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손쉽게 자동차를 대여하는 ‘케어 바이 볼보’ 서비스를 2017년 처음 선보였다. 사진 볼보
볼보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손쉽게 자동차를 대여하는 ‘케어 바이 볼보’ 서비스를 2017년 처음 선보였다. 사진 볼보

‘이 차를 사지 마세요(Kaufen Sie Dieses Auto Nicht)’

스웨덴의 볼보자동차가 2018년 내건 광고 슬로건이다. 이 문구가 적힌 광고 사진에는 4000만원대 준중형차 볼보 XC40과 젊은 남성이 담겨 있다. 볼보가 자차 브랜드를 구매하지 말라고 광고하는 이유는 하나.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볼보는 2017년 자동차 구독 서비스 ‘케어 바이 볼보(Care by Volvo)’를 출시했다. 케어 바이 볼보는 이용자가 매달 750~850달러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볼보 차량을 대여하는 서비스다. 계약 기간은 24개월. 보험료, 소모품 정비 비용, 긴급출동 서비스, 24시간 고객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현재 미국·스웨덴·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폴란드에서 구독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 볼보는 2025년까지 생산량의 절반을 구독 서비스에 투입할 예정이다.


1│자동차, 기분 맞춰 골라 탄다

차량 구독 서비스의 장점은 리스 제도와 달리 차종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것. 차고지에 자동차를 여럿 보유한 갑부처럼 원하는 고급 차 모델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원하는 차종을 선택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

국내에도 차량 구독 서비스가 도입됐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현대 셀렉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72만원으로 쏘나타·투싼·벨로스터를 바꿔가며 탈 수 있는 서비스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와 그랜드스타렉스 리무진, 코나 일렉트릭 가운데 한 가지 차량도 매월 한 번씩 48시간 탈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인다. 고급 차 제네시스 전 모델을 월 149만원에 제공한다. 매월 최대 2회까지 차종을 교체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강력한 주행 감성을 즐기고 싶을 때는 G70과 G80스포츠를, 정교한 주행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이 필요할 때에는 G80을, 뒷좌석의 품격을 누리고 싶을 때는 G90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2│헬리콥터와 잠수함도 구독 선택지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호기심이다. 일반인은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의 교통수단을 도심이나 관광지에서 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차량 공유 업체 우버는 지난 7월 헬리콥터 구독 서비스 ‘우버콥터’를 출시했다. 우버콥터는 평일 오후 2시부터 6시 사이에 맨해튼과 JFK 국제공항 사이를 운항한다. 이용을 원하는 고객이 우버 앱을 통해 신청하면 우버택시가 위치를 파악해 데리러 온다. 이 택시를 타고 헬리콥터 탑승지까지 이동하면 된다. 200~225달러로 한번쯤 이용해볼 수 있는 가격이다. 아직은 우버의 플래티넘 고객과 다이아몬드 고객(우버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 등급)만 이용할 수 있다.

우버는 호주 퀸즐랜드 관광청과 함께 잠수함 구독형 서비스까지 도전했다. 퀸즐랜드 해변에서 앱을 통해 출발지와 도착지를 선택하면 눈앞에 잠수함이 ‘배달’된다. 2인용 잠수함으로 편도 3000달러를 내면 된다. 이 서비스는 5월 27일부터 6월 18일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됐다. 아직 상용화하긴 어렵지만 희소한 경험을 ‘구독’하고 싶다는 소비자의 욕구를 확인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3│케어 서비스로 집안일 줄인다

럭셔리 라이프를 실현하는 구독 서비스의 원조는 생활용품 렌털 서비스다. 웅진코웨이는 2011년부터 ‘매트리스 맞춤 케어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침대 매트리스를 월 2만~4만원에 구독하는 서비스다. 4개월에 한 번씩 ‘홈케어닥터’가 방문해 매트리스를 관리해준다. 현재 매트리스 맞춤 케어 렌털 서비스 이용 고객은 지난 3분기 53만 명에 달했다.

구독 서비스는 케어 서비스까지 제공해 가정집에서 인기를 모은 지 오래다. SK매직은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를, 하츠는 레인지 후드를 청소 서비스와 함께 제공한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독경제의 확산과 함께 구독경제형 기업의 잠재력이 재조명되고 있다”면서 “1년 사이 구독경제형 종목의 주가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대비 각각 93%포인트와 98%포인트의 초과 수익률을 보였을 정도”라고 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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