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월(新月) 1994년생, 하이난성대 신문방송학과, 동국대 대학원 철학과 재학 중, 2016년부터 한국 거주, 웨이보 팔로어 118만 명 / 장역문(文) 1991년생,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2010년부터 한국 거주, 웨이보 팔로어 204만 명 / 이혜진 1994년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칭화대 대학원 재학 중,2017년부터 중국 거주, 콰이쇼우 팔로어 42만 명 / 왼쪽부터 재한 중국인 왕홍 유신월씨, 장역문씨, 재중 한국인 왕홍 이혜진씨. 1월 8일 인터뷰에서 이들은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왕홍으로 크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유신월(新月) 1994년생, 하이난성대 신문방송학과, 동국대 대학원 철학과 재학 중, 2016년부터 한국 거주, 웨이보 팔로어 118만 명
장역문(文) 1991년생,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2010년부터 한국 거주, 웨이보 팔로어 204만 명
이혜진 1994년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칭화대 대학원 재학 중,2017년부터 중국 거주, 콰이쇼우 팔로어 42만 명
왼쪽부터 재한 중국인 왕홍 유신월씨, 장역문씨, 재중 한국인 왕홍 이혜진씨. 1월 8일 인터뷰에서 이들은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왕홍으로 크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중국에는 2100만 명이 넘는 왕홍이 있다(2018년 기준). 중국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은 유명인은 왕홍으로 불리기 때문에 이들의 국적도, 활동 지역도 저마다 다르다.

‘이코노미조선’은 세 명의 왕홍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재한 중국인 유신월(26)·장역문(29)씨, 재중 한국인 이혜진(26)씨다. 각자 대학·대학원 진학을 위해 한국에 오고 중국으로 갔다가 왕홍이 됐다. 유씨의 웨이보 팔로어 수는 118만 명, 장씨의 웨이보 팔로어 수는 204만 명, 이씨의 콰이쇼우 팔로어 수는 42만 명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주링허우(1990년대생)이자 밀레니얼(1981~96년생) 세대다. 한국을 잘 아는 중국인, 중국을 잘 아는 한국인이 모여서인지 서로의 이야기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두 나라 사이를 잇겠다는 당찬 포부도 인상 깊었다. 인터뷰는 1월 8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이뤄졌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유신월(이하 신월) “한국 거주 5년 차 대학원생이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졸업한 후 같은 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웨이보에서 한국 생활과 관련한 콘텐츠를 올리고 왕홍으로 활동하고 있다. ‘코덕(코스메틱 덕후의 줄임말로 화장품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 뷰티 콘텐츠도 올린다.”

장역문(이하 역문) “한국 거주 11년 차 방송인이자 모델이다. 웨이보에서 활동 중인 왕홍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 중이다.”

이혜진(이하 혜진) “2018년부터 칭화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중국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유학생의 생활과 관련한 콘텐츠를 콰이쇼우에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 경험을 토대로 ‘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는 책을 썼다.”


어쩌다 왕홍이 됐나. 그것도 타국에서.

신월 “사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왕홍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웨이보에 올린 다이어트 전후 비교 사진이 인기를 끌면서 팔로어가 많이 생겼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살을 많이 뺐는데, 이 비교가 꽤 극단적인 편이었던 것 같다. 이 인기 덕분에 하이난성 방송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 사회를 맡게 됐다. 웨이보에서 얻은 인기로 지역 방송국에 진출하고 활동하다 보니 팔로어가 점점 많아진 셈이다. 그러다가 2016년 한국에 왔다. 어린 시절부터 K팝을 좋아해서 한국에 관심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유학을 오게 됐다. 이때부터는 한국의 맛집, 가볼 만한 곳 등 한국 생활 관련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역문 “신월씨와는 과정이 반대다. 먼저 한국에 유학을 왔고, 이곳에서 한국 유학 생활 이야기로 인기를 얻은 케이스다. 정확히 기억난다. 2010년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공식 가입하며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그때 내 눈에 한국은 정말 ‘우아’한 나라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짐을 싸 들고 한국으로 왔다. 어학당을 다니다가 12학번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이때 한국관광공사 기자단에 뽑혔는데, 당시 콘텐츠가 웨이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팔로어가 많아졌다. 이 인기를 토대로 중국 방송국이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는데, 이를 계기로 팔로어가 급증했다.”

혜진 “이 중에서 내가 왕홍 경력이 가장 짧다. 2018년 11월부터 콰이쇼우에 콘텐츠를 올렸고, 2019년 1월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고 현지에서 공부할 만큼 애정이 있고, 왕홍에 관심이 많았지만 계정을 선뜻 열기가 망설여졌다. 그래서 고른 플랫폼이 콰이쇼우다. 짧은 영상 위주인데다, 한국인 이용자도 많지 않아 중국어도 공부할 겸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중국 음식도 만들어 먹어보고 중국 뮤직비디오나 드라마를 보며 감상을 이야기하는 식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칭화대 기숙사 소개 영상이었다. 명문대 한국 유학생의 학교생활 이야기를 좋아해줬다. 팔로어가 많이 생겼다.”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은 무엇인가.

신월 “팔로어들은 나의 성장기를 응원한다. 내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대입한달까. 뚱뚱했지만 운동과 식이 요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모습, 낯선 한국 땅에 와 대학을 다니며 공부하는 모습, 한마디도 못 하던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된 지금의 모습을 보며 함께 성장한다고 느낀다.”

역문 “팔로어들은 내가 영상을 올릴 때 가장 좋아한다. 특히 방송계에 진출한 후로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데, 이런 활동을 좋아하고 응원한다.”

혜진 “방송을 시작했던 당시, 콰이쇼우 플랫폼에는 한국인 유학생이 거의 없었다. 이용자들이 외국인 유학생이란 점을 신기하게 여겼던 것 같다. 또 ‘칭화대’ 자체에 대한 호기심도 컸던 것 같다.”


중국인은 요즘 어떤 것에 반응하나.

신월 “같은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한국의 브랜드 관계자가 늘 묻는 것이 ‘중국인은 뭘 좋아해요?’다.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중국 거리에 나가면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입은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 생각하는 모든 스타일의 옷이 다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중국인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따지며 중국을 하나로 묶기엔 너무 큰 나라다. 그럼에도 굳이 찾자면 중국인은 ‘강한 개성’과 ‘화려함’을 좋아한다. 붉고 번쩍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자기의 스타일 안에서 개성을 강하게 드러낸다는 뜻이다. 무채색을 좋아한다면, 그 안에서도 개성을 어필할 수 있는 무채색의 화려함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유행을 좇는 브랜드보다 자기 개성이 뚜렷한 브랜드를 좋아한다.”


왕홍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혜진 “중국인에 대한 이해와 애정 그리고 왕홍경제에 대한 분석이 없으면 쉽지 않은 것 같다. 무작정 팔로어가 많은 판매 왕홍을 섭외해 이들에게 제품 홍보 멘트를 주문한다고 팔로어들이 반응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더우인·콰이쇼우 등을 방문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예컨대 콰이쇼우 플랫폼 이용자의 60~70% 정도는 남성이었다. 이들에게 단순히 화장품을 홍보한다고 해서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모두 젊다. 왕홍 활동을 계속할 것인가.

신월 “그렇다. 두 나라 사람에게 서로의 문화를 알리고 싶다.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중국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팔로어들과 같이 공부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석사 논문을 쓰고 싶다.”

역문·혜진 “왕홍으로서 키워온 나만의 강점을 살려 콘텐츠를 발전시키고 싶다.”

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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