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섭 연세대 교육학 석사, 아이오와대 교육학 박사, ‘장인의 탄생’ ‘다시, 장인이다’ 저자 / 사진 송현 기자
장원섭
연세대 교육학 석사, 아이오와대 교육학 박사, ‘장인의 탄생’ ‘다시, 장인이다’ 저자 / 사진 송현 기자

“과거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장인이라고 말했다면, 지금 필요한 장인정신은 다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분야를 깊이 파면서도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지요.”

지난 10년간 국내외 장인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연구자 장원섭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시대에 필요한 장인정신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통 수공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문화·예술, 전문직 등 폭넓은 분야의 현대 장인을 연구하는 ‘장인 전문가’다.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는 ‘장인성연구 네트워크’도 이끌고 있다. 장 교수를 2월 18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에서 만났다.


과거와 현재, 장인정신의 개념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과거의 장인이 수공업자, 손 노동자에 한정됐다면 지금은 모든 직업에서 장인이 등장할 수 있는 시대다. 옛날 방식처럼 남과 타협 없이 한길을 좁고 깊게 파는 것으로는 지금 시대에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 창조적으로 일하고 끊임없이 폭넓게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은 장인이 될 수 있다. 또 장인정신의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백 명 이상의 국내외 장인을 연구하며 느낀 것은 이들을 장인으로 명명할 수 있었던 이유가 ‘정신’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이 정신이 몸에 밴 후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까지를 완결로 봐야 한다. 즉 ‘장인성(匠人性)’이다.”

지금 장인정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일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어떻게든 ‘일’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하지만 일이 단순한 생계유지 수단으로 전락하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슬픈 일이다. 자기 일을 철두철미하게 해내고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고 행복을 느끼는 장인성이 필요한 때다.”

이 시대에 필요한 장인정신은 무엇일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끊임없이 생기는 세상이다.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 어떤 새로운 역량이 필요한지를 미리 고민하고 이를 획득한 후 성장해나가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역량을 초월하는 역량, 다시 말해 ‘메타(meta)’ 역량이다. 그렇다고 융·복합에만 집중했다가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될 수있다. 내 것을 확실하게 확보한 상황에서 범위를 확장하면서 깊이 들어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기업의 고민이 많을 것 같다.
“평생직장의 시대가 간 것을 모두가 안다. 책임 지지 못한다면 직원에게만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강요할 수 없다. 여기에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 젊은 직장인들은 이 직장이 평생이 아니란 것을 알지만, 평생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또 최고의 전문성을 갖는 것에 대한 관심, 이 회사가 성장하는 데 도움 되는 회사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 개인과 조직의 접점에 단순 성과와 금전적 보상도 있지만, 모두가 성장하고 동시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그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직원들의 장인정신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성과주의 문제, 조직 내 위계 구조 문제, 사내 정치같이 구조적인 문제에 신경 써야 한다. 이는 일을 의미 있게 잘해보려는 직원의 결심을 막는 요인들이다. 잡 크래프팅(Job Crafting) 개념을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쉽게 말해 일을 재구조화하는 것인데 작지만 일을 완성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업무 구조를 바꾸는 식이다.”

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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