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한 KAIST 경영공학 석사, 북경흑룡청마과기유한공사 공동 대표, 아크 컨설팅 글로벌 어드바이저
안준한
KAIST 경영공학 석사, 북경흑룡청마과기유한공사 공동 대표, 아크 컨설팅 글로벌 어드바이저

2019년은 중국 시장에서 ‘왕홍(網紅)경제’ 영향력이 정점에 이른 가운데 라이브 방송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크게 성장한 한 해였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의 대표적인 블로그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가 타오바오와 연결 가능한 라이브 방송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내놓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왕홍 기획사로 불리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는 2015년 150개 수준에서 2019년 6월 말 6500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왕홍경제 문제점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왕홍의 끝없는 몸값 상승 탓에 마케팅 비용으로 환산되는 왕홍 비용은 웬만해서 투자수익률(ROI)을 맞출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대형 왕홍의 진정성 이슈로 인해 유료 광고에 대한 불신과 왕홍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직접 체험한 후 전달하던 솔직한 후기는 체험하지 않은 제품까지 사용해본 것처럼 위장한 거짓 후기로 변질되거나 허위·과장 광고까지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라이브 방송 완판남으로 불리는 리자치는 지난해 9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추천했던 민물 대게의 산지가 다른 지역으로 밝혀지면서 허위 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지난해 연말 중국 당국이 온라인 쇼핑몰, SNS 등의 허위 광고와 거짓 후기 등을 대상으로 이른바 ‘왕홍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2020년 중국 시장을 예측하며 ‘쭝차오경제(种草经济·상품을 추천해서 다른 사람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행위로부터 발생하는 경제)’ ‘KOC(Key Opinion Consumers·영향력 있는 소비자)’ 등의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는 일방향의 콘텐츠를 수용하는 존재에서 상호작용하며 원하는 것을 얻는 능동적인 존재로 변하고 있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오직 많은 팔로어를 보유한 대(大)왕홍이 아닌 전문성이 높거나 팔로어와 친밀도가 높은 소(小)왕홍에게 손을 들어주는 추세다.

소왕홍은 팔로어 규모는 작지만, 관심 분야에 전문성이 높고 팬들과 가깝게 소통하기 때문에 광고비를 집행할 경우 투입 대비 성과가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대왕홍 한 명에게 쓸 비용으로 소왕홍 100명을 통해 100개의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다. 뉴미디어 시대에 소비자의 구매 결정은 해당 제품이 소비자의 검색 행위에서 얼마나 많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출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소왕홍 마케팅은 더욱 효과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

2020년도 중국 시장이 왕홍경제를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뢰’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를 것이다. 중국 사업에서 ‘꽌시(關係·관계)’를 떼고 생각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 또한 신뢰의 문제로 귀결된다. 소왕홍의 성장도, 대왕홍의 지속 가능성도 결국 모두 소비자와 신뢰 구축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를 자문해본다. 언젠가 한한령이 해소되면 한국의 왕홍이라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도 중국으로 나가야 한다. 가능하다면 한국 제품으로 현지를 공략하는 데 지원사격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중국의 왕홍과 MCN은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들이다. 왕홍의 30% 이상이 10개 이상의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고,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플랫폼을 일일이 대응하며 이익을 극대화한다. 유튜브에만 의존하는 한국과 매우 다른 양상이다.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중국의 다양한 플랫폼에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화된 MCN이 필요하다. 또한 중국 진출 크리에이터 전문 교육, 한·중 크리에이터 교류 등을 통해 왕홍경제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끌어내야 한다. 한국 제품과 한국 크리에이터의 조합,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무기가 될 것이다.

안준한 아도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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