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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적용되는 산업을 구분하는 건 사실 무의미하다. 수학의 도움을 받지 않는 산업이 없기 때문이다.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도착 예정 시간 전광판을 볼 때, 버스에 타서 교통카드를 찍을 때, 회사에서 컴퓨터로 일할 때, 퇴근 후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볼 때…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서비스의 근간에는 수학이 녹아 있다. 2011년 미국수학회가 ‘수학이 빛나는 순간’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과학·기술·문화 등의 영역에서 수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 적이 있는데, 소개된 사례만 107가지에 이르렀다. ‘이코노미조선’은 분야를 크게 금융, 유통, 건축, 문화·여가 등 4개로 구분해 소개하고자 한다.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는 수학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하는 프로그램이 인간 투자자의 수익률을 넘어서고 있다.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는 수학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하는 프로그램이 인간 투자자의 수익률을 넘어서고 있다.

금융

수학과 금융 산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금융공학이라는 학문 개념 자체가 수학과 통계학 등을 활용해 파생상품을 설계하고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파생상품의 일종인 옵션 가치를 계산하는 ‘블랙-숄스 모델’이 1973년 발표된 이후 금융공학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말한다. 1997년 노벨 경제학상을 안긴 이 모델을 만든 학자 중 한 명인 피셔 블랙은 경제학자가 아니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응용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식 시장으로 넘어오면 ‘피보나치 수열’이 보인다. 중세 이탈리아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가 발견한 이 수열은 꽃잎 배열, 솔방울 구조, 조개나 달팽이 껍질 구조 등 자연에 존재하는 특정 숫자의 반복을 의미한다. 1930년 미국의 랠프 넬슨 엘리엇은 과거 75년 동안 뉴욕 증시 흐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가가 상승기 5파동, 하락기 3파동의 반복적인 패턴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엘리엇 파동이론’이라 부르는데, 피보나치 수열과 매우 유사하게 움직인다. 엘리엇 파동이론은 1987년 미국 증시 폭락 사태를 정확히 예견하는 도구로 쓰였다.

‘포브스’에 따르면 2018년 미 증시에서 가장 큰돈을 번 헤지펀드 매니저 2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계량분석(퀀트) 트레이더였다. 퀀트는 수학 모델링으로 시장 움직임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이다. 인간 펀드 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은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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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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