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경기 중에 나이키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경기 중에 나이키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영미!”

2018년 2월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의 주인공은 여성 컬링팀이었다. 컬링팀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따면서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을 단번에 떨쳐냈다. 컬링팀이 활약하면서 스포츠 브랜드 휠라도 관심을 받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2012년부터 컬링팀을 후원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휠라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약 700억원의 광고 효과를 봤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는 입장하는 선수들이 사진을 찍을 때마다 삼성 로고가 전 세계에 중계됐다. 삼성전자가 참가 선수 전원에게 제공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올림픽 에디션’ 뒷면에 적힌 삼성 로고가 카메라에 잡힌 것. 이를 위해 삼성은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때부터 연간 1000억원 이상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후원하고 공식후원기업을 뜻하는 ‘올림픽 파트너(The Olympic Partner)’ 자격을 얻었다. 올림픽 파트너는 세계에서 10곳의 기업만 얻을 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은 영국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축구팀 첼시 FC의 스폰서로 활동한 적도 있다. 삼성은 2005년부터 10년 동안 첼시를 후원하면서 유럽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그 결과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등의 판매 및 점유율 확대에 도움을 받았다.

기업이 올림픽,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를 후원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기업은 경기를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스포츠 스타들의 상품 가치에 투자해왔다.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과 신발, 그들이 뛰는 경기장 주변 광고판에 자사 로고가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기업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2000년 52억달러(약 6조1000억원)에서 2019년 913억달러(약 107조원)로 17배 이상 증가했다.


1│수퍼스타 지원한 ‘나이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농구의 전설’ 마이클 조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등 스포츠 스타를 지원하는 마케팅 전략을 썼다. 1985년 나이키는 마이클 조던이 등장하는 ‘에어조던’ 시리즈 TV 광고를 방송했다. 에어조던은 마이클 조던이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의견을 반영한 운동화다. 마이클 조던이 에어조던을 신고 골대를 향해 날아오르는 모습을 담은 광고 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나이키는 에어조던 출시 첫해에만 1억3000만달러(약 152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스포츠 팬들이 에어조던에 폭발적으로 반응한 결과였다.

타이거 우즈도 나이키의 스포츠 마케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나이키는 1996년 우즈가 프로로 전향했을 때 골프 시장에 진입했다. 우즈를 앞세운 나이키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골프 업계를 휩쓸었다. 다만 우즈와 같은 스포츠 스타를 동원한 마케팅에는 그림자도 있다. 후원하고 있던 스포츠 스타의 성적이 부진하거나 스캔들이 발생하면 사업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이키는 우즈가 부상과 성 추문 등으로 공백기에 들어갔을 때인 2016년 골프용품 사업을 접는다고 밝혔다.


2│무명선수 발굴에 집중한 ‘언더아머’

미국의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는 누구나 주목하는 스타 대신 ‘언더독(underdog)’ 선수에게 투자했다. 언더독은 성공 가능성이 낮은 2인자나 3인자를 뜻하는 말이다. 1949년에 창업한 아디다스, 1972년에 창업한 나이키와 비교하면 언더아머 역시 언더독(1996년 창업)에 해당한다. 언더아머는 2000년대 후반이 돼서야 스포츠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에어조던’의 전설을 쓴 나이키처럼 스포츠 스타를 잡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그 대신 언더아머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언더독 선수를 찾는 데 주력했다. 언더아머는 2012년 나이키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한 미국프로농구(NBA) 간판스타 스테픈 커리와 2013년 전속 계약을 하는 등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와 계약을 했었다. 커리 외에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조던 스피스,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최초의 흑인 수석 무용수가 된 미스티 코플랜드 등을 발굴했다.


3│축구에 화력 집중한 ‘화웨이’

중국 1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는 2012년부터 축구를 대상으로 유럽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나라별 최고 팀을 하나씩 선정해 후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유럽에서도 서유럽을 공략한다. 소비자들이 ‘실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서유럽에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 스마트폰 판매 증진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화웨이는 2012~2014년 유럽 대표 축구 구단과 후원 계약을 했다. 영국은 아스널 FC, 프랑스는 파리 생제르맹 FC, 이탈리아는 AC 밀란, 스페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독일은 BV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네덜란드는 AFC 아약스 등 나라별로 대표적인 프로축구 구단을 선정해 계약했다.

화웨이의 축구 마케팅은 성과를 거뒀다는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평가다. 화웨이의 서유럽 시장 점유율은 유럽 대표 축구 구단 후원을 시작한 2012년 1.3%에서 2014년 6.9%로 5배 이상 높아졌다.

정미하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