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디캐프리오는 툰베리를 “우리 시대의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디캐프리오는 툰베리를 “우리 시대의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2015년 개봉한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게 가장 특별한 영화일 것이다. 그는 이 영화를 찍기 전까지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4번이나 올랐지만, 번번이 수상에 실패하면서 ‘상 복 없는 배우’로 불렸다. 2016년에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야 ‘레버넌트’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디캐프리오.

‘4전 5기’ 끝에 오스카상을 거머쥔 디캐프리오 입에서는 뜻밖의 수상 소감이 나왔다. 그는 “‘레버넌트’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린 작품”이라고 운을 뗀 뒤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고선 “우리가 지구에 산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기지 맙시다. 저 또한 오늘 밤 이 영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습니다”라는 말로 1분여의 수상 소감을 끝맺었다. 소망했던 꿈을 이룬 배우가 아닌 행동하는 환경주의자로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디캐프리오는 인스타그램 프로필에서 자신을 ‘배우 겸 환경주의자’로 소개한다. 그의 인스타그램은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바다를 떠다니는 비닐봉지와 미세플라스틱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열대어와 바다거북이, 멸종 위기에 놓인 히롤라(영양의 일종) 등 환경 관련 게시물로 도배됐다. 팔로어 수는 4200만 명 이상. 매번 수십만 명의 팔로어가 그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다.

디캐프리오는 할리우드의 대표적 환경주의자다. 배우로서 쌓은 인지도와 재력을 바탕으로 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대중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다. 1998년 영화 ‘타이타닉’ 촬영 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해 환경운동 지원금으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 2014년에는 유엔 평화 사절에 임명,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또 2019년부터 기후 변화 대응 기술에 투자하는 1700억원 규모의 펀드 후원자 겸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디캐프리오 못지않게 열렬한 환경운동가로 꼽히는 할리우드 배우로 영화 ‘파이트 클럽’ ‘버드맨’의 주인공 에드워드 노튼과 ‘어벤져스’ 시리즈의 헐크로 유명한 마크 러팔로 등이 있다. 노튼은 환경 변호사 아들로 태어난 모태 환경주의자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 신봉자로 유명한데, 태양광 에너지 회사 BP솔라와 함께 저소득층 가정에 태양광 설비를 기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러팔로는 ‘워터 디펜스(Water Defence)’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천연가스나 석유를 채굴하는 수압 파쇄 방식 반대 운동 등을 하며 깨끗한 물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다크 워터스’에서는 독성 폐기물 유출로 물의를 일으킨 미국 화학 기업 듀폰에 맞서 싸우는 변호사 역을 맡으면서 영화 작품에서도 환경 보호 메시지를 던졌다.


마크 러팔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에드워드 노튼이 2014년 뉴욕에서 열린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린 행진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마크 러팔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에드워드 노튼이 2014년 뉴욕에서 열린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린 행진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왼쪽부터 티모시 샬라메가 2020년 미국 LA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망과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의 옷을 입고 사진 촬영하고 있다. 엠마 왓슨이 2016년 뉴욕에서 열린 자선 행사 ‘멧 갈라’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유기농 소재로 만든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김혜수가 출연한 SBS 비디오머그의 ‘노 플라스틱 챌린지’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공개한 ‘류준열의 살림꿀팁 브이로그’의 한 장면. 사진 EPA연합·유튜브
왼쪽부터 티모시 샬라메가 2020년 미국 LA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망과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의 옷을 입고 사진 촬영하고 있다. 엠마 왓슨이 2016년 뉴욕에서 열린 자선 행사 ‘멧 갈라’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유기농 소재로 만든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김혜수가 출연한 SBS 비디오머그의 ‘노 플라스틱 챌린지’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공개한 ‘류준열의 살림꿀팁 브이로그’의 한 장면. 사진 EPA연합·유튜브

레드 카펫 대신 ‘그린 카펫’

할리우드 레드 카펫에 친환경, 재활용 소재의 의상을 입는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그린 카펫’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4관왕의 기염을 토한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어망과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의 옷을 입은 티모시 샬라메가 ‘베스트 드레서’로 꼽히기도 했다. 또, 영화 ‘조커’의 주인공 피닉스 호아킨과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제인 폰다가 환경 보호 차원에서 이전에 입었던 의상을 또다시 입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2016년 뉴욕의 대표적 자선 행사인 ‘멧 갈라’에서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헤르미온느 역의 배우 엠마 왓슨이 플라스틱 재활용, 유기농 소재로 만든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왓슨은 2011년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버타 페레티와 협업해 친환경 패션 컬렉션을 선보인 뒤부터 공식 행사 참석 시 친환경 의상을 고집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수 이효리가 환경 보호 전도사 역할을 하는 스타로 유명하다. 이효리는 2013년 제주도로 거취를 옮긴 뒤 블로그를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 그는 텃밭에 채소를 키우고, 안 쓰는 커튼으로 쿠션을 만들고, 일회용 생리대 대신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중에게 작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배우 류준열은 최근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의 아이콘이 됐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류준열의 살림꿀팁 브이로그’ 동영상 시리즈 4편이 공개되면서다. 그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그는 영상에서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는 해외 마트 사진을 보여주며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 없이, 쇼핑객이 직접 가져간 장바구니나 그릇에 과일과 채소를 담아갈 수 있다”며 “이런 마트가 생긴다면 정말 자주 갈 듯하다”고 말했다. 또, 고객이 가져온 용기에 농산물이나 반찬 등을 담아 판매하는 가게를 소개하며 “이런 가게들이 많아져야 죄책감을 덜고 쇼핑할 수 있다”며 “대형 마트가 함께 해준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했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면서 플라스틱 제로 운동에 동참하는 배우도 적지 않다. SBS의 소셜미디어 채널인 ‘비디오머그’는 2018년 플라스틱 쓰레기 실태를 돌아보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노(No) 플라스틱’ 동영상 시리즈를 제작해 호평받았다. 배우 김혜수를 시작으로 한지민, 정우성, 이솜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텀블러 사용을 장려했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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