다. 2000년 1200억원을 투입해 개설한 사이트는 2003년부터 꾸준히 흑자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나온 수익을 구단별 매출 점유율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구조다.

2015년에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성장에 발맞춰 자회사 밤테크(BAMTech)를 설립해 모바일, 태블릿 PC 등에서 MLB 영상 콘텐츠 판매를 주도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기술을 통해 전 세계 메이저리그 팬을 공략한 것이다. 2016년에는 ‘미디어 공룡’이라 불리는 디즈니가 밤테크 지분 33%를 10억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리그의 성장이 지속하면서 중계권료도 올랐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우, ‘폭스 스포츠’와 중계권을 재계약하면서 중계권료를 기존 8년(2008~2015년) 2억5000만달러(약 2901억원)에서 6년(2016~2021년) 15억달러(약 1조7400억원)로 올렸다. 안정된 관중 수와 스폰서비, 중계권료 인상 등이 리그 전체의 매출액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이 지역 사회에 공헌하며 꾸준히 팬 확보에 힘쓰는 것도 리그 성공의 원동력이다. 1989년에 만들어진 RBI(Reviving Baseball in Inner Cities)가 한 예다. 미국의 대도시는 대부분 도심에 빈민 지역이 있다. 빈민 지역 거주자 대부분은 흑인과 유색인종이다. 메이저리그는 저소득층에서 야구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으며, 리그 내 흑인과 유색인종 선수 비율 또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후 메이저리그는 저소득층도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야구용품을 지원하고 소규모 대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 밖에도 메이저리그는 참전 용사를 시구자로 초청하는 등, 팬과 소통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해 호평받고 있다. 팬이자 한 명의 고객이 야구를 그들 삶의 일부처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plus point

MLB의 전통 된 ‘버블헤드’ 마케팅

LA 다저스에서 출시한 류현진 선수 버블헤드 피규어. 사진 다저스 네이션
LA 다저스에서 출시한 류현진 선수 버블헤드 피규어. 사진 다저스 네이션

‘버블헤드 데이(Bobblehead Day)’는 메이저리그에서 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구장 행사 중 하나다. ‘MLB 버블헤드’는 각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의 피규어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은 버블헤드를 야구장에 입장한 팬에게 기념품으로 무료 제공한다. 야구 팬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의 피규어를 받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버블헤드’는 ‘위아래로 움직이다, 인사하다’란 뜻을 가진 영어 단어 ‘bob’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약 3등신인 피규어의 큰 머리가 위아래로 흔들거린다. 미국에서 스포츠 스타의 버블헤드를 판매한 것은 1920년대 NBA 뉴욕 닉스가 시초다. 이후 1999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버블헤드를 구단 마케팅 용품으로 활용했다. 당시 팀의 외야수였던 윌리 메이스의 버블헤드를 3만5000명의 입장객에게 증정한 것이다.

올해는 LA 다저스 소속 투수 류현진 선수의 버블헤드가 출시돼 국내에서도 이슈였다. 구단은 팬과 소통하고 구단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데 버블헤드를 활용하고, 팬들은 경기장에서 직접 받은 버블헤드에 가치를 부여한다. 최근에는 국내 KBO 구단도 이를 벤치마킹해 선수포토카드·버블헤드 등을 제작, 행사 당일 경기장에 온 팬들에게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김두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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