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가 그려진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사진 카카오뱅크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가 그려진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사진 카카오뱅크

2010년 3월 출시된 ‘카카오톡’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무료 모바일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을 표방한 카카오톡은 출시 다음 날 한국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킹 앱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당시 국내 모바일 메시지 앱 시장은 왓츠앱 등 외국산 앱이 주류였지만 유료 서비스였던 탓에 소비자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카카오톡은 출시 6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 명, 1년 만에 4000만 명 등을 끌어들이며 현재 점유율 96%의 국민 모바일 메시지 앱이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성공을 기반으로 게임·음악·쇼핑·결제·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카카오는 이제 모바일 중심의 ‘종합 생활 플랫폼’ 기업이 됐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카카오 생태계’ 속에서 생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료와 선점 효과로 요약되는 카카오톡의 성공 이후에도 카카오는 성공적인 서비스를 여럿 선보였다.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와 콘텐츠를 통해 성공 포인트를 짚어봤다.


포인트 1│강점을 살려라

카카오가 새로운 사업을 할 때 카카오톡은 강력한 무기가 됐다. 새로운 서비스나 콘텐츠를 카카오톡과 연결하면 카카오톡 이용자 5000만 명을 잠재적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카카오톡의 기본 이모티콘인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국내 1위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성장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십분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카카오뱅크가 출시될 당시 은행 앱을 비롯해 전화번호 기반의 간편 이체 및 결제 앱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의 친구 목록을 기반으로 한 이체 기능을 내세웠고 다른 앱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또한, 신규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카카오프렌즈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 이모티콘을 무료로 주고,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체크카드를 발급했다. 체크카드 발급 수는 일주일 만에 100만 장을 넘으면서 “카카오프렌즈 때문에 카카오뱅크를 쓴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카카오프렌즈 사업은 2015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뒤, 현재 매거진과 외식 사업도 하는 ‘카카오IX’로 거듭났다.


포인트 2│수익화를 고민하라

플랫폼 사업은 대개 무료로 서비스나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용자를 최대한 많이 끌어들인 뒤 광고나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 자체도 어렵지만, 좋은 서비스를 내놓고도 잘못된 수익 전략으로 사라진 서비스도 많다. 한메일과 프리챌은 유료화 탓에 사라졌고, 최근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올리려다 소비자 반발이 심해지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 영화 등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국내 도서 앱 1위지만, 출시 초기인 2013년에는 이용자가 적어 실패작 취급을 받았다.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는 공짜가 아니다’를 표방했지만, 소비자들은 무료 콘텐츠에 익숙했다. 2014년 ‘기다리면 무료’ 정책을 도입하면서 카카오페이지는 날개를 달았다. 12시간 또는 24시간을 기준으로 콘텐츠 1회를 무료로 볼 수 있게 해줬는데, 기다릴 수 없어 돈을 내고 보겠다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다.

일본판 카카오페이지인 ‘픽코마’ 역시 같은 수익 전략으로 일본의 도서 앱 1위를 차지하며 흥행하고 있다.


포인트 3│이용자를 생각하라

카카오는 모바일 서비스와 달리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다음과 합병 이후에도 포털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에 대항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용자 입장에서 부족함을 느낄 만한 부분을 찾고,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공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의 블로그 서비스 ‘브런치’는 “책 한 권 출판하고 싶다”는 이용자를 공략했다. 광고성 글이나 짧은 글이 많은 네이버 블로그의 대안을 찾는 이용자도 포함했다. ‘글을 쓰면 작품이 된다’를 표방한 브런치는 콘텐츠 질에 초점을 맞췄다. 브런치 이용자는 ‘작가’로 등록하기 위해 글 한 편을 올려야 한다. 브런치는 작가가 쓴 좋은 글의 노출량을 늘려주고, 인기 글은 출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90년생이 온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등 브런치 작가의 책이 여럿 출간됐다.

카카오는 브런치처럼 이용자를 중심에 두고 포털 서비스를 개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상반기에 포털 뉴스뿐만 아니라 블로그 등 이용자 창작 콘텐츠를 포괄해 개인화한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다.


plus point

[Interview]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 마케팅분과 교수
“고객 경험 업그레이드한 카카오… ‘조수용 효과’ 나타나”

이승윤 맥길대 경영학 마케팅분과 박사, 닐슨 선임 연구원, 디지털마케팅연구소 디렉터, ‘구글처럼 생각하라’ 저자
이승윤
맥길대 경영학 마케팅분과 박사, 닐슨 선임 연구원, 디지털마케팅연구소 디렉터, ‘구글처럼 생각하라’ 저자

“조수용 대표 효과가 나타났다. 카카오는 기술 면에서 완성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에 기술이 아닌 고객 경험 제공으로 방향을 틀어야 더 성장할 수 있다. 브랜딩 전문가인 조 대표는 고객 경험을 어떻게 제공해야 하는지를 잘 아는 사람이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 마케팅분과 교수는 4월 20일 오후 ‘이코노미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카카오의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조 대표가 ‘고객 경험 제공’이라는 카카오의 방향성이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디지털문화심리학자’를 표방하는 이 교수는 디지털 및 데이터 분야 전문가들과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기업 및 기관 대상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컨설팅하고 있다.


카카오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사례는.
“‘구글’에서 ‘구글링’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데 5년이 걸렸다. ‘카카오톡’은 출시 2년 만에 한국 인구에 맞먹는 5000만 가입자를 확보했고 ‘카톡해’라는 말이 더 짧은 시간 내에 생겼다고 할 수 있다. 기업 관련 명칭이 동사처럼 쓰이기 쉽지 않은데, 카카오톡의 경우 속도를 생각하면 더욱더 놀라운 일이다. 모바일 생태계는 ‘승자독식’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역시 독점하고 있는 서비스 분야가 많다. 동사화한 표현이 쓰인다는 것은 빨리 퍼졌다는 것인데, 대부분 플랫폼 기반 서비스다.”

승자독식 시장은 소비자에게 해롭지 않을까.
“플랫폼 사업에서 이용자를 많이 확보한 뒤에 그 생태계에만 머물게 하는 ‘록인(Lock-in)’ 전략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독점적인 서비스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독점 앱에 맞서 공공 앱을 만들자는 접근 방식은 잘못됐다. 생태계 구축까지 든 비용과 노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또, 플랫폼 기업은 끊임없이 혁신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카카오 성장을 위한 제언을 해달라.
“‘브런치’ 같은 서비스를 많이 늘려라. 브런치는 플랫폼 입장에서 단순히 콘텐츠 양을 늘리기보다 소비자인 작가가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UX(사용자 경험)를 구축하고 좋은 글은 출판까지 돕는다.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서비스를 늘려야 한다. 이전까지 단순한 문제 해결에 집중했는데, 이제 그렇게 해서는 차별화가 힘들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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