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 ‘새벽 배송’의 혁신부터 ‘취향 저격’ 제품 출시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 AI의 손길이 닿아 있다. AI는 그동안 기업에서 성과는 없고 비용만 많이 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오랜 세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AI는 오늘날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직원이자 파트너가 됐다.

최근에는 AI로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전통 방식의 비즈니스를 고수하던 기업은 위기에 직면했다. EY한영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견·중소기업 102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언제 AI를 도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한 국내 기업의 97%가 ‘5년 이내’라고 답했다. 특히 2년 이내에 도입을 원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87%에 달했다.

먼 곳에서 찾기보다 가까이 있는 기업이 AI를 통해 어떻게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은 답안지가 될 수 있다. 국내 여러 산업군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며 활약하고 있는 AI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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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장영준 뤼이드 대표
“토익 족집게 AI 선생님 덕에 매출 2배 껑충”

박원익 조선비즈 기자

장영준 뤼이드 대표 /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장영준
뤼이드 대표 /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토익 점수가 필요할 때 앱을 켜면 ‘인공지능(AI) 튜터’가 커리큘럼을 설계해 준다. 단 10문제만으로 내 약점을 파악하고, 학원에 갈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나만의 맞춤 강의를 본다. 출제 유형을 망라한 1만 개의 예제 중 AI가 선별해준 문제만 풀고 초고속으로 점수를 올린다. 110만 명이 선택한 서비스 ‘산타토익’이 바꾼 토익 학습 풍경이다.

스타트업 뤼이드(Riiid)는 ‘산타토익 이용 2개월 만에 495점이었던 토익점수가 900점이 됐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사실로 만들었다. 산타토익 서비스를 선보인 후 이듬해인 2018년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1년 만에 매출이 두 배로 뛰었다. 지난해 6월엔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도 유치했다. 12월엔 미국 뉴욕에서 열린 ‘AI 서밋 뉴욕 2019’에 국내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참가해 뉴욕타임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미국 UC버클리 경영대학을 졸업한 후 투자은행 메릴린치에서 근무하던 장영준 대표는 2014년에 뤼이드를 설립했다. 토익은 △AI 기술 접목이 용이한 객관식 시험 △교육 서비스 구매 결정자와 서비스 이용자가 일치하는 시험 △시장 규모가 큰 시험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강남구 뤼이드 본사에서 만난 장 대표는 “토익은 고시처럼 목숨 걸고 하는 공부가 아니기 때문에 이동하면서 틈틈이 스마트폰으로도 학습할 수 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지만, 모든 조건에 부합한 가장 안전한 길이었다”고 말했다.


산타토익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나.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산타토익 1.0을 출시해 테스트를 했다. 이용자가 30만 명 모였고, 몇천만 건의 데이터가 쌓였다. 종이책을 사면 절반 이상 푸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데이터를 보니 산타토익 이용자들은 모바일 환경에서도 문제를 많이 풀더라. 그때 이 제품은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확신을 했다. AI 엔진(산타인사이드)을 고도화한 지금은 이용자당 평균 800~900문제(문제집 1.5권 분량)를 푼다.”

경쟁 우위 확보 전략이 있다면.
“기존 토익 업체들이 AI를 적용한다고 하는데, 자체 AI 기술이 없다. 우리는 직원의 절반인 40여 명이 연구·개발(R&D) 전문인력이다. 논문도 꾸준히 발표한다. 기술적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셈이다. 본질적인 효용인 점수 상승에서 압도적인 우월성을 가지고 있다. 올해는 토익 외에도 AI 기반 미국 대입 시험 ‘SAT’ ‘ACT’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목표는 무엇인가.
“교육 업체들이 AI 기술 기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허브·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 산타토익은 AI 기반 교육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본보기인 셈이다. AI 기반 교육 제품을 만들려면 뤼이드를 피해갈 수 없게 하고 싶다. 뤼이드 때문에 다음 세대가 새로운 학습 방법을 가지게 된다면 역사적인 업적을 이룬 회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역사에 남는 AI 스타트업이 되고 싶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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