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난(李楠) 베이징사범대 국제무역학, 예룡여행 / 사진 바비라마
리난(李楠) 베이징사범대 국제무역학, 예룡여행 / 사진 바비라마

카메라맨이 캐리어를 끌고 공항을 바삐 걸어가는 여성을 불러세우고 묻는다.

“대표님, 굳이 직접 출장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요? 단가도 낮은 거래처인데요.”

불만 섞인 직원의 질문에 캐멀색 코트를 차려입은 단발의 여성은 웃으며 답한다.

“모든 일은 상대방과 마주하고 소통할 때 이뤄지는 법이죠. 또 원가를 낮춰 판매하면 고객들은 어떨까요? 우린 판매량이 늘고, 고객은 저렴하게 사서 좋겠죠? 내가 늘 하는 말 기억하나요?”

“뭐였죠?”

“공잉(共赢·윈윈하자)!”

39세(당시) 커리어 우먼의 당당한 외침에 중국 워킹맘들이 열광했다. 중국의 쇼트 비디오 플랫폼 더우인(抖音)에 올라온 이 영상은 조회 수 2000만 건을 기록했다. 영상의 주인공은 리난(李楠) 바비라마(芭比辣妈) 대표. 중국의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대표이자 왕홍이다. 팬들은 성의 없는 상대 회사 대표의 태도에 “차단해!”를 외치고, 어려운 미팅을 하러 가는 차 안에서 “이 프로젝트 성공하면 직원 모두 해외여행 간다”고 선언하는 그의 ‘걸크러시’ 매력에 감정 이입한다. 205만 명의 더우인 팔로어 대부분은 20~30대 직장 여성이다. 다섯 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리 대표의 배경도 워킹맘의 공감 포인트다.

바비라마는 창업 6년 차 MCN이다. 젊고 예쁜 여성을 뜻하는 ‘바비’와 중국 신세대 엄마를 말하는 ‘라마’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 2015년 유행에 민감하고 몸매를 가꾸는 ‘라마’들을 위한 헬스 퍼스널트레이닝(PT)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2016년 왕홍 MCN 회사로 사업을 확장했다. 소속 왕홍 200명의 90% 정도는 리 대표와 같은 워킹맘이다. 이들은 유니레버·에스티로더 같은 뷰티 브랜드, 군기저귀·거버 같은 육아 브랜드와 주로 협력한다. MCN 대표였던 리 대표는 지난해 6월 더우인에 자신의 계정을 열고 왕홍이 됐다. 리 대표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작은 질문에도 직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답하는 모습에서 영상 속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바비라마의 사업 내용은.
“왕홍 육성, 유통, 전자상거래몰 운영 등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왕홍과 계약하고 이들의 콘텐츠 개발, 즉 기획·촬영·편집 등을 지원하는 것이 첫 번째다. 라이브 스트리밍 관련 교육도 한다. 또 바비라마는 뷰티·육아 브랜드와 협력해 이들의 상품 판매를 대리하는 유통업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둥(山東)성에 자체 지능화 물류 창고를 갖추고 있다. 전자상거래몰과 관련해서는 타오바오에 소속 왕홍의 전문 매장 11곳을 운영하고 있다. 왕홍의 매장 개설·운영, 제품 선택, 물류, 애프터서비스 등 원스톱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MCN 산업을 전망한다면.
“왕홍 대부분이 MCN 소속일 정도로 산업은 왕홍경제와 함께 움직인다. 올해 중국 내 MCN 업체가 5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MCN 산업은 전문·세분화, 기술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본다. 특히 지식재산권(IP) 강화 움직임에 따라 MCN 회사들의 노하우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게다가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접목되면 콘텐츠는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다. 또 왕홍을 영향력 상위부터 하위까지 수직적으로 고루 육성하는 MCN만이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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