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한양대 대학원 신경해부학 박사,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 / 사진 대한치매학회
김승현
한양대 대학원 신경해부학 박사,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 / 사진 대한치매학회

“영화에서 치매는 늘 비참하게 묘사됩니다. 하지만 결코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니에요.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김승현 대한치매학회 이사장(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12월 8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성공적인 치매 극복은 이 질병에 대한 인식 변화로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1996년 대한치매연구회로 출발한 대한치매학회는 2002년 정식 학회의 모습을 갖춘 후 17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치매 관련 학술연구단체로 성장해왔다. 김 이사장은 2018년 4월부터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고령 인구가 갑자기 늘면서 치매 문제도 급부상한 측면이 있어요. 한국 사회가 치매를 제대로 알고 대처할 시간이 부족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의 두려움이 너무 큽니다. 약물치료를 받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데도 말이에요. 완치 판정을 받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미리 겁먹고 포기하면 안 돼요.”

김 이사장은 학회의 ‘진인사대천명 스리(3)고’ 캠페인을 평소 숙지하고 실천해보길 권했다. 캠페인명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는 일곱 가지 수칙의 앞글자를 땄다. “진땀 나게 운동하고(진), 인정사정없이 담배 끊고(인), 사회 활동과 긍정적 사고 많이 하고(사), 대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대), 천박하게 술 마시지 말고(천), 명을 연장하는 식사를 하고(명),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을 조절하자(3고)는 것입니다. 치매가 걱정된다면 반드시 지켜야 해요.”

진인사대천명 3고가 예방 캠페인이라면, ‘일상예찬’은 치매 환자와 보호자에게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환자가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환자 가족이 진짜 힘들어지는 순간이 언제부터인지 아세요? 환자가 식사·세수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해내지 못할 때예요. 온종일 곁을 지켜야 하죠. 환자의 뇌세포를 자극해 증상 악화를 막는 노력은 그래서 정말 중요합니다.”

치매학회가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미술 작품을 활용한 인지 중재 치료를 진행한 것이 일상예찬 프로그램의 대표 사례다. 유명 작품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그림을 직접 그려보는 과정에서 치매 환자는 뇌세포 자극 훈련을 할 수 있다. 김 이사장은 “현재는 현대미술관과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미술 치료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며 “각 지역 치매안심센터의 인지 기능 향상 프로그램에 쓰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의 치매 예방·관리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세부적인 노력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가 2008년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치매 환자 지원에 나섰습니다. 중앙치매센터-광역치매센터-치매안심센터로 이어지는 공공 인프라도 잘 구축했고요. 다만 디테일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도시와 농어촌 여건이 다른데도 일괄적인 지침을 내려보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지역 의료기관, 복지시설 등의 참여를 바탕으로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세심한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준범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