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어떤가요.얼마나 적막하나요.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나요.’
2010년 5월에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주인공 미자는 ‘아네스의 노래’라는 제법 긴 자작시를 담담하면서도 서글픈 목소리로 읊으며 영화의 끝을 알린다. 손자의 성폭행 연루 소식에 자신의 알츠하이머병 진단까지 전해 들은 미자가 그저 아름답기만 바라던 세상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꾸역꾸역 받아들이며 적은 글이다. 많은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이 영화는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영화 ‘시’가 사람들 입에 다시 오르내린 건 올해 11월, 피아니스트 백건우(73)씨가 아내이자 45년 절친인 배우 윤정희(75)씨의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을 알리면서다. 운명의 장난처럼 윤씨는 자신이 10여 년 전 마지막으로 연기한 미자와 같은 병을 앓고 있다. 미자는 윤씨의 본명(손미자)이기도 하다. 백씨가 “딸이 노력하는데도 (윤씨가) 알아보지 못한다”고 전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치매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스물두 살에 데뷔해 53년간 325편의 영화 주연을 맡은 스타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40대 대통령 로..
이코노미조선 멤버십 기사입니다
커버스토리를 제외한 모든 이코노미조선 기사는
발행일자 기준 차주 월요일 낮 12시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발행일자 기준 차주 월요일 낮 12시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멤버십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